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영화를 안 봤기 때문인데, 홍콩영화가 붐이던 시절은 80년대 학번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이겠지 아마??(모름)
왜냐하면 나의 막내고모 찬희 씨가 80년대 학번이고 그녀가 결혼해 아이를 낳고 길렀으며, 내가 초등, 중등생이었을 무렵 내 사촌들과 함께그녀의 부산 모라동 집에서이 카지노 게임를불렀기 때문이다. 우린 그게 무슨 카지노 게임인지도, 마마스앤파파스가 누구인지도 당연히 모른 채 커다란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그 웅장한 구절을가진 카지노 게임에 맞춰 원시 부족처럼 방을 둥글게 빙빙 돌며 이상하고 웃긴 춤을 추곤 했다.그 장면은 나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혀서 35년이 다 된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 카지노 게임는All the Leaves are Brown~~~~ 이라며 매력적인 도입부로 시작하는데, 나는 그 가사가 그런 것인 줄은 지금까지도 꿈에도 몰랐다. California Dreaming~~~~~~~~ 하며 소리를 내지르는 그 유명한 후렴구 부분만 가사를 알았지 다른 지점은 따라 부를 생각도, 가사를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25년을 보냈다는 소리이다. 정말 우연하게도 라디오 가사에서라든지 블로그 글에서도 그 가사를 눈으로 본 적이 없다는 게 신기한 우연인데,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런 글을 쓰려고 그랬나? ㅎㅎ
또 서두가 길어졌는데, 그 알고리즘이란 것 때문에 아이와 함께 차에서 부르는 영어노래 목록에 갑자기 California Dreaming을 추가하고 싶어졌다. 이제야 제대로 된 가사로 불러보고 음미하고 싶어져서이다. 가사를 프린트해서 프린트물에 같이 집게로 묶어두었다. 아이가 좋아하게 된 노래를 같이 두어 곡 부르고 나면 자연스럽게 운전하며 그 노래도 틀었다. 아이는 처음에는 질색팔색했다.
"난 이 카지노 게임 안 부를 거야!"
"응~ 그래그래. 엄마 좀 듣게 기다려줘. 니꺼 들었짜나!"
"칫..."
그러길 서너 번...
어느새...2016년생인아이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에 자신도 모르는 새 캘며들어버렸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이 피부로 느껴지던 어느 날의 밤,자기 전 마지막 대화를 나누며 식탁에 둘이 앉아있었는데
아이가 대뜸, 이 글의 제목인 문장을 말하는 것이다.
"엄마... 머리론 안 좋아하는데, 몸은 좋아할 수 있어?!" (표정 근엄진지)
카지노 게임ㅋㅋㅋㅋㅋㅋ
얘야 제발 깜빡이 좀 넣고 말해라. 니 머릿속에서 굴러가던 이야기의 일부만 말하지 말고 맥락도 함께 설명해 줘야지............ 엄마 오해하잖아......
"무슨 말이야 갑자기 ㅋㅋㅋ 주어가 뭔데? ㅋㅋㅋ 우리 딸. 뭔가를 싫어하는 척하고 싶은데 실제론 카지노 게임졌나 보구나."
"아니야아~~~! (small 버럭) 그게 아니고, 캘리포니아 드리밍. 그 카지노 게임 말이야."
카지노 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는 All the leaves are brown~~~~ 으로 시작하는 첫 소절은 나처럼 알아듣지 못했을 수도, 따라 부를 맘이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California Dreaming~~~~!! 하며 내지르는 그 대목에서 그걸 따라 부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긴 어려워진 모양이었다. 그런 걸 누가 해내냐고. ㅋㅋㅋ
나도 모르는 새 딸의 머릿속에 어떤 욕망을 심어준 셈이었고, 아이의 그 표현 덕분에 나는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런 밤이 하나 더 더해졌다.
또한 이런 일련의 사건은 이 사건의 전말이라고 할만한 나의 막내 고모, 찬희 고모, 너무 이른 나이에 먼저 떠나버린 내 아빠의 막내 여동생을 떠올리게 했다. 내 부산대학교 선배이자, 내 초중 시절의 과외선생님, 그리고 아직 젊디 젊은두 청년... 남겨진두 사촌동생의 애틋한..돌아가신 엄마.
언젠가... 내 유년시절에 얼기설기 깊숙하게 얽혀있는 그녀에 대한 글도 쓰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며 서늘하고 외로운 가을밤이 이미 내 옆에 와있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