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6.
침대로 가자. 소파로 가자. 해먹을 찾아가자. 낮잠의 관문으로 들어가자. 그리로 자주 가자. 지배적인 문화의 허락을 얻으려 기다릴 필요가 없다. 당신은 신성하며 주권을 지닌 존재이다. 휴식, 기쁨, 자유의 자리를 찾아가자. 상상 속으로 그 자리를 만들자. 자신의 공동체에서, 집에서, 일터에서, 마음속에서, 집단적으로 공상에 잠기자. 이 모든 일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자. 우리는 홀로 치유하지 않을 것이다. 홀로 잘 살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 돌봄은 구원의 은총이며 영적 교감이다. 공동체 돌봄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
침대로 가자. 무시해 온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더 많이 쉬자. 몸은 무엇을 원하는가? 영혼은 무엇을 원하는가? 과로문화의 기어 소리에 묻힌 속삭임은 무엇인가? 조급함과 분주함 속에 놓친 것은 무엇인가?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이 진리 앞에서 우리는 알아차림에, 정보에, 되찾은 힘에, 시간에 감사해야 한다. 이것은 변혁이다. 휴식의 순례를 위한 선언문, 자주 들여다보자. 가까이 두자. 메시지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이를 피로에서 해방되려는 열망을 지닌 사람이 당신 혼자만이 아니라는 증거로 삼자. 전장에서의 외침이자 주문이다. "우리는 쉴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 말하고, 큰 소리로 속삭이고. 잠들면서 반복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자. "우리는 쉴 것이다! 쉴 것이다! 쉴 것이다!" (191~2쪽)
1.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도발적 제목 때문이다. <휴식은 저항카지노 게임 사이트 : 시스템은 우리를 가질 수 없다. 트리샤 허시는 낮잠의 주교(Nap Bishop)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낮잠자기 운동을 펼치는데, 그는 이를 '낮잠사역'이라고 표현한다. '사역'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는 종교적, 영적 훈동이다. 그녀가 이끄는 낮잠 사역단의 교리는 아래와 같다.
<낮잠사역단의 교리
1. 휴식은 자본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뒤흔들고 밀쳐내므로 하나의 저항이다.
2. 우리 몸은 해방의 장이다.
3. 낮잠은 상상과 발명과 치유의 관문을 열어준다.
4. 우리는 빼앗긴 꿈의 공간을 되찾기를 원한다. 휴식을 통해 이를 되찾을 것이다. (29쪽)
보통 '휴식'은 재충전이고 더 나은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을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의 휴식은 그와 방향이 다르다. 그것은 반자본주의적이고 반백인우월주의적이다. 그녀는 흑인 해방신학, 흑인여성주의, 아프리카미래주의, 몸학에 자신의 이론적 젖줄을 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휴식이라는 변혁운동에 가담하기를 촉구하는 성명서다.
2.
이 책은 처음에는 읽기 힘들 수도 있다. 잘 조직된 구성을 갖추거나 논리를 갖춘 책도 아니고, 문제제기-문제분석(다양한 사례 제시)-대안제시- 대안의 우월성 강조를이야기하는 책도 아니다. 그냥 이야기를 하듯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하고, 반복되는 논리와 문장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하지만 편안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읽다 보면그녀의 단문형식의 스타카토적 글쓰기와 점층적이고 반복적인 설교문 같은 글들이술술 읽힌다. 논리를 따라가며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따라가며 읽는 것카지노 게임 사이트.
물론 책의 사례들은 아메리카 흑인의 역사와 흑인 여성의 사례들이 많이 등장해서 내 처지(황인남성)와 잘 조응하지는 않지만, 자본주의가 낳은 성과주의, 능력주의의 폐해를 절실히 느끼고 있는 인간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교집합을 형성할 수 있다. 읽다 보면 뒤로 갈수록 빨려든다.
3.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쉬자! 꿈꾸자! 저항하자! 상상하자!"가 각 부의 제목이다. 저자는 이 모든 행동의 출발점이 바로 '쉼'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쉬어야 꿈꾸거나 상상할 수 있다. 또한 자본주의적, 기계적, 소모적'일'에 저항할 수 있다. 쉼은 영혼의 부름이고 존재의 이유이고 저항의 원천이며 상상의 조건이고 미래의 청사진이다.
"저항으로서의 상상이라는 개념은 지배적인 서사에 대한 대항 서사이다. 항의와 저항은 한쪽으로만 향하지 않는다. 우리 삶의 중요하고 세밀한 부분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아니요, 그것이 다가 아니에요. 제 관점은 다릅니다. 저는 제 입장에서 말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죽으라는 말을 듣고도 사는 것이다. 매일 고통과 억압에 휩싸여도 기쁨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취약한 상태에 처했다는 생각에 심장이 떨릴지라도 진실하게 사는 것이다. 우리 문화 전체가 게으르다고 손가락질해도 낮잠을 자는 것이다. 자본주의로부터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왔어도 잠자는 것이다. 하루, 일주일, 일 초를 안식 기간으로 지키는 것이다. 자신의 개인사를 바탕으로 안식 기간을 재상상하는 것이다. 저항이란 멈추지 말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몸을 누이는 것이다. 오직 숨 쉬는 일에서만 생산적인 존재가 되라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계속 쉬기만 하자. 자신과 주위 사람에게 휴식은 나의 저항이라고 거듭 말하자. 반복은 세뇌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방법이니 머리를 베개에 대고 별들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189~190쪽)
4.
그러니 지금 쉬고 싶은 자, 누워서 이 책을 읽으라. 그리고 아래 휴식을 위한 명상을 해보라. (나는 이를 휴식 10계명이라 명명한다.)
1. 나는 지금 바로 쉴 자격이 있다.
2. 나는 쉴 가치가 있다.
3. 나는 게으르지 않다. 어떻게 게으를 수 있겠는가? 조상들이 그렇게 뛰어났거늘.
4. 자본주의는 내 몸이 기계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기계가 아니다.
5. 나는 신비롭고 신성한 인간이다.
6. 나는 과로문화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
7. 나는휴식을 얻어낼 필요가 없다.
8. 덜 일하고 내가 얼마나 잘 사는지 보라.
9. 안락함은 내가 타고난 권리카지노 게임 사이트.
10. 나는 쉴 것카지노 게임 사이트! (190~1쪽)
5.
쉬면서 잘 읽었다. 이제 다시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