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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맘 Apr 26.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전쟁의 서막

과연 누가 먼저 말을 꺼낼것인가.

오래전부터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꿈꿨지만 결심하지 못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모두 현실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의 능력과 경제력 부족. 혼자 두 아이를 책임질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나를 향한 불신.

그래서 그가 나를 고통스럽게 해도 떠나지 못했다.

내가 나를 죽이며 사는 세월이 계속 됐다.

그가 언제 또 내게 화를 낼까? 나의 어떤 말을 꼬투리 삼아 내게 폭탄을 던질까?

그가 술을 먹고 오면어떤 일을 벌일까?

두려웠다.

그와 사는 건 전쟁터에서 출정을 대기하며 기다리는 군인의 마음이랄까...

혹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자살특공대의 마음이랄까..

언제 이 시한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초긴장 상태에서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길 바랬다.


내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에 불을 붙이는일은이를테면 아주 사소한 일들이었다.

내가 그에게 조언을 하거나 그의 말에 토를 달고 반박을하는 것은 그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일이었다.

건방진 하녀가 주인에게 대든 꼴이랄까..

그를 이해시키고 서로의 말에 합의점을 찾고 싶어 꺼낸 나의 말들을 그는 자신의 권위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계속 상황은 꼬여 종국에는 왜 너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냐는 그자신을 향하는 것 같은 말이 내게 와 꽂혔다.

나는 그에게 아이의 양육이나 삶의 태도, 기본적인 생활 습관들까지..

그가 용납하지 않는 것들은 함부로 말하면 안됐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나는 그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용납할 수 있는 말인지 알 수없었다.


그에게 있어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금기이자 약점이었다.

그에게 폭탄을 투하 받은 날,시댁에서 어두운 낯빛을 보이는 것도나를 공격할 좋은 빌미를 제공해주는 일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밖에서 니 감정을 얼굴에티내니? 난 아무리 기분이 나쁘고 싸워도 절대 티내지 않아.

사람이 그렇게 표정관리를 못해서 어떡할래?"

그렇게 말하는 그의 말을 듣고 또 틀린 것이 없게 느껴졌다. 내가 한심해졌다.


워킹맘으로 출근을 시작하고 나서 오랜 기간을 전업주부로 살았던 나는 회사일과 집안일을 감당하는 것이 힘에 부쳤다. 전업일때와 마찬가지로 집안일을 하지 않는 그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나는 단지 내 힘듦을 알아주길 이해해주길 원했다. 그러나나는 그의 뇌관을 건드렸고 폭언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따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였다.나의 도덕관과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었다.

너무나 사소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약속장소로 아직 출발하지 않았지만 가고 있다라고 말하는 일이나

운동을 다녀오겠다는 말했지만 후에 알고보니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온 일들이었다.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느냐는 나의 말에 당구도 운동이지 않느냐라는 말과 곧 출발하지 않냐는 식의 대답이 돌아왔다.

FM대로 살아온 나에게 그는 정말 미스테리한 존재였다.


그를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그와의 대화속에 잘못한 사람은 모두 나라는 사실이었다.

시아버지가 어느 날 혼자 일하느라 고생하실것 같으니 전화로 먼저 챙기라는 나의 말을 가벼이 넘겼던 그는 시아버지가 혼자 일한 사실을 알고 내게 니가 마음이 있으면 니가 전화를 했어야지라고 말했다.

그가 술에 취해 거리에서 잠든 어느날, 새벽까지 잠 못 이루며 걱정했던 나는 달려가 그를 챙겨왔다.

다음날, 지갑을 잃어버린 그는 내가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가장 황당한 것은 이 황당한 애기를 할 때너무나 당당한 그를 보며 내 자신이 문제인가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는 그이지 않은가?

모든 사람들이 그를 찾았고, 그를 좋아했다.

반면 낯을 많이 가리는 나는 남편외에 교류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남편은 무엇보다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지 않은가?

내가 그를 좋아하고 선택할 때 높은 점수를 줬던 것도 그의 그런 모습이었다.

그가 이상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자꾸 억울함이 커져갔다.

내 잘못이 아닌데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그에게, 내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 마침내 그는 감정을 폭발시켰고 나도 함께 폭파하고 말았다.

나에게 그는 이러니 너와 더이상 함께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던 나는 그를 잡기 위해 미안하다며 그를 달래야만 했다.


그와 부딪히는 일들이 잦아지자 점점 그에게 내 속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혼자 속으로 참는 나날이 계속되니 항상 얼굴은 어두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나는 작아졌다.

아이가 성적이 떨어지고 학교에서 밥을 먹지 않고 친구들을 잘 사귀지 못하면 여지없이 나는 형편없는 엄마로 심판대에 올랐다.

나는 노력했노라고 그러면 당신이 하면 되지 않겠냐고 항변하면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막돼먹은 사람이 되었다.


처음 나는 그와 대화로 모든 것을 풀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서로 같은 애기만 반복됐다.

내가 외롭고 힘들다고 애기했지만 그는 그것이 너의 생각일 뿐이라고 했다.

나는 감정을 애기했지만 그는 이성적인 이야기를 돌려줬다.

그에게 내 의견을 애기하고 동의를 얻고 거리를 좁히는 것이 불가능해보였다.


점점 그와 함께하는 것이 버거웠다.그래서 그와 거리를 두고 싶었다.

나를 지키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건방지게 자신을 무시한 나에게그는 형벌을 내려야했다.

내게서 꼬투리를 잡기 위해 무섭게 매의 눈초리로 나를 지켜봤다.


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

그의 화가 언제 터질까하는 긴장상태로 살며말실수를 하지 않게 나를 검열하고,그를 불편하게 할 나의 감정은 철처하게 숨겨야했다. 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말을 삼키면 무시하냐고 화를 내는 극한의 상황에서 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하나 마치 퇴로가 막힌 막막한쥐의 신세와 같았다.


괘씸죄로 내게는 카드를 빼앗기고 월급을 주지 못한다는 형벌이 날아왔다.

이번에도 형벌을 받았으니 납작 엎드려 나를 용서하고 넓은 아량으로 나를 받아주십사

다시는 까불지 않을테니 월급을 달라고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엔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월급을 달라고 해서 쉽게 줄 마음이었으면 애초에 주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다른 협상안을 내밀어도 그것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쓰레기통에 처넣을 것이다.

그럼 그의 기분이 풀릴때까지 나는 읍소를 시작해야겠지...

그는 꽤나 흡족하게 웃으며다음에쓸만한 패로 이 카드를 저장해놓을 것이다.


이번엔 버텨보기로 했다.내가 이 고비를 참으면 그는 또 어떻게 나올까..

아마 온라인 카지노 게임 카드를 꺼낼것이다..

우리는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게 될까?

지독한 개싸움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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