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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자꾸 마음에 걸렸지만가 대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나지 않았다. 가렵다는 느낌은 있는데 어디를 긁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그런 상황이었다.
입술을 비쭉 내밀어 샤오룽바오 모양의 얼굴을 만들던 무료 카지노 게임 모습이 눈 앞에서 마치 비문증에라도 걸린 것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실망감을 드러내지만 오히려 귀엽게 보여서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그 묘한 그 얼굴.
그런데 무료 카지노 게임는 중학교 시절 그런 표정을 지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애초에 선생님 앞에서 어리광, 애교, 뾰루퉁한 표정 이런 건 상상도 못하는 아이였다. 말 자체가 워낙 적었고, 요구할 일이 있을 때는 애교가 아니라 정중하고 똑 부러지게 자기 주장을 했다.
그런데도 나는 입술을 비죽 내밀고 볼을 부풀리며 뾰루퉁한 모양을 짓는 무료 카지노 게임 얼굴을 보고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그 사실이 오히려 놀라웠다. 많은 비유 중 샤오룽바오를 떠올린 건 더 이상했다. 왜 하필이면 샤오룽바오라 생각했을까? 왕만두, 찐만두도 아닌 발음도 어려운 샤오룽바오.
순간 10년도 더 지난 2013년, 유튜브에서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했던 영상 제목이 생각났다. 바로 거기에 샤오룽바오가 있었다. 입술을 비죽 내민 무료 카지노 게임의 얼굴과 샤오룽바오를 나란히 붙여 놓은 썸네일과 함께.
‘유노이아(EUNOIA) 지니 삐치니까 샤오룽바오’
올라오고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긴 이 영상에는 댓글만 천개가 넘게 달려 있었다. 댓글 내용도 천차만별이었다.
‘삐쳐도 귀여운 지니’
‘지니 사랑해’
‘언니들이 잘못했네. 막내 달래줘.’
‘아 지니야아, 심장아 미안해.’
‘선 박제, 후 사랑.’
처음에는 이렇게 비교적 건전한 댓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눈살 찌푸려지는 댓글들이 늘어났다.
‘저 샤오룽바오 한 입에 먹고 싶다’
‘맛있어 보여.’
‘못생김’
‘저 얼굴에 센터냐?’
‘외고도 낙하산, 데뷔도 낙하산. 불공평 오진다.’
이런 인격 모독성 댓글들이 쌓이더니 나중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더러운 성희롱성 댓글들까지 실시간으로 붙기 시작했다.
그렇다. 지니가 곧 예진이고, 예진이가 곧 지니다. 한때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까지 들썩이게 만들었던 아이돌 그룹 유노이아의 메인 댄서 지니. 예진이의 진에서 따온 예명임이 한 눈에 보였다.
예진이가 아이돌로 데뷔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타이슨한테 훅 한방 먹은 것처럼 놀랐다.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나뿐 아니라 학교 친구들, 선생님들 다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예쁜 아이였던 건 사실이다. 어느 학교나 가면 한 두명 있기 마련인 예쁜 여학생 수준을 아득히 넘었던 것도 사실이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CD 한 장만한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 오똑한 콧날, 그리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신기할 정도로 요목조목 맵시 있게 들어차 있는 아이였다. 그럼에도 미간이 넉넉하기까지 했다.
눈은 윤기가 흘러 별을 품은 듯 총명하게 반짝였고, 입술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는데도 립밤과 틴트가 적당히 발라진 것 같이 촉촉하고 색깔이 선명했다. 그 작은 얼굴에 어떻게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입술은 두툼한 편이었다.
키는 161cm 정도로 아주 큰 편은 아니었지만, 워낙 다리가 길고 얼굴이 작아 실제보다 훨씬 늘씬하게 보였고, 긴 목과 매끄러운 어깨선 덕분에, 뒤에서 바라보면 마치 로맨틱 발레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했다. 무엇보다도 그 하얀 피부. 잡티 하나 없이 매끈한 그 피부는,마치 뽀얀 도자기처럼 느껴졌다.
인정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이미 중학교때부터 절세미인이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 아이였다. 하지만 예쁘다고 다 연예인이 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것도 고등학생이?
춤 잘 추고 노래 잘 부른 거, 온 학교가, 아니 온 서울이 다 알았다. 해마다 서울 학생 댄스 동아리 경연대회 같은데 나가서 상이란 상은 다 쓸어왔으니까. 그것도 1학년 때부터. 우리 학교 댄스 동아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가 졸업하자마자 우승은 커녕 바로 예선 탈락했다.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단골로 차출되어 노래도 하고 춤도 추었다. 그러면 교육감이나 시장이나 다른 참가학생 다 놔두고 굳이 예진이 옆에 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선생님들에게는 “공부 잘하는 애가 어쩜 저렇게 예쁘기도 하냐?” 내지는 “공부 잘하는 애가 다른 거도 다 잘하더라.”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공부 잘하는 아이-예쁜 아이-춤도 잘 추는 아이, 이 순서인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학교의 서열을 가르는 기준이다. 당시 무료 카지노 게임 반 1등도 축구 도사였지만 축구선수가 되지는 않았다. 그 아이는 과학고등학교로 진학했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외국어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너무 자연스러운 그림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자신의 춤 솜씨, 춤에 대한 애정, 그리고 틀림없이 의식하고 있던 외모 때문에 진로를 고민하긴 했다. 2010년 11월, 무료 카지노 게임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저녁을 다 먹고 밀린 원고를 쓰고 있는데 예진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는 간단했다.
- 선생님. 저 대치역 카페 브라운에 있어요. 늦은 시간에 죄송하지만 꼭 뵙고 말씀 듣고 싶어요. 예진 올림
걱정이 밀려왔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내가 퇴근시간 이후 연락하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아이였다. 더구나 나는 더 이상 담임도 아니다. 그런데 경우 없는 짓 절대 안 하는 아이가 밤에 집 근처까지 와서 연락했으니 예사로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니 마중 나가? 그럼 들어오는 길에 요구르트 좀 사 와.”
내가 외투를 챙겨 입는 것을 본 아내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나는 특별히 대답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차피 나간 김에 레슨 마치고 들어오는 예니 데리고 올 생각이었으니까.
그래서 예니한테 톡을 보냈다.
-아빠, 대치역 카페 브라운에 있을게.
이렇게 톡을 보내 놓고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대치역으로 갔다.
알파맘의 성지라 불리는 곳이지만 저녁 시간이라 조용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창가 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 늘 학교에 늦게까지 있다 나오는 아이라 여전히 교복차림에 가방도 매고 있었다. 머리는 늘 그랬듯 단정하게 묶여 있었는데, 마치 그 주변만 따로 조명이 비추는 것처럼 밝게 보였다.
“선생님, 늦게 번거롭게 와달라고 해서 죄송해요.”
“아냐, 어차피 예니 마중도 나가려던 참이었다. 레슨 끝날 시간이거든. 그런데 무슨 일이야? 네가 이 시간에 직접 찾아오다니.”
무료 카지노 게임 머그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다 결심했다는 듯 딱 잘라 말했다.
“선생님. 저, 서울공연예고 가고 싶어요.”
나는 깜짝 놀랐다. 거긴 연예인 가는 학교 아니었던가? 설마 이 아이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건가? 아니면 실용음악이나 무용 전공을 하고 싶다는 걸까?
“서공예? 진짜로?”
“네. 춤이 좋아요. 노래도 좋고. 춤추고 노래할 때 제일 행복해요. 공부가 싫은 건 아니에요. 공부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이걸 하지 않으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아요.”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며 물었다.
“너희 담임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니?”
“여쭤 보기도 전에 제 성적으로 D외고는 빡빡하니 S외고 준비하자고 하세요. 그래서 실용음악, 무용 이런 거 말도 못 꺼내 봤어요.”
“부모님은?”
예진은 고개를 숙였다.
“아직 말씀 안 드렸어요. 저희 집이. 아시잖아요. 예고 학비 같은 건 정말 생각도 못 해요.”
물론 나는 잘 알고 있다. 2학년때,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 담임일때 석 달마다 급식비-그때는 무상급식이 아니었다- 지원 대상자 선정 서류를 내야 했으니까. 그 밖에도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지원이나 프로그램 관련 서류도 많이 작성했다.
그때마다 혜택을 받는 쪽에서는 굴욕적인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 한 마디로 “나는 정말 가난합니다.”라고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 하는데 그 마저도 꽤나 복잡했다. 그런데 그 서류를 대부분 부모님이 아닌 무료 카지노 게임가 직접 작성했다. 빈틈없이 작성해서 담임 확인란만 비워두고 가져와 “여기, 여기 사인해 주세요.” 이러곤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각종 저소득층 학생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 걸핏하면 서류를 작성해 왔다. 각종 지원을 따내는 과정에서 조금의 부끄러움이나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그 대부분이 보컬이나 댄스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아이가 공연예술고등학교를 가고싶어하는 것이 한 순간의 허황된 생각이 아님을 단번에 이해했다. 가고 싶다는 말 바로 다음에 갈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을 바로 댓구로 붙이는 절묘한 화법이 그랬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 말 하려고 나한테 이렇게 실례되는 호출을 한 건 아니었을 것이란 생각에 고개만 끄덕여 보인 뒤 계속 말하게 두었다.
“그런데도, 가고 싶어요. 방법이 있으면 진짜로 해보고 싶어요. 노래하고 춤출 때 저는 진짜 내가 된 것 같고, 너무 행복해요. 이런 이야기 들어주실 분이 선생님 밖에 없어서 뵙자고 했어요.”
내 생각이 틀렸다. 이 아이의 현실인식은 명확했다. 예고에 갈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이미 선을 긋고 있었다. 다만 그 그은 선을 내 입으로 정당화하고 싶었던 것이다.
내 마음 속에서는 엉뚱하게 “그 학비 내가 내줄 수도 있어.”라는 말이 맴돌고 있었다. 1년에 6백만원. 내 처지에 까짓거 못해줄 이유도 없었다. 만약 무료 카지노 게임가 “피아노가 너무 좋아요. 서울예고 가고 싶어요.” 이랬다면 정말 저 말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끝내 그 말은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연예인 키우는 예고. 이게 썩 마음에 와 닿지 않았던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노래하고 춤출 때 행복하다는 말은 100% 믿었다. 이미 몸으로 증명해 왔으니까. 하지만 그것과 연예인이 된다는 건 또 다른 얘기다. 나의 그동안의 경험칙으로는 연예인 되겠다고 나서는 애들은 대체로 좀 그런 애들이었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위치에 있는 아이였다.
그래도 애가 저렇게 원하는데? 뭐라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결국 일반론을 들려줄 수 밖에 없었다.
“예진아. 선생님이 네가 어디를 가든 너를 응원할 거야. 하지만 선택은 결국 네 몫이야. 정말 간절하다면, 어떻게든 해야지. 무슨 댓가를 치르더라도. 하지만 그럴 용기가 안 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겠지.”
무료 카지노 게임도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애초에 내가 답을 줄 거라고 기대할 아이는 아니었다. 다만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리라.
“네. 알아요. 그래서 선생님께 말씀드린 거예요. 고마워요. 참그런데, 선생님. 예니 지금 1학년 아니에요?”
“맞아.”
“근데 이렇게 늦게까지 레슨해요? 벌써 아홉 시 넘었잖아요.”
“아, 예니가 지금 데뷔 준비중이라서. 젊어서 죽은 친구가 있어. 유명한 피아니스트였지. 그 친구 딸들이 바이올린, 피아노 하는데 그 친구 살아 있을 때 예니 첼로까지 보태 꼭 트리오 만들자고 약속했거든.”
“아, 설마 선생님 친구분이 그 천재, 디누?”
“어, 너도 디누를 알아?”
“그럼요. 그러니까 예니가 디누 따님들이랑 친구? 그리고 같이 데뷔? 아, 너무 멋있어요. ”
‘데뷔’라는 말을 할 때, 예진의 눈에 살짝 그늘이 드리워졌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부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러더니 무료 카지노 게임 불쑥 이렇게 말을 던졌다.
“근데 선생님. 저도 예자 돌림이잖아요.”
“응? 그렇지. 무료 카지노 게임, 예니.”
“그럼, 저도 선생님 딸 하면 안 돼요?”
그 말에 나는 잠시 말이 막혔다. 너무 뜻밖이었고, 또 너무 예쁜 말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말하고 나서 민망했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귀까지 빨개진 얼굴이 컵 뒤에 반쯤 가려졌다.
나는 그냥 웃었다.
“그러려무나.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단다.”
이때 예니 목소리가 들리고 뭔가 더 말하려던 무료 카지노 게임 입을 다물었다.
“아빠!”
“아, 예니 왔구나. 우리 학교 학생이랑 잠깐 상담 중이었어. 김무료 카지노 게임야. 3학년이니까 너 한테는 언니지.”
예니가 살짝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예진을 보다 영탄조로 말했다.
“언니, 너무 예쁘세요.”
예진은 멋쩍은 듯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만 가볼게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예니. 데뷔 잘 해.”
그리고 한 달 뒤, 무료 카지노 게임 S외국어 고등학교 일본어과에 합격했다는 현수막이 학교에 걸렸다. 나는 그것을 보고 무료 카지노 게임가 잠시 흔들렸지만 결국 길을 바로잡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12월 마지막 동아리 발표대회, 그리고 졸업식에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춤을 후배,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앞에 선보였다. 그러더니 뜻밖에도 내 앞에 와서 엉엉 울었다.
워낙 학교를 좋아하던 아이였으니 졸업이 서운해서 우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이미 나는 “딸 할래요.”라고 했던 말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이듬해 5월, 무료 카지노 게임는 명문 고등학교 티가 팍팍 나는 S외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찾아왔다. 어찌나 예쁘고 청초하던지 그야말로 한 떨기 꽃 같았다. 비유하자면 장미과는 아니고 코스모스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