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서 킹무원이 되었습니다 Vs. 죽기 싫어서 좋무원을 때려칩니다
“살고 싶어서 킹무원이 되었습니다. 오늘 <민아정의 FM라디오에 보내주신 사연의 제목인데요….”
커다란 시청 건물 앞 주차장에 주차를 막 마친 주 주사의 귀에 차량 라디오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주 주사는 괜히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 두근거림을 타고 자신의 지난 모습들이 떠올랐다.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항공사에서 일하겠다고 고집 피우다, 늦은 나이에 간신히 취업에 성공했던 모습. 그곳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그 끝은 비참한 한숨만 남았던 마지막 모습. 잘리듯 쫓겨나고, 사랑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이 악물고 버티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모습, 생활비는 떨어지고, 합격은 보이지 않아 몹쓸 우울증을 처절하게 밀어내던 모습, 그리고 그렇게 버티다 보니, 정말 운이 좋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가족을 부둥켜안고 눈물 펑펑 흘리던 모습까지.
“내 남편, 오늘 완전 멋진데? 첫 출근이니까 잘하고 와. 어깨 펴고! 내 남편 최고!”
그리고 드디어 처음 출근하는 날 아침.
누구보다 멋진 공무원처럼 보여야 한다며 새까만 정장을 칼같이 다려주고, 요즘 인기 있는 MZ 넥타이라며 환한 웃음으로 손수 넥타이까지 메준 아내.
맞다.
조금 전 라디오 진행자의 그 말처럼 주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렇게 킹무원으로 살고 싶어서,
그래, 정말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공무원이 되었다.
“아, 그리고 이건 서프라이즈 선물!”
아내가 건네준 건 분홍빛 손수건이었다.
예전의 주 카지노 게임 추천라면, 자신과 안 어울린다며 차갑게 거절했을 텐데, 힘든 시간을 같이 견뎌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아니면 공무원이 된 기쁨 때문인지 아내의 깜짝 선물에 행복해졌다.
“흠…. 그나저나 첫날부터 운이 좋은데? 딱 하나 남은 주차 자리를 차지하다니. 역시 나는야~ 럭.키.가.이.? 하핫.”
차에서 내린 주 카지노 게임 추천가 손수건을 다시 접어 재킷 안 주머니에 넣으며 혼자 속삭인다. 건물 출입문 바로 앞 명당 주차 자리가 비어 있는 게 이상했지만, 평소 그답게 아무렴 어떠냐 싶었다.
자신의 차 창문에 비친 모습에 만족하며 주 카지노 게임 추천가 몸을 돌리는 순간, 한 남자와 부딪혔다.
“아이쿠!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깜짝 놀란 주 카지노 게임 추천가 부딪힌 남자를 향해 급히 물었다.
“뭐예요? 여기다 주차하신 거예요? 오늘 같은 날... 참….”
왜인지 그는 주 카지노 게임 추천의 물음에 그저 한심하다는 듯 노려보며 말을 내뱉었다.
‘뭐래? 여기 주차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참나! 얼굴은 좀팽이 공무원같이 생긴 게.’
공무원으로 출근하는 첫날이라 한껏 들떠있던 주 주사는 그의 한마디에 기분이 확 상해버려 그를 똑같이 째려봤다.
얇디얇은 동그란 금테 안경에, 가위로, 일자로 썩뚝 자른 듯한 앞머리의 바가지 머리, 연분홍 카라 반팔티에 검은색 면바지를 입은, 딱 봐도 태어난 그 순간부터 공무원이었을 것 같은 범생이 남자가 서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왼쪽 눈두덩이 위에 무척 어색해 보이는 두꺼운 하얀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주 카지노 게임 추천는 미처 못 본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그는 왜인지 찝찝한 사나움만 남긴 채 건물 안으로 휑- 들어가 사라져 버렸다.
“이상한 사람이네. 참나. 애초에 굳이 주차된 이 좁은 차 사이로 지나가려고 한 게 잘못 아냐? 그리고 여기다 주차한 게 뭐? 옆에 차들도 다 주차했구만, 뭐! 음…. 헉?”
찝찝한 마음에 주변 주차된 차를 둘러보던 주 카지노 게임 추천가 갑자기 화들짝 놀란다. 그 이유는 주차된 차들 운전석에 사람이 모두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낄낄 웃고 있었고, 누군가는 화장을 고치고, 누군가는 급하게 삶은 계란을 까먹고, 또 누군가는 아예 등받이를 쭉 펼쳐 누워있었다. 그들은 운전석에서 내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하? 시간 때우기? 와…. 저렇게 출근하기 싫어한다고? 이러니 공무원들이 욕먹는 거 아냐. 나 참. 귀한 자리인 줄 모르고.”
그 모습을 보던 주 주사는 마치 그들의 모습이 닭장에 갇힌 병든 닭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하기 싫어서 1분이라도 늦게 사무실에 가려는 닭들.
공무원 출근 첫날부터 아까 부딪힌 공무원도 그렇고, 이런 한심한 공무원들만 눈에 보여서 괜히 기분이 찝찝해졌다.
“에휴! 얼른 들어가야지. 어디로 가야 하나… 아! 저기! 신규 공무원 임용식…. 2층 대강당!”
주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에 건물 입구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이 들어왔다. 그는 정말 오랜 시간 기다리다 드디어 와야할 곳에 도착했다는 듯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의 당찬 걸음걸이를 따라 반짝이는 구두 소리가 경쾌하게 시청 로비에 울려 퍼졌다.
<다음 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