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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1. 2023
발
발발 무슨 발 쟁반같이 둥근 발
대학교 때까지 반지하 집에 살았다. 부엌과 공용화장실은 신발을 신어야 했다. 나머지 방 두 곳에서만 맨발차림이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 아니 높은 층에 살면 모두가 우러러보였다. 그에 발맞춰 내 몸에도 서열이 생겼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내겐 '身體발膚 수치父母'였다. 낮은 계급장 단카지노 가입 쿠폰어지간해선 드러내놓지 않았다. 생긴대로 논다고. 발 길이는 230mm로 짧은 주제에 발 볼은 펑퍼짐했다. 여성성을 과시하는 신카지노 가입 쿠폰 고통을 감수하고 신어야 했다.
준 만큼 받는다고. 발은 내게 '삐끗'과 '꽈당'으로 되갚았다. 그것도 오른 발 하나만 괴롭혔다. 왼발은 안 건드려 퍽도 다행이다. 그 덕에 왼쪽 골반은 틀어지고 척추는 측만까지 생겼으니. 사회생활 첫 발은 대학병원 간호사였다. 병원 출입구는 머릿속에서 사고 많은 지역으로 하얗게 표시된 곳이다. 그 앞에서 오른 발목이 삐끗해 숱하게 넘어졌기 때문이다. 3cm 굽의 구두를 신고 출근한 날, 눈비로 미끄럼방지 매트를 깔아 놓던 날, 피곤에 쩔어 잠에 취한 날이 사건의 현장이었다. 꽈당에 뒤이은 시선으로 몸 보다 마음이 아프던 날들이었다.
무지외반증이었다. 볼 빨간 사춘기 마냥 발 안쪽은 늘 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예뻐보인답시고 구두 신은 날은 이 악물고 참아야했다. 지금이야 넓대대한 크록스 신발이 유행이지만 볼 좁은 구두가 젊은 시절엔 왜그리 멋져 보이던지. 가지가지다. 오른 발은 통풍까지 생겼다. 운동화를 구겨 신고 출근하던 날,내 미간도 상당히 구겨졌다. 남들은 정기적으로 발 마사지도 받고 발톱에 색칠도 하더만 나의 정례행사는 티눈 제거였다. 둘, 셋, 네번째 발가락 밑에 5백원 동전 만한 티눈이 자리잡곤 했다. 빨갛게 부어오른 새끼발가락 옆면까지 칼로 도려내야 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한 발 내딛기가 어려웠다.
발이야 생겨먹은 게 그러하니 그러려니 했다. 결국 척추관협착증으로 다리를 잘라내고 싶은 고통에 등 떠밀려 마흔 넘어 운동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배운 운동이 스쿼트인데 여기서도 카지노 가입 쿠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발과 발목이 제 위치에서 버티질 못해 이게 허벅지 운동인지 엉덩이 운동인지 묻고 따질 겨를이 없었다. 트레이너가 "발에 아치를 살려라. 아치가 무너져 있다"는 소리를 하도 해 평평한 게 발바닥이 아니란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엉덩이 근육을 더 쓰게 아래까지 깊이 앉았다 일어나라(풀스쿼트)는데 발목이 삐끗해 옆으로 넘어지던 걸 방향을 뒤로 바꿀 뿐이었다. 뒤로 나자빠졌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7년 하면서 발 정렬이 몸 전체를 좌우한다는 걸 알았다. '기준!' 외치는 발 위로 다리, 골반, 허리, 등, 목, 머리가 좌우 종대로 헤쳐모였다. 발끝이 어디를 가르키느냐에 따라 관절과 근육 쓰임이 확연히 달랐다. 얼추 몸에 균형과 힘이 잡혔다. 자신감에 헬스에서 폴댄스로 갈아탔다. 2급 지도자에 이어 1급 전문가에 눈이 멀었다. 과욕이 화를 부른다는 건 결코 헛소문이 아니었다. 오른 카지노 가입 쿠폰에 위기가 또 한차례 왔다.폴댄스 고급 기술인덤블링 하고 착지카지노 가입 쿠폰오른 발목 인대가 파열되었다. 잊을 만 하니 카지노 가입 쿠폰 또 이렇게 마지막 복수를 가했다.
발목에 깁스를 하고 출퇴근 하며 운동을 한 달 쉬었다. 백로 저리가라로 한 발 서기를 꾸준히 해 온 덕일까. 복숭아뼈 근처 인대파열로 수술 권유도 받고 뼛조각이 돌아다닌다는 말도 들었지만 지금은 더 강력한 관절과 근육으로 교체 되었다. 바지, 스타킹, 양말, 신발 모조리 한 발로 착용한다. 이를 닦거나 설거지 할 때도 한 발이다. 아침은 식탁 앞에서 하이힐 신고 먹는다. 발 밑에 마사지볼을 넣어 양쪽 발꿈치 밑에 끼우거나 골고루 발바닥을 굴린다. 발바닥 밑에 생긴 둥근 아치는 개미 수 천 마리가 드나들 정도로 탄탄하게 서 있다. 무지외반증 때 서로서로 들러붙던 발가락이 거리두기를 한다. 그동안 겪던 발의 수난은 복수가 아니라 노고 치하였던 것.
발 하나에는 뼈가 26개, 근육이 19개, 힘줄이 32개, 인대는 107개나 있다. 발에서 낮은 겸손을 느낀다. 발 뒤꿈치에는 얕잡다가는 큰 코 다치는 '아킬레스'라는 힘줄이 있다. 발 하나에 추억과 발 하나에 사랑을 떠올리니 나만의 아킬레스건도 보인다. 발 뒤꿈치 때 만도 못한 인간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젠 발 뒤꿈치에 갈래갈래 갈라진 각질마저 아름답다. 양말도 과감히 벗었다. 아이가 태어난 후 고3인 지금까지 꾸준히 한 게 하나 있다. 손발톱 깎아주는 일이다. 친정엄마는 복부비만이 심해 혼자 발톱을 깎지 못한다. 스스로 깎든, 의지해 깎든 발에 비친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조차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행복카지노 가입 쿠폰.
발 발 무슨 발
쟁반같이 둥근 발
어디어디 떳나
아치(arch) 위에 떳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