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모순을 느낄 때
내가 가장 모순을 느낄 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중심성의 이면
기도에 관한 글을 쓰느라 기도하지 못했다는 사람의 이야기, 절대 큰소리치지 말라고 큰소리치며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 폭력을 휘두르며 결코 폭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피식 웃음이 났다. 본능적으로 모순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 모순을 느낀다. 그러나 함부로 그런 사람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정도만 다를 뿐 다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살아온 대로 산다. 이성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관성에 이끌려 습관대로, 다분히 감정에 지배당하며 산다. 이성은 주로 살아온 대로 살다가 발생한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을 수습할 때 가장 활발하게 작동된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원리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란 존재 자체는 모순을 머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가장 모순을 느끼는 상황 역시 인간의 근원적인 속성과 관련된다. 말과 행동 간 괴리보다 더 치명적이고 파괴적이기까지 한 모순을 나는 자기 중심성에서 찾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지만, 병적인 자기 중심성은 사람을 극도로 이기적이고 교만하게 만든다. 그런데 정작 이기적이고 교만한 당사자는 자기에게서 아무런 모순을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 말해줘도 인정하기는커녕 이해하지도 못한다. 이미 그는 자기 안에 갇혀 객관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객관성의 상실. 이것은 병적인 자기 중심성이 이르는 피할 수 없는 종착지이며 끝내 파국을 초래한다.
이런 모순이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이유는 본인만 그 모순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만을 바라보다가 모든 게 자기로 이뤄진 우주 속에서 자기만의 질서와 평안에 잠식되어 결국 자기조차 보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 세상 가장 큰 모순. 너무나도 견고한 자기만의 성에 갇혀 왕이 된 나머지 타자도 세상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분별하지 못하는 폭군으로 전락하는 이 비극의 끝은 모두의 파멸을 가져온다.
무한하고 영원한 저 너머를 꿈꾸며 존재의 이유를 묻는 지구상 유일한 존재자인 인간은 유한하다. 인간은 존재론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신의 모순된 속성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에게 허락된 존재론적인 겸손의 첫 시작이며 진정한 초월의 발판이자 겸손과 초월의 역설이다. 그것은 곧 자기 중심성이라는 영혼 저 깊숙한 곳에 각인된 쓴 뿌리에 저항하는 것이며, 천박한 인간스러움에서 벗어나 마침내 고결한 인간다움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나 역시 모순되고 이율배반적인 인간이라는 것. 나 역시 상황과 내 안의 상처와 감정에 좌우되어 종종 객관성을 상실하기도 하는 인간이라는 것. 그러면서 끊임없이 합리화하고 나보다 약한 타자 위에 군림하려 하는 인간이라는 것. 죄로 더럽혀지기 전부터 내재된 인간다움을 뒤로하고 타고난 자기 중심성으로 쉽게, 아주 쉽게 이기적이고 교만한 인간스러움을 따라가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 이것들을 담담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끌어안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