2006.8.2 수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은 뭘까
그림을 한창 그리던 2006년 어느 아침,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응원을 보냈다.
목적지나 방향을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디든 가봐. 어디든 갈 수 있어.
카지노 게임가 너를 움직이는 동력이야.
“너의 카지노 게임 가.”
이 그림을 그릴 때,
춤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수업이었어.
어둠 속에서 춤을 췄어.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순간으로 들어갔지.
몸에 붙은 벌레를 떼어내고 싶어 발버둥치는 움직임이 나왔어.
발을 구르고 소리치고 화를 냈어.
한참을 휘젓던 손발이 멈춰졌어.
가만히 서 있었지.
몸에 묻은 감정을 털어내고
감정이 풀린 자리에 초록 바람이 불었어.
몸은 나를 담고 있지만
몸이 나의 전부는 아냐.
마음에서 올라오는 한 줄 메세지
'너의 카지노 게임 가~!'
.
.
.
미래의 나에게 묻는다.
당신은 카지노 게임운가요?
간절함은 풀렸나요?
나는 가만히 있어도 혼란스러운데
미래의 당신은 혼란에서 벗어났나요?
그 느낌은 어떤가요?
기를 쓰고 이 순간을 살아내야 할까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건가요?
후회되지는 않나요?
내 목소리가 들린다면 대답해줘요.
카지노 게임 가.. 보고 싶어요.
과거의 나에게.
너는 혼란스러웠지.
춤이라기보다는 움직임에 가까운 동작을 하며 과거의 어둠을 마주했을 때,
그 감정이 얼마나 거칠게 휘몰아쳤는지도 알아.
몸을 흔들며 털어내려 했던 그 순간들,
마침내 멈춰선 그 자리에서 너는 한 문장을 남겼지.
"너의 카지노 게임 가."
그 문장을 읽었을 때,
너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어.
과거의 너에게는 해방의 주문이었고,
현재의 나에게는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장면이야..
너는 물었지.
"당신은 카지노 게임운가요?"
"간절함은 원하는 대로 풀렸나요?"
"혼란에서 벗어났나요?"
완전한 카지노 게임란 없었어.
하지만 과거의 네가 그토록 갈망하던 것,
스스로를 옭아매던 무언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어.
카지노 게임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고 상태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너는 몸에 붙은 감정을 떼어내려 했지만,
나는 그 감정을 온전히 인정하는 법을 배웠어.
춤을 추며 흔들렸던 것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던 것도,
온전히 느끼면풀려나는 과정이야.
그리고 그때 너는 아주 중요한 걸 했어.
미래의 나에게 말을 걸었잖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던가요?"
그래.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어.
너의 혼란과 발버둥은 결국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으니까.
수많은 나들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
그러니 이제 안심해.
너는 틀리지 않았어.
너의 카지노 게임 가.
그래 계속~
미래에서,
네가 간절히 바라던 카지노 게임를 찾아가고 있는 나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