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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보이 May 07. 2025

세상에 나온 적 없는, 이무료 카지노 게임

이. 지. 유.


무료 카지노 게임는 2016년 12월 말 예정대로라면 세상에 태어나 지금은 벌써 초등학생이 되어 있어야 할...

내 아이의 이름이다.

당시 나는 남자일지 여자일지도 모르는 뱃속 태아에게 덜컥 태명에 앞서 이름을 지어줬다.

지유는 일본어로 자유. 발음도 예쁘고 뜻도 좋아, 이름의 주인이 여자이건 남자이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 아이는 무조건 이,지,유. 반드시 나는 그 아이를 자유로운 아이로 키우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렁차게 뛰던 심장 박동 소리가 다 거짓말였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내 뱃속에서 아이가 사라져버렸다.

그러곤 얼마 있다가 어느 날 무심코 생각이 나 남편과 주고받는 카톡창에서 당시 우리가 주고받았던 태아의 초음파 영상을 찾은 나.

세상에나. (당시만 해도) 영상이 남아 있었다.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소름끼치도록 우렁찬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가 그대로 내 귀를 파고들었는데…

.

그때 나는 결심 하나를 했다.


혹 이후도 내가 난임이라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아이 대신 내가 이무료 카지노 게임가 되어야지.


그렇다. 작가로 이름을 알릴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본명 대신 필명 <이지유로 활동을 할 생각였다.

그렇게라도 나는 그 이름을 간직하고 싶었다.


최근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보다가 문득 이 생각이 떠올랐다. 이 드라마의 작가님 역시 <임상춘이 필명인 걸로 아는데, 나 역시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이지유로 타이틀 롤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앞전 글에 더 이상 작가도 엄마도 아니지만 괜찮다는 얘기를 했지만, 사실 이거 하나는 좀 많이 아쉽다.

내가 엄마도 작가도 되지 못해, 세상에 나온 적 없는 이름 (나의) 이지유...


미안. 그리고 이제 그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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