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병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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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지노 게임 Apr 19. 2025

카지노 게임 있는 한 봄은 온다.

병가 일기 #15

처음으로 두 달째 패닉 어택이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 해 11월 코로나에 걸려 가뜩이나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12월, 나의 과거 트라우마들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을 정리하는 작업의 정점을 찍으며 두 달 넘게 지독한 불면에 시달렸다. 몸도 마음도 최악의 상태여서 그랬는지 급기야 2월 초에는 지난 몇 년간 패닉 어택 때 외에는 느낄 수 없었던 자살 충동 증상도 스멀스멀 올라왔다.(놀라거나 걱정하지 마시라, 나에게 그것은 그저 증상들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자잘한 불안 초조 증상이나 브레인 포그 등과 같은 무수한 증상들 중 하나로 현재 나의 병세와 마음 상태를 이해하는 하나의 척도일 뿐이지 실제로 해당 증상에 놀라거나 심각하게 고려하진 않는다) 지난 해 말부터 마음 고생에 하루 2시간 정도 새우잠을 잤으니 평소 건강했던 사람도 그쯤 되면 힘들텐데 다른 이들보다 내가 영향을 더 받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심각해진 증상에 경각심을 갖고 카지노 게임 2월부터 컨디션을 평소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안 먹던 숙면과 불안 증상에 좋다는 영양제도 챙겨 먹고 무조건 12시가 되면 하던 일을 즉각 멈추고 침대로 직행했다. 찾아오는 증상들은 막을 순 없어도 컨디션 관리는 할 수 있으니까. 물론 이 컨디션 관리라는 것도 4년간의 병가 기간 중 초반 1년 반 정도는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증상과 함께 컨디션 관리를 습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는 2년이란 시간이 꼬박 걸렸다.


사실 컨디션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4년간 숱하게 겪었던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확연히 다르다. 내가 이 정도로 좋아진 것은 얼마 전 드디어 지난 4년간의 공황장애와 우울증, 불안 증세를 일으킨 주범인 나의 과거 트라우마의 뿌리를 보았기 때문이다. (뿌리에 관한 이야기는 별도 글에서)


뿌리의 끝을 본다고 해서 나의 증세가 갑자기 사라지진 않는다. 다만 끝을 보고 나니 그간 내가 헤맸던 숲의 형태를 비로소 볼 수 있었고 숲에서 나올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숲에서만 카지노 게임온 나는 이제부터 해묵은 생존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나아가야 하니 치유의 시작이다.


컨디션 회복과 함께 내 마음 건강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패닉 어택이 두 달째 없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회복의 좋은 신호다.


그러다 어제는 오랜만에 하루종일 답답한 가슴과 불안 증세, 우울증세가 찾아왔다. 지난 몇 년간 무너질까 봐 하지 않았던 핸드폰 게임을 다운받고 뭘 많이 먹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특히 이혼과 여러 일들을 겪으며 한동안 나의 무능력에 시달리며 말도 못 하는 상처를 받은 당시 무기력했던 내가 살아남은 생존 방식이다.


어릴 땐 콕 박혀 만화책이던 뭐든 가리지 않고 책을 읽으며 버텼고 성인이 되어선 한때 핸드폰 게임을 많이 했다. 이건 4년간의 지난한 이혼 소송 기간을 버티며 가만히 있을 땐 생각이 도저히 멈추지 않아서, 나의 불행회로를 돌리지 않기 위해 자연히 하게 된 것이다. 생각을 멈추지 못할 바엔 그 생각을 방해할 다른 것이 분명 필요했으니까. 더 건강한 방법으로 버틸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카지노 게임남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그래도 이땐 나아질거란 미래에 희망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그런 하루를 이젠 자책하지 않고 보낸다. 오전에 다운받은 게임을 밤에 레벨을 82까지 올려 놓고 잤다. 자랑스럽진 않지만 이렇게 나는 나를 이해한다. 그리고 오랜 생존 방식에 감사하며 안녕을 고했다.


아마 나는 가끔 또 이럴지도 모른다. 그럴 수 있다. 패닉어택도 지금은 잠잠해도 또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지난 4년간 증상에 내 몸과 마음이 예민해졌고 작은 일에도 버거울 수 있다. 중요한 건 나는 스스로 집도한 수술에 카지노 게임남았고 이젠 회복만 하면 된다. 당연히 면역력이 약해졌을 테니 마음의 감기에 자주 걸릴 수 있겠지. 오랜 생존 방식은 나를 여기까지 살게 한 고마운 존재기에 이따금씩 쉬운 길을 택할 때도 있을 거다. 나는 그런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날들은 건강한 하루 한 끼 식사 외 가벼운 식사와 30분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 중에 있으니까. 건강한 방식을 만들기까지 숱하게 노력한 나 자신과 현재의 상황에 감사한다.


엊그제 캐나다에는 눈보라가 쳤다. 그리고 어제는 온도가 14도까지 올랐다.


하루 아침에 꽃이 피지 않듯 카지노 게임 그렇게 온다.


노력하지 않아도 봄은 오지만,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건 오직 겨울을 견디고 카지노 게임낸 생명들의 몫이다.


카지노 게임 있는 한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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