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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Apr 13. 2025

서울탐방 제23탄 : 110A번 카지노 쿠폰 여행기 (5)

2024년 1월의 기록 : 마지막 목적지, 응봉산에서 노을 보기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는 응봉산이다. 일몰시간을 놓칠까 봐 급하게 나오느라 카페 화장실도 안 들렀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일몰도 일몰인데 완전한 야경을 보려면 일몰시간이 좀 지나서도 있어야 하는데 추위도 추위지만 이거 화장실 가고 싶어서 어떡하지.


마침 카지노 쿠폰정류장에 쉼터가 있어서 거기서 좀 쉬면서 노닥거리다 응봉산으로 출발했다. 얼마 안 걷고 나서 바로 입구에 도착했다. 체감상 한 5분도 안 올랐나. 그리고 전망대 90미터 표지판 앞에 화장실 발견! 살았다! 화장실에서 나오니까 1분도 안 걸려서 팔각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카지노 쿠폰팔각정. 짜잔. (@ 응봉산, 2024.01)


오늘 날 진짜 잘 잡았다. 구름도 적당하고 날도 그렇게까지 안 추웠고 노을이 막 지고 있었다. 카지노 쿠폰 시내와 한강이 전부 다 내려다보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올라올만하다. 노을로는 가성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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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어느날의 노을. (@응봉산, 2024.01)


해는 딱 먹구름이 가려버렸지만 움직이는 건 알 수 있다. 붉은빛이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사진에는 안 찍하겠지만 내 눈에는 보이는 비행기가 지나간다.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하늘을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 시간에는 페퍼톤스 1집을 들어줘야 한다. <heavy sun heavy moon을 첫곡으로 듣는다.


음악을 틀지 않아도 차소리가 자동으로 ASMR처럼 들린다. 일몰시간을 2,3분 앞두고 나니 오늘의 해는 저너머 이름 모를 어느 야트막한 산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눈 깜빡할 사이에.


그런데 그것과 대조되어서 보였던 게 바로 아래에 있는 강변북로에 늘어서있는 차들의 조명이 용산구 쪽으로 향하는 즉 나한테 뒤꽁무니를 보이는 차들은 전부 빨간빛을 반대로 내 쪽으로 오는 차들은, 성동구 쪽으로 오는 차들은 전부 하얀빛 아님 약간 노란빛을 띠며 차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붉은빛의 후미등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기해. (@응봉산, 2024.01)


하늘엔 붉은 노을이 지상엔 붉은 차량 후미등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의 시간을 교체하자는 표시를 보내는 것처럼. 신기했다. 여기 올라와야만 보이는 볼 수 있는 것들이다.


BGM <high romance, 페퍼톤스


해는 넘어가버렸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하늘과 땅이 완전히 공수교체가 될 거다. 그럼 도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 그야말로 깜깜한 밤하늘과 불빛이 넘실대는 도시를.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또 기다린다.


나는 올해 내 생애 가장 긴 그래봤자 두 달짜리지만 카지노 쿠폰을 떠날 예정이다. 그 카지노 쿠폰에선 몇 번이나 일몰을 볼 수 있을까. 가능하면 일상에서 보단 많이 봤으면 한다.


BGM <fake traveler, 페퍼톤스


점점 어두워진다. 해는 시야에서는 사라졌어도 여전히 빛을 보여주고 있다. 3호선 철길이 함께 지나가는 동호대교엔 파란불이 들어와 있어서 눈에 띈다.


강변북로에 보석이 콕콕. (@응봉산, 2024.01)


하얀 전조등은 다이아몬드, 빨간 후미등은 꼭 루비 같다. 보석이 도로에 콕콕 박혀있다. 도로뿐만 아니라 건물 꼭대기에도. 온 세상이 반짝반짝한 보석으로 가득 차있다.


오늘 아침에 꾼 산 불나는 꿈은 오늘 이런 야경을 보게 되리라는 암시였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불나는 꿈은 대체로 길몽이라는데 현금을 안 챙겨 나와서 복권을 사지 못했다.


BGM <everything is ok, 페퍼톤스


점점 더 어둠이 짙어지고 같이 일몰을 보던 사람들도 하나둘 사라져 가고 손가락도 슬슬 시려온다. 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완벽한 어둠이 내려앉은 모습까지 보고 가려고 한다. 또 이런 날이 많지 않을 것을 알기에.


BGM <검은 산, 페퍼톤스


아까 일몰이 질 때도 꽤 자주 비행기가 지나갔는데 이제 어두워지니까 불을 밝힌 비행기가 여전히 하늘을 지나간다. 뭐가 반짝여서 별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던 게 별이 느리게나마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 치고 꽤 빠른 속도로.


카지노 쿠폰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다. (@응봉산, 2024.01)


공식 일몰시간으로부터 40여분 정도 지났을까. 많이 어두워졌지만 아직 동편 하늘엔 어스름하게 해의 흔적이 남아있다. 어차피 기다린 거, 저 흔적이 사라질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BGM <검은 우주, 페퍼톤스


공식 일몰시간으로부터 약 50여분이 지난 저녁 6시 30분. 이제야 동녘 하늘에도 희미한 해의 흔적이 사라졌다. 서녘하늘은 이미 어두워진 지 오래다.


어두워진 카지노 쿠폰 하늘. (@응봉산, 2024.01)


이제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지. 이렇게 카지노 쿠폰시내를 카지노 쿠폰 노선 하나로 여행해 보기가 끝났다. 가만 생각해 보니 계속 같은 카지노 쿠폰 노선을 타고 내리는 바람에 카지노 쿠폰 환승은 하지 못했다는 슬픈 소식과 함께 :(


카지노 쿠폰 1회 차 탑승 : 옥수동~효창공원 1,500원
카지노 쿠폰 2회 차 탑승 : 효창공원~유진상가 1,500원
카지노 쿠폰 3회 차 탑승 : 유진상가 ~ 봉국사 1,500원
카지노 쿠폰 4회 차 탑승 : 숭덕초교 ~ 응봉산현대아파트 1,500원

총 6,000원 지출.


같은 노선의 카지노 쿠폰를 네 번이나 탄,
재밌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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