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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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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골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도 빼놓을 수 없겠다.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멋진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뒤 일본 관중들을 바라보며 대한민국 축구의 강력함을 뽐냈던 우리나라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안정환의 반지 키스, 이천수의 오노 액션, 뭐 전부 언급하기엔 끝이 없고 수많은 장면이 장마철 빗방울처럼 쏟아져 나올 수 있겠다.
어떤 경기에서든 우린 골과 함께 그 골을 넣은 선수의 화려하고 재치 있는 몸동작을 기다린다. 골이 골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축제로 이어지게 하는, 세리머니는 언제부턴가 축구 선수 개개인의 상징이자 필수품이 되었다. 7, 80년대 경기에서는 그리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는 없었다고 한다. 내 기억 속 첫 번째 세리머니는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베베투라는 브라질 선수가 ‘요람 세리머니’를 펼친 장면이었다. 보통은 동료들과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팔을 이상하게 흔드는 게 아주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혹시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꼭 영상을 찾아보길 바란다. ‘쟤 왜 저래?’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될 테니까.
‘맨유’와 ‘세리머니’를 연결 지어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인물이 있으니, 스코틀랜드 출신의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다. 이 선수의 세리머니가 독창적이라거나 하는 건 아니고, 이 선수의 별명이 ‘세리머니 브레이커’이기 때문이다. 극적인 골을 넣은 선수가 환희에 차 어떤 몸짓을 가져가려 할 때, 그 선수보다 더 신이 난 플레처가 어느새 나타나 선수의 팔과 몸통을 끌어안곤 했다. 그 대표적인 피해자가 박지성 선수. 첼시,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특유의 어퍼컷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도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서 나타난 플레처의 ‘브레이킹’이 있었으니! 물론 일부러 방해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 거다. 워낙에 성실하고 팀 플레이를 중요시한 선수였기에 함께 기뻐하는 마음이 과하게 드러났던 것 같다.
세레머니 브레이커, 데런 플래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웹사이트 갈무리그나저나 세리머니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에게도 필수이다. 축구 선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린, 자신만의 세리머니를 가져야만 한다. 세리머니는 하나의 ‘의식’이다. 무언가에 성공했을 때, 목표를 달성했을 때 그걸 축하하기 위한 행위를 한다. 우리네 아버지들이 회식 자리에서 ‘청바지, 청춘은 바로 지금!’이라고 외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할 듯하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포인트는, 꼭 성공해야만 축하할 수 있는가, 에 대한 것이다.
매 순간이 행복할 수는 없다지만, 그렇다고 일상의 대부분이 짜증과 우울로 채워질 건 또 뭐람. 그럼에도 살아간다. 그렇게 사는 이유는, 그놈의 성공 때문이다. 성공을 이뤄낸 순간 내가 펼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상상하며 오늘도 이렇게 피 터지게 일하고, 또 일하지 않는가. 그런데 말이다, 우리의 삶에 세리머니에 관한 금지 조항이 실려있지는 않다. 성공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고, 게다가 우린 어차피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므로 아주 잘 살아가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특별히 세리모니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매일 저녁이면 하루 내내 고생한 나를 위해 바깥바람 쐬며 새까만 밤하늘을 마주하기, 금요일 밤이면 한 주 잘 살아낸 나를 축하하며 시원한 캔맥주 한잔 마시기, 매달 월급날이면 한 달 잘 살아낸 나를 축하하며 평소 먹지 못하는 비싼 음식 시켜 먹기, 뭐 이런 거. 그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평범한 일상 속 사소한 단면들까지도 감사하며, 축하하며,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골, 승리, 그렇게 이어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정말이지 아름답고 찬란하겠으나 실점과 패배로 가득하다 하여 우리의 삶이 하찮거나 쓸모없는 건 아니다. 모든 건 일체유심조,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어쨌거나, 짜증이 폭발하고 우울함이 폭풍처럼 밀려올 때도 맨유가 승리하면 모조리 다 씻겨 내려가곤 했으니 부디 팬들에게 행복한 나날을 선사해주길. 아, 기왕이면 브레이킹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 가득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곁들여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