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뒤죽박죽 세계여행기
만일 당신이 자신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스스로 창조한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의식적으로 책임을 떠맡는다. 그래서 당신의 선택은 항상 실현된다. 당신은 스스로 선택한 것을 얻는다. 어떤 세계관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은 항상 옳을 것이다.(리얼리티 트랜서핑/바딤 젤란드/p25)
“19번, 안예진! 너는 뭐가 되고 싶니?”
“네 저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 언젠가 너도 누군가에게 안기겠지. (안기자)”
고등학교 때 한문 선생님의 썰렁한 농담에 나를 포함해 반 친구들은 헛웃음을 지었다. 큰고모 성함이 ‘안기자’였기에 더 웃을 수는 없었다.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서 마이크를 들고, ‘특파원’이라는 이름으로 뉴스에 나오는 멋진 모습만 떠올렸다.
망쳐버린 수능으로 인 서울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는 건 불가능했다. 점수를 맞춰 썼던 곳은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의 ‘히브리학과’였다. 생소한 언어였던지라 인기가 없을 듯했고, 무엇보다 한 번 뱉어본 ‘기자’의 꿈을 ‘종군기자’, ‘특파원’으로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크게 열망하지 않았던 꿈을 수능 점수에 억지로 끼워 넣었다. 인기 없을 것 같았던 학과에서 떨어졌지만, 추가모집으로 히브리학과에 문 닫고 들어가는 주인공이 되었다. 전공과목은 어렵고 재미없었지만, 재수는 죽도록 하기 싫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수원에서 서울까지 왕복 네 시간 통학, 과외 아르바이트, 연애, 잦은 술자리로 인해 꺼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있었던 벼락치기로 1학년 유일한 장학생이 되었다.
학과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온라인 카지노 게임 키부츠로 어학연수를 가는데 내가 2학년 여름방학 때 키부츠 히브리어 어학연수에 갈 학과생을 모집하고 있었다. 진로를 전공으로 결정하지 않을 생각이어서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단짝이었던 친구가 가기로 했고, 교수님도 장학생이던 나를 불러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마음이 흔들렸다. 그때가 IMF 직전이었고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망설인 끝에 엄마에게 말씀드렸으나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셨다. 새벽 6시 주무시는 엄마 머리 위에 밤새 쓴 편지를 올려두고 등교했다. 첫 수업 시작 전, 확인한 삐삐 음성 메시지에 엄마의 명랑한 음성이 또렷하게 울렸다. “예진아! 너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내주기로 했어!”
20명의 학과생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키부츠에서 합숙하며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현대 히브리어를 배우고, 키부츠 식당에 고추장 통을 달랑달랑 들고 다니며 흩날리는 쌀을 비벼 먹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정을 방문하는 날에는 챙겨간 이모가 결혼식에 입었던 한복을 입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결혼식은 마지막에 신랑이 얇은 유리컵을 깨뜨리는 의식으로 유명한데,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 성전이 파괴된 비극적인 날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진행되는 의식이다. 마지막에 신랑이 컵을 깨뜨리면 하객들이 마잘 토브! (행운을 빕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고 싶어 키부츠 안에서 열리는 현지인 결혼식에 우르르 몰려갔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유목민인 베드윈 마을에 가서 그들의 음식도 먹어보고, 낙타도 직접 타며 사막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이슬람 메카의 상징인 황금돔, 예수님이 십자가를 메고 걸었다던 고난의 길 ‘비아 돌로로사’, 메모지에 소원을 적어 ‘통곡의 벽’에 끼워 넣고 한참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던 일, 한복을 입은 마리아가 예수님을 안고 있는 그림도 있는 수태고지 교회를 방문한 경험은 좁았던 나의 우주를 넓게 만들었다.
엄마가 친 삐삐 음성 한마디를 들었던 순간이 앞으로 나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결정되는 때였다는 걸 30년이 훌쩍 지난 요즘도 감사한 마음으로 떠올린다. 안 될 수도 있었지만, 절실히 원했기에 편지라는 방법으로 시도했고, 엄마의 의지였지만 긍정을 경험했다. 방학은 방에 누워 텔레비전만 보는 시간인 줄 알았던 대학생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매일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곳곳을 여행했다. 처음으로 인생에서 방향성을 갖고 열심히 살았던 시간이었다. 문요한 정신의학과 박사는 <굿바이 게으름에서 ‘게으름은 목표를 상실해 방향성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물론 이후에도 삶에서 방향성이 없이 살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가기로 스스로 선택했던 순간은 미래의 나를 끌어준 경험이 되었다. 현재의 나는 부지런히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얻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