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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cle monica Dec 11. 2024

어쨌든, 무료 카지노 게임

애 둘 엄마라도 졸업은 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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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홀로 계획만 세울 뿐, 진도가 안 나가서 걱정이다. 실천에 바로 옮기지를 못하고 뭉그적거리는 중이다. 이제 더 이상 미룰 퇴로가 없어 마음만 조급해 죽겠다. 이건 바로 진퇴양난에 빠진 바로 내 무료 카지노 게임 얘기다. 첫째 아이를 가질 무렵 시작했던 예술 기획 석사 과정. 시작은 창대했으나 둘째 아이를 낳은 지금까지 마무리를 못 짓고 있다. 아무도 나에게 강요하지 않았던 석사 학위. 온전한 내 선택이라 막대한 책임도 홀로 내가 짊어져야 하는 가혹한(?) 운명이었다.



성시경의 새 앨범이 10년 만에 나왔다고 한다. 사실 노래는 좋지만 아티스트 그 자체에 큰 관심은 없는지라 처음에는 그냥 신보가 나오나 보네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10년 만이란다. 가수가 그의 본캐 아니었나 싶어 의아했다. 각종 OST, 컬래버레이션, 디지털 싱글, 예능, 요리 등 딴짓을 하며 지내다 보니 긴 호흡의 무게감 있는 정규 앨범 발표가 미뤄졌다는 것.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니 무료 카지노 게임이 더 어려웠다는 그에게서 일련의 동병상련을 느꼈다.



그의 인터뷰에서 얻은 하나의 인사이트가 있었다. 음악을 필두로 많은 창작의 근간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 이미 중견에 들어선, 창작자라기보다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분위기를 가진 퍼포머가 강점인 그의 정체성 고민이 느껴졌다. 실제로 그의 유튜브만 보더라도 댄스라는 정공법을 택한 신곡보다 불닭 짜파게티 영상의 조회수가 높았다. 요즘 세상에서는 발라드 가수 성시경보다 요리 잘하는 그의 본캐가 더 진정성있게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의 요리하는 그는 본캐인 가수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수들이 정규 앨범을 내는 과정이 예술가들의 개인전이나 신작 발표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겠다는 것.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를 선정하고, 앨범을 채울 각각의 곡을 준비하고 그 곡에 맞춘 최고의 퍼포먼스를 채우는 과정 말이다. 그중에서도 앨범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가 중요했다. 그에 맞춰 창작자는 끊임없이 몰입하며 그 과정의 완성도를 높이고, 그 결과물로 감상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었다. 나는 내 이야기를 만들 것이고, 당신이 반드시 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나 역시도 무료 카지노 게임 주제를 고르는 것에서부터가 난관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내가 더 알고 싶은 작가를 정하고 그에 맞춰 주제를 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5학기, 2년 6개월 동안 수업이라는 정제된 참고서를 무기로 국내외의 예술 사조를 세밀하게 접하고, 다채로운 예술가를 만났지만 이 사람, 이 얘기다 싶은 작가가 없었다. 밥벌이인 주 5일 근무와 새롭게 추가된 육아에 대한 절급함을 핑계로 한 달, 두 달, 반년 시간이 흘렀다. 한 살 더 먹은 내 나이만큼 졸업은 요원해질 뿐이었다.



미술에 대한 학업을 지속하며 늘어가는 배움만큼 금사빠(무엇이든 금방 사랑에 빠짐)인 나의 호기심과 관심사도 바뀌었다. 해외의 잘 알려진 미술에서 우리나라의 미술로 점차 옮겨간 것. 처음 무료 카지노 게임은 김환기 작가였다. 우주적인 숭고함과 무한한 깊이의 파랑 색감이 지배적인 전면 점화에 푹 빠졌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근대 미술을 공부하다 보니 단색화 사조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지금껏 많이 연구되고, 충분히 재해석되어서 그런지 단색화의 아버지 격으로 칭송받는 박서보 작가에게는 의외로 관심이 잘 안 갔다.



단색화로 분류되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었던 정창섭 작가의 한지 그림이 나의 다음 타깃이었다. 직접 닥나무를 채취해 한지를 만들고, 그만의 창조적인 작업 과정을 통해 작품의 주된 매체인 한지와 물아일체를 이루어내는 작가의 장인 정신에 감탄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미술사에는 주로 남성 작가들과 작품들만 주요하게 다뤄지는 걸까.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 작가에게 관심이 기울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나혜석, 천경자, 이성자 작가를, 그리고 무료 카지노 게임 주제로 선택하게 된 여성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마침내 만났다.



그리고 둘째가 태어났다. 감사하게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이었다. 여성 작가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피, 땀, 눈물이 담긴 작품을 읽으며 내가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봤다. 여자여서 좋았던 적도 있었고, 여자여서 불편한 점도 많았다. 20년 넘게 이기적으로 공부를 했고, 먹고살 일을 찾아왔다. 그 와중에서 내가 엄마가 된 것만큼 큰 행운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제 꼬물꼬물 막 신생아 티를 벗은 딸을 보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자존감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담대한 용기를 선물로 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료 카지노 게임의 주제와 대상인 특정 작가의 작품 세계는 나의 이런 바람과 맞닿아 있었다. "내 말을 통해 이 사회의 모순이, 무엇이 어떻게 가시적으로 개혁된다라고 믿기보다는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이제 단순히 분노, 슬픔, 연민 등을 떠나 무엇을 어떻게 여성인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게 내 작품의 명제다."라는 작가의 예술관과 그녀의 작품 속에 녹아든 여성 이미지들을 분석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치열함이 앞으로의 나의 삶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거창한 프롤로그는 여기까지다. 이제 딴짓은 멈추고, 참고 문헌을 정리하고 쓰기만 하면 된다. (우선, 연락이 두절되기 일보 직전인 지도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도록 하자) 앞으로의 휴직 기간 내내 아이 둘 육아는 기본, 지난한 글 쓰기 스트레스와 동행할 생각에 또다시 겁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작가의 삶과 생각을 좇으며 우선 엄마인 내가 더 성장하고,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잠시 본업을 쉬어가고 미뤄둔 무료 카지노 게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무척이나 감사한다. 이 첫 마음과 이 글에 담긴 첫 표현들을 잊지 말기로.



아무튼, 무료 카지노 게임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 쓰기라는 자기 인내와 고난의 길 끝에 아름답고 달콤한 졸업이라는 열매가 맺히기를 희망한다. 그 과정에자연스럽게더 성숙한 인간이, 더 온전한 어른이, 더 단단해진 엄마가 될 수 있겠지. 학위수여식 날의 활짝 웃는 학사모를 쓴 엄마와 사랑스러운 딸내미 사진을 표지로 내 인생의 한 챕터를 담은 앨범 하나가 완성되는 날을 고대해 본다. 나중에 내 딸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될 때쯤 엄마의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한 번만이라도 들춰준다면 좋겠다.



애 둘 워킹맘 엄마라도 어쨌든 졸업은 해야 하니까, 용기 내서 한 발자국 성큼 걸어 보기로 한다.






안녕하세요. 미라클모니카입니다.


22년 2월 졸업을 목표로 석사 무료 카지노 게임 쓰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여, 아주 다행스럽게도 3개월간의 몰입 여정을 거쳐 그해 싱그러운 여름,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막막한 마음뿐이었다죠.)

감사하게도 제 둘째 딸아이는 건강하게 자라, 그 당시 첫 돌을 앞두고 있었고요.


때 쏟아낸 엄마의 약속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지난 글을 발행해 봅니다. 여전히 저는 고단해도 하루하루를 더 단단히 지켜내 볼게요. 지나가다 이 글을 보셨다면, 따뜻하게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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