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아도 너무 많아요.
원금을 까먹지 않으면서 노후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획도 섰으니,이제돈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다행히 아주 운 좋게도 내가 부자라고 한다. 물론 변변치 않은 아파트 하나밖에없는, 강남 사는 친구 호헌이 앞에서는 주름도 못 잡겠지만. 뭐,그래도 대한민국 5% 순자산 가구안에는 든다고, '통계'가 말해준다.게다가 명퇴를 하면 목돈까지 들어온다.그런데도 돈이 부족해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못한다면, 대한민국에 무료 카지노 게임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어쩌면 그건, 정말 돈 때문에무료 카지노 게임를 못하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더 돈을 쟁여두고 싶은 욕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제 곧 그만두려고 한다고 말하면 사람들 대부분은 우려하며 만류한다, 나 또한 남의 명퇴를 말렸듯. 교회 형님 한 분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이 철없는 동생을 어찌할꼬?' 하는 표정으로, 땅이 꺼질 듯 걱정하신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는데, 설명하기 힘들어 그냥 말했다. "집사님, 제가 돈이 많아요. 많아도 너무 많아요." 아내는 질색을 하며, '농담이라도 돈 많다는 얘기하지 말라'고 한다, '사람들이 진짠 줄 안다'고.
원래 나는 일정한 시간을 사용해야 하는 유튜브를 좋아하지 않고, 빠르게 후다닥 스크롤하면서 읽을 수 있는 '글' 중심의 SNS를 선호했다. 그런데, 어느새 유튜브 AI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어,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몇 시간이고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좀비상태에 이르렀다. 유튜브 AI는 내 마음 깊은 곳의 욕망을 읽어 낸 듯,어느 날부터파이어(FIRE)족들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들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유랑쓰, 신디와쏭, 용숙부부 등.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재미있고 멋지게 살아가는 듯 보이는 사람들이다. "난 돈 대신 시간을 선택한 것"이라는 말도 마음에 와닿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욜로족(YOLO : You Only Live Once) 일 수 있겠다.
이 글 제목에 들어있는 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 빠른 무료 카지노 게임'를 원하는 요즘 유행하는 소위 파이어족을 설명하는 약어다. 나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건가? 아니, 나는 이들과 좀 차이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아이를 키우지 않지만, 나는 무려 세 명의 딸을 키웠다. '빠른' 무료 카지노 게임를 꿈꾸지도 않는다, 이미 빠르지 않은 나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를 하기 위해서 돈을 번 게 아니고, 어찌어찌 살다 보니 무료 카지노 게임할 수 있게 된 거다.
근처에 살고 계신 부모님도, 평소 내 고집을 잘 아시니 뭐라고 말씀은 못하시지만, 명퇴한다는 말에'이게 뭔 소리인가' 싶은 눈치다. "엄마,아버지가 언제쯤 명퇴를 하셨었지?"라고 여쭸다. 두 분 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62살이던가?" 하신다. 이상하다. 나 대학원 입학무료 카지노 게임 직전 같은데? 그리고, 명퇴를 62살에 할 수도 있나? 집에 명퇴할 때 받은 메달이 있으니 확인해 보겠다고 하신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우리 나이 52세에 한국언론연구원을 명퇴하셨다. '평생 세 남매를 키우며 고생하며 일했다'는 자기 인식이, 무려 10년이나 인식의 오류를 일으킨 게 아닐까.
"그런데 말입니다", 난 무려 56세다. 노동자가 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초중고대 16년에 대학원까지, 거기에 25년 풀로 노동했으면일할만큼 일한 것 아닌가. 인생 100세 시대라는데, 놀면 뭐 할 거냐고? 프랑스 연금개시 연령이 62세라는데, 64세로 개시 연령을 늦추고 더 일하라고 하니왜 프랑스 노동자들은 극렬히 저항하나. 일 무료 카지노 게임 싫다는 거다. 일할만큼 했으니, 놀멍 쉬멍 하겠다는 거다.
내 직장은 우리 나이로 63세 2월 말까지 정년으로 꽉 차게 보장해 준다. 보통 75세 이후에는 건강히 여행 다니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면, 달랑 12년 남는다. 요즘 젊은 3,40대 파이어족들처럼 일찍은 아니더라도, 꽉 채운 정년에서 6년 반 앞서 56살 여름쯤에그만두고 쫌 놀면 안 되는 건가. 합계 출산율 0.7명이라는 요즘, 세 딸들도 잘 키워놨다. '애국했다'는 식의 말을 정말 싫어하긴 하는데, 대한민국에 할 만큼 한 것 같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