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따라잡기 (08)
우리 카지노 게임은 광고를 안 해서 가격이 정말 쌉니다.
광고비로 지불하던 거품을 들어내고, 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을 돌려드립니다.
간혹 유투브나 포털 사이트 등에서 만나는 문구들이다. 예전에는 언론 인터뷰에서도 간혹 본적이 있다. 흔치 않게 이런 말을 듣다보니, 마케팅 종사자 입장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정말 광고를 안 하면 제품 가격이 싸질까, 하는.
그 내용을 알아본다.
검증을 위해 간략히 한 가상회사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겠다. 이 회사의 대당 제품 가격은 10,000원이고, 마진율은 20%로 1대 팔 때마다 2,000원이 남는다. 자연상태, 즉 광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회사의 판매량은 매월 100대, 이에 따른 이윤은 200,000원이다.
이 회사는 이윤의 10%를 제품광고에 투자한다. 그렇다면 월 광고비용은 이윤 200,000원의 10%인 20,000원. 이에 대한 반응은 대략 1,000명 정도가 광고에 노출됐으며, 이중 2%인 20명이 실제 광고를 클릭했다. 물론 광고 매체와 소재에 따라 실제 반응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여기서는 대략 디지털 광고를 가정해 이 정도의 노출 수치를 생각해본다.
광고를 본다고 다 사는 건 아니다. 대략, 클릭한 20명 중 최종 10%가 실제 제품을 구매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광고로 인한 구매자수는 단 2명. 이들로 인한 매출은 20,000원이다.
이는 정확히 광고에 들인 비용과 일치한다. 단, 이 비용 전부가 광고가 만들어낸 매출 기여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마진이 20%라고 했으니, 매출 20,000원 중 실제 기여분은 4,000원. 즉 2대 더 팔았지만, 실제 이윤 측면에서는 오히려 16,000원 마이너스이다.
그렇다면 역시 광고는 쓸데없는 일이었던 것일까? 아니다. 이는 광고를 했을 때 직접적으로 창출된 ‘첫 회’의 매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주목할 만한 다른 효과가 더 있다.
위의 도식에서 광고를 했을 때 무려 1,000명이 광고에 노출됐으며, 그 2%인 20명이 광고를 클릭했다고 했다. 이 말은 실제 처음 광고에서 구매까지 이어진 건 노출 1,000명의 불과 0.2%인 2명밖에 안될지라도, 우리 제품을 새롭게 ‘들어보기라도’ 한 고객은 그 500배, 실제 더 알아보기까지 한 고객은 10배인 2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 제품을 ‘알고’, ‘흥미를 갖는’ 잠재고객의 수가 최소 10배에서 최대 500배까지 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말이다. 이 회사가 광고가 없는 자연상태에서 팔았던 월별 판매대수는 월 100대. 20명에서 1,000명에 달하는 잠재고객의 수는 이 회사의 시장이 작게는 20%에서 크게는 1,000%까지‘잠재시장’이 대폭 확대됐다는 말이다.
이런 잠재 시장의 확대는 결국 회사의 매출 신장으로도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흔히 광고에선 AIDMA란 이론을 쓴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접하고 살 때까지, 대략 ‘주의(Awareness) - 흥미(Interest) - 욕망(Desire) - 기억(Memory) - 행동(Action)’의 5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난생 처음 본 카지노 게임을 덥석 사드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 살 물건이 있는 분야에 어떤 카지노 게임이 있었는지 ‘인식’하고 기억’해 두었다가 살 때가 되면 가격에 할인에 여러 비교요소들을 복합해서 나름 ‘합리적으로’ 결정한다.
바로 이점이 잠재고객이 무서운 이유다. 이 회사가 첫 광고에서는 단 2대의 매출로 오히려 16,000원의 마이너스를 보았다 할지라도, 잠재시장에선 20~1,000%에 가까운 시장 개척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첫 광고에서는 이처럼 내 제품을 ‘인식’이나 ‘기억’의 정도에만 그친다 할지라도, 광고가 반복되면 “흥미‘를 갖고 ’욕망‘이나 '기억'의 단계까지 이르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자주 보는 제품이 더 잘 기억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회사가 첫 광고에선 2대를 팔았지만, 반복될수록 매번 2명 이상의 고객이 발생하고 잠재고객의 수 또한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첫 달에는 각각 20명, 1,000명이었던 클릭 고객, 노출 고객의 수가 2개월 차만 되어도 40명, 2,000명이 될 것이며, 이중 상당수가 중복노출이 되어 살 확률은 더욱 커질 것이다. 광고의 장기적인 인식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지노 게임 판매량이 늘어나면 카지노 게임 단가 또한 낮출 수 있다. 1대 만들 때보다 100대 만들 때의 카지노 게임 단가가 더 낮을 것은 당연한 일. 이게 1,000대, 10,000대 수준으로 급상승한다면 원재료 공급사들에 대한 단가인하 요구도 꽤 설득력이 있게 될 터. 공급사들 입장에서도 대당 마진은 줄어도 납품 수량이 크게 늘어 충분히 원가 인하의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광고는 기업의 제품을 더 파는 데에서 시작했지만, 시장 확대는 물론이고 가격 또한 낮출 여력을 가져다주었다. 이것이 광고가 주는 효과의 전부일까.
아니다. 광고는 시장과 가격에 더해, 그 스스로 제품에 덧붙이는 고유의 가치가 있다. 장기간에 걸친 커뮤니케이션으로 남과 차별되는 내 제품만의 인격 만들기, ‘브랜드’가 그것이다.
‘브랜드’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잠깐 우리 또한 한명의 소비자로 돌아가 보자. 마침 운동화가 필요해 시장이나 마트에 갔더니 비슷한 제품 2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카지노 게임이고, 다른 하나는 글로벌 기업에서 생산한 잘 알려진 운동화다. 비슷해 보이는데, 처음 듣는 시장표 카지노 게임은 10,000원인데, 잘 알려진 글로벌 회사의 카지노 게임은 그 3배~5배의 가격인 30,000 ~ 50,000원이다. 자, 어느 카지노 게임을 사겠는가.
카지노 게임을 구매하는 데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카지노 게임 자체도 좋아야 하겠지만, 흔히 말하는 4P(Price, Place, Promotion, Product)의 다른 요소인 ‘가격, 프로모션, 유통’ 등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운동화를 사러 간 고객은 가격은 3~5배 차이가 나지만, 가격을 넘어 과연 이 운동화가 가격에 맞는 ‘카지노 게임성’이 있는지, 프로모션은 해주는지, 사기는 쉬운지 등 종합 검토를 해 최종 구매 결정을 할 것이다.
이중 어느 것 하나라도 소비자의 마음에 먼저 강렬하게 자리 잡은 ‘인식’이 있다면 그는 기꺼이 1만원이 아닌, 5만 원짜리 제품을 집어들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능을 넘어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당기는 ‘브랜드’라는 정성적인 요소다. 제품의 기능과 가격을 뛰어넘는 제품의 인격, 그것이 바로 4만원의 가격 차이를 뛰어넘게 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용량은 똑같은 500만 원짜리 명품 백과 5,000원짜리 에코백이 있다. 들고갈 곳은 결혼 상견례나 회사 첫 입사, 아니면 오랜만에 만나는 여고 동문회다.
그 자리에 5,000원짜리 에코백을 갖고 갈 분은 아마도 매우 드물 것이다. 사실 에코백이나 명품백이나 소재에 따른 기능성과 디자인, 소재, 미학적 측면이 다르다 할지라도 그게 1,000배의 차이까지는 아닐 텐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5,000원이 아닌 500만 원짜리 제품을 집어 드는 ‘비합리적’ 결정의 배경에는 특정 제품을 들고 갈 때 내가 얻는 ‘후광효과’(Halo effect) 때문이다. 이게 바로 브랜드다. 브랜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유의 ‘인격’을 갖는다. 이 인격이 내가 그 제품을 쓸 때 내게 고유의 가치를 더해준다.
‘브랜드’는 가격을 뛰어넘는 그 제품만의 고유한 가치다. 사실 기능 면에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엄청난 차이가 있을까. 할리스, 스타벅스, 앤제리너스는 또 어떤가.
단, 마케팅에서 만들어낸 이들 브랜드의 정성적인 ‘속성’이나 ‘인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뭐라 설명할 수는 없어도 무언가 나를 이끄는 다른 ‘정성적’인 요소가 있다. 그게 때로는 5,000원짜리 에코백 대신 500만 원짜리 명품백을 선택하게 한다.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에 덧붙여, 그 제품의 브랜드란 인격을 같이 사는 것이다. 이 인격의 값이 499만 5,000원인 셈이다.
이런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흔히들 말하는 ‘마케팅’이다. 마케팅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커뮤니케이션’이다. 내 제품이 갖는 특질을 PR, 이벤트, 전시, 광고 등 4대 마케팅 도구와 디지털이란 뉴 플랫폼을 통해 타깃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 제품의 고유한 인격과 영역을 확보하고, 대상들의 마음속에 내 제품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 그게 바로 마케팅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위의 ‘광고를 안 한다’는 주장은 자세히 들어보면, 말 그대로의 ‘광고’ 하나보다는 일부러 돈과 시간을 들여 뭔가 인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안 한다는 주장에 가깝다. 이런 얘기들까지 따르는 걸 보면.
우리는 전시회 한번 안 나가도 잘 팔려요.
우리는 언론에 기사 안 나도 고객들이 줄서요.
이를 감안하면, ‘광고를 안 한다’는 주장은 사실 ‘일체의 마케팅을 안 한다’는 말이다. 정말 그래도 잘 팔린다면 다행이겠지만, 잘들 알겠지만 그런 경우란 거의 없다.
세상에는 나와 같은 기능을 갖춘 브랜드도 많고 경쟁자는 더 허다하다. 당장 자전거, TV, 과자 분야만 예로 들어 떠올려보자. 얼마나 많은 제품이 있는가. 그런 경쟁 시장에서 내 제품이 뭔지도 모르는데, 소비자가 날 ‘알아서’ 선택할 확률이란 지극히 낮은 법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이런 기업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물론 각 산업분야에는 ‘독보적’인 기업들이 있다. 만들어서 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발 카지노 게임 좀 팔아달라고 하는 굴지의 혁신기업들 말이다. 반도체 장비 분야의 최고 기업인 ASML이 그렇고, 산업자동화 분야의 맹주인 지멘스 또한 모두 마찬가지다.
이 기업들 또한 ‘광고’를 한다. 오히려 매우 체계적인 <글로벌 브랜드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브랜드 ‘인격’을 느끼게 하도록 만전을 기울인다. 모두 ‘브랜드’가 제품이 갖는 ‘인격’이며, 동일한 인격을 확보하는 게 글로벌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잘 알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브랜드 없는 제품이 성공하리란 매우 어렵다. 광고는 당장 보기엔 비싸 보이지만, 잠재시장의 폭을 넓히고, ‘브랜드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제품에 덧붙이는 소중한 마케팅 도구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고 판매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광고비 때문에 제품가격이 올라가는 게 아주 없는 일은 아니다. 여력이 없는 초기 단계의 기업이 그렇고, 많은 경우의 소비재 기업들 또한 재무제표 상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장부상에 광고가 만드는 간접적인 효과까지 다 기재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광고는 가격이 더 비싼 제품도 충분히 팔아치울 수 있는 여력까지 선사한다. 잠재시장과 브랜드의 확대가 그 구체적인 효과다. 예를 들어, 100원 짜리 제품을 광고를 통해 10,000원에 팔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엔 광고를 통해 가격이 올라간다는 얘기를 아래와 같이 바꿔야 할 것이다.
광고를 통해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 그래도 팔린다. 그게 광고의 힘이다.
바로 이 부분이 잘 알려진 기업들이 구태여 단기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광고, 아니 마케팅을 하는 이유다. 그들은 브랜드가 갖고 있는 '호소력'과 장기적인 효과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우리는 어떻게 ’광고를 안 해서 싼 제품‘이 있다는 걸 알았을까. 그 또한 ‘광고가 없어 싸다’는 광고를 보고 안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