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과 바닐라 라떼
카페맞은편보석상에서일하는조앤은오래전캐나다에서이민 왔는데, 아담한체구에늘비슷한옷차림을하고있다. 보석상은매일8시에문을여는데, 그녀는30분전에카페에들러커피한 잔을마시고출근한다. 이런그녀가매일아침카페에서커피를마시기까지무려6개월이걸렸다.
조앤을보면잘알수있듯이, 카지노 게임에서카페를오픈하면혹독한스타트를각오해야한다. 카지노 게임사람은중독이란표현이지나치지않을정도로커피에의지해살아간다. 그들은집이나사무실에커피머신이있어서언제나커피를마실수있음에도에스프레소머신으로만든프로퍼(Proper)한커피를마시러굳이카페에간다. 여기까지만보면카지노 게임만큼카페사업하기좋은곳은없어보인다.
카지노 게임에서커피마시는사람은카페에서하루1잔이상의커피를마시지만, 문제는지독할정도로가던곳만간다는것이다. 좋은위치에번듯한인테리어로카페를차려놓아도눈길만주며지나쳐가던카페로간다. 공짜로커피를준다고해도가던곳으로갈것이다.
가령매일카페에서커피를사먹는사람이어쩌다새로오픈한카페에서커피를마신다. 하지만커피맛의훌륭함과는상관없이다음날이면다니던카페로간다. 어쩌다또카페를찾아자신이원하는커피를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한다면좋은징조다. 이때우유의온도나에스프레소의강도등을물어보고다음번방문을위해기억해두는것이바리스타의일이다. 여기까지완벽하게해냈다면, 또기다려야한다. 그리고다시카페를찾아왔을때진정한시작이다. 카지노 게임에서커피마시는사람은원하는커피를만들어주는한뭔가에홀린것처럼카페를찾아온다. 손님과바리스타는서로의이름을주고받고형식적으로라도안부를묻고틈이나면이야기를주고받으며관계를형성해간다. 마치물렁한콘크리트가서서히단단하게굳어지는과정처럼.
카페가조앤의보석상맞은편에오픈했을때, 그녀는커피를사러왔다. 라떼에캐러멜시럽과설탕두스푼을넣어달라고했다. 이정도면커피맛설탕음료에가깝다. 그때는커피한 잔이절실했다기보다는새이웃에게인사하며커피까지겸사겸사해결하리라생각했을것이다. 며칠뒤보석상이름이적힌아이디로별다섯개구글리뷰가달린것을보면말이다.
조앤은 이웃으로서 멋진 환영 인사를 남기고 한동안 카페를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어딘가에 있을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을 것이다. 간혹 마주치면 모든 카지노 게임 사람이 그러하듯 밝게 인사해주었고 카페에서 에그 타르트 (Egg Tart)를 한번 사 먹었을 뿐이다. 그땐 어떤 이유로든 입이 심심했으리라. 하지만 그날 가게는 유별나게도 바빴고 에그 타르트마저 볼품없는 모양으로 완성됐다. 그래서 다음날 제대로 된 에그 타르트 3개를 들고 그녀가 일하는 보석상을 찾았다. 3명이서 일하는 가게에 이쪽도 이웃으로서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보석을 사러 갈 일은 없을 것 같았으니깐. 참고로 카지노 게임의 패션이나 액세서리 퀄리티는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약하며 가격도 심하게 비싸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그녀는 불현듯 나타나 커피를 마시더니 매일 어김없이 그 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왔다.
카지노 게임 카페의 커피 가격은 약간 엉뚱하다. 먼저 아메리카노와 똑같은 롱-블랙 (Long Black) 커피는 밀크가 들어간 라떼나 카푸치노와 가격이 같다.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하거나 특별한 밀크를 선택할 때 추가 비용이 든다. 대부분 오백 원 정도다. 그리고 설탕이나 감미료는 추가 비용을 받지 않지만 시럽도 추가 비용이 든다. 카페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캐러멜, 바닐라, 헤이즐넛 세 가지 시럽이 가장 많이 쓰이는데 천 원 정도가 추가된다. 가장 엉뚱한 것은 아이스커피 가격이다. 아이스가 들어간 커피는 대부분 6달러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 샷과 바닐라 시럽을 추가한 소이 밀크 아이스라테 가격은 기본 6달러에 추가 비용이 2.5달러가 된다. 총 8.5달러 커피가 되는 것이다.
조앤은 바닐라 시럽을 추가한 락토스 프리 밀크 라떼를 마신다. 라떼가 4.5달러이고 락토스 프리 밀크와 바닐라 시럽을 추가하면 6달러짜리 커피가 된다. 그녀가 두 번째 커피를 주문할 때, 앞으로 시럽은 서비스 처리할 테니 5달러만 받겠다고 했고 그녀는 어리둥절해하며 기뻐했다. 이런 식의 서비스는 카지노 게임 카페에서 흔하지 않다. 세상에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카지노 게임 사람은 공짜라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 이런 제안에 왜 그러지, 하는 표정을 짓는 카지노 게임 사람에게 ‘한국’에서는 이렇게 해, 하고 내 방식대로 마무리 짓는다.
조앤은 출근하는 날 카페에 30분 정도는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일하러 간다. 더 일찍 출근하는 날에도 더 일찍 나와서 30분 정도 커피를 마시고 간다. 쉬는 날에도 가족과 함께 카페를 찾아오기도 했다. 10시간 이상 운전해 시드니 근처 시부모님 댁에 가는 날에는 가는 길에 마실 충분한 에스프레소 샷과 바닐라 시럽을 사가기도 했다. 이렇게 내가 만드는 커피에 대한 그녀의 신뢰는 서서히 단단히 굳어져가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바닐라 시럽의 양을 절반이나 줄이는 데 성공했다. 맛있는 커피는 설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바리스타는 말한다. 설탕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이제 캥거루도 알만한 사실이다. 하지만 시럽이나 설탕을 넣은 커피를 평생 마셔온 손님에게 이 말은 비아냥거림으로 들릴 수 있다. 커피에 넣는 설탕은 행복과 정비례한다. 훌륭한 바리스타라면 손님을 비아냥거릴 생각은 접고 설탕이 필요하지 않을 만한 커피를 만들어내야 한다.
조앤은 가끔 카페에서 점심을 사 먹는다. 도시락을 못 싸올 때면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점심 메뉴를 추천받아 예약까지 해놓고 출근한다. 카지노 게임 직장인의 점심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다. 하루에 8시간 일하고 1시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인건비가 높아 근로 계약을 할 때 휴식시간은 무급으로 처리하는 편이다. 1시간의 휴식시간을 카지노 게임 사람은 모닝 티타임에 30분 정도를 쓴다. 커피 때문이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30분 정도를 쓴다. 이것을 감시하는 사람이 없어 대부분 매니저에게 말하고 자율적으로 시간 관리를 한다. 문제는 모닝 티타임을 점심시간보다 여유롭게 사용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샌드위치 하나 먹는데 30분이면 충분하지만, 식당을 찾아가 주문하고 기다렸다가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기에 짧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직장인은 점심 도시락을 싼다. 아니면 샌드위치나 스시 롤 같이 미리 만들어져 있어 빠르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카지노 게임 직장에서 매니저에게 보고하고 브레이크 타임을 사용하지만, 가끔 너무 바빠서 브레이크 타임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카지노 게임 직장에서 매니저는 부하 직원에게 온정을 쏟지 않는다. 개인주의 사상을 바탕에 깔고 있는 서양의 나라는 대게 비슷하다. 매니저는 직장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자신의 브레이크 타임만 생각한다. 부하 직원이 너무 바빠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 직원에게 닥친 상황이다. 자신이 희생하면서까지 도와주거나 하지 않는다. 부하 직원에게 먼저 밥을 먹이고 나서 밥을 먹는 상사의 모습은 동양에서나 볼 수 있다.
조앤이 방문하는 시간은 나름 한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그녀는 카페의 모든 부분을 극찬하는 손님이 됐다. 커피는 매우 컨시스턴트 하고, 아침에 전면 유리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것도 좋고, 카페에서 주로 트는 노르웨이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Kings of Convenience)’ 음악까지. 이런 카페를 언제든 올 수 있는 거리에 두고 6개월이나 다니던 카페를 갔던 것이다. 카지노 게임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 대부분 그녀와 같다. 다행히 그녀는 앞으로 내가 만드는 커피를 마시러 카페를 찾아올 것이다. 나는 또 다른 ‘조앤’을 기다렸다 같은 일을 반복해 가야 한다.
카지노 게임에서 카페 사업은 위험한 도전이 아니다. 단지 손님을 기억하고 컨시스턴트 한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나머지 일은 전문가의 손을 빌려 처리할 수 있다. 혹독한 스타트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영업 중인 카페를 인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나저러나 혹독한 스타트를 견디며 묵묵히 컨시스턴트 한 커피를 만들다 보면 천천히 단골손님이 생겨난다. 그 손님과 카페의 관계는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 간다. 흑자 영업이 시작되는 궤도에 오르면 매출 변화가 거의 없다. 매일 정해진 양의 커피가 팔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