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속으로 풍덩
밤새 눈이 왔다. 눈이 소복이 쌓인 설산 속에 있게 되었다. 다른 알베르게에 있는 한국인들이 카톡을 한다. 저체온증으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뉴스를 전하며 같이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한다. 나는 옆에 있는 외국인에게 물어보았다. 이렇게 눈이 왔는데 위험하지 않을까, 그들은 말한다. 고속도로는 아주 깨끗하게 눈을 치웠을 거니 걱정 없다고. 나는 준비하는 그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어제 올 때도 비가 내렸지만 춥지 않았다. 혹시 몰라 요가 바지 위에 등산 바지를 입고 티셔츠 위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경량 패딩, 아우터, 판초 우의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출발했다. 우와, 스페인 공무원들도 부지런하다. 고속도로는 눈이 잘 치워졌다. 좌측통행으로 줄지어 조심조심 걸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길은 절대 위험해서 갈 수 없다. 그럭저럭 할 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저 멀리 마을이 안갯속에서 살짝 드러나더니 사라진다. 내려가면서 계속 안개가 걷히는 순간을 기다렸다. 와우, 마을과 함께 산맥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얀 눈으로 덮인 배경 속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초록과 파란 하늘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드론으로만 보던 산맥과 마을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이다. 택시를 안 타길 정말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