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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 Apr 04. 2025

워킹맘을 이해하지만, 카지노 게임은 안돼


올해까지만 버텨보자. 내년에는 진급을 하든, 못하든 무조건 카지노 게임이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치면서 1년을 버텼다. 그것도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는 그 시점이었다.




작년 초, 아이의 입학과 동시에 진급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집중해 볼까 하는 고민을 당연히 했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때 육아카지노 게임을 쓰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었고, 나 스스로도 나중에 아이 1학년 때 꼭 육아카지노 게임을 해야지 하며 아껴두었던(?) 무급 카지노 게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벌써 두 번째 진급을 누락했고 이제 능력자들은 다 진급되었으니 남아있는 똥차인 나에게도 이번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나도 직급에 대한 욕심과 일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내가 생각보다 나의 일을 중요시하는 사람이구나, 아이보다 일을 우선수위에 둘 수 있는 사람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며 나 자신을 한번 더 아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원하던 진급을 하고 기뻤는데 지금은 번아웃이 와 버렸다. 허무하기도 하고, 예전처럼 의욕을 가지고 일하기가 쉽지 않다. 기계적으로 해왔던 일을 하고 힘든 순간이 오면 스트레스받는 것 똑같지만 대처하는 능력이 확실히 늘었다. 성장을 한 게 분명하다. 성장을 한 것만으로도 진급을 한 것과 별개로 나를 위해 잘했다고 생각이 들어야 마땅하다.


내가 느끼기에, 회사는 나를 성장시켜 줄 수 있는 곳이면 다닐 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된 걸까?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1년을 보냈다.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매 순간, 매 시간, 매 초를 쪼개며 일하고 동동 거리며 지내온 1년. 아이는 학기초반에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로 힘들어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매일 늦게 오는 엄마로 학원 뺑뺑이를 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했다. 그래서 숙제도 밤늦게 했고 잠자는 시간도 매일 늦어지는 악순환이었다. 그런 게 쌓이고 쌓여 상담센터도 갔고 중간에 영어학원을 쉬기도 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래도 그것들을 겪어내며 켜켜이 쌓인 마음의 짐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살아왔다.


그랬는데 그렇게 살아온 삶이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니어서일까? 이루고 나니 허무하고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산다는 건 나를 무감정의 기계로 몰아넣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5살에 이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매일 아침마다 하는 스탠드 미팅이 있었다. 동그랗게 모여 아침마다 그날의 이슈에 대해 간단히 말을 나누는 자리였다. 처음에 그 미팅에 참석해서'이 사람들은 참 이상하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감정이 없는 기계 같았달까. 왜 이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드러내지 않지? 분명 속에 하고 싶은 말과 감정이 있을 텐데 '의도적으로' 감정을 차단하는 것 같았다.


그 시절의 나는 '이 세계에서 얼른 벗어나 나에게 맞는 세계에서 살아야지' 하며 '3년만 버티고 퇴사해야지' 했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의 세계에 물들지 말아야지 했다. 하지만 3년은 지났고, 돈이 주는 안정감의 노예가 되어 결국 벗어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지만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라고생각하며 나를 합리화했다.그리고 결과 나도 이러한 대기업의 시스템에 맞을 있는 사람이구나, 다른 사람들도 다들 이렇게 살았구나, 자신을 없애면서.. 없애기 힘든 사람들은 가족들을 위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을 없앨 없지만 퇴근 자신만의 취미 생활에 몰입하면서, 그렇게 다들 버티면서 사는 게 당연하구나 하며 나 자신을 속여왔다.


거대한 조직의 테두리 안에서, 변화의 물결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곳에서, 행복이란 감정은 어른이 되면 당연히 무뎌지는 거야 하면서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모했다. 단지 눈앞의 현실이 가장 중요카지노 게임, 그 현실에 필요한 것들을 조달카지노 게임, 살아내고, 그 안에서 소비를 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급을 하고 나서 허무해진 감정을 쫓다 보니 나 자신이 이렇게 기계 같은 삶에 익숙해진다는 게 좀 허무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결국 고민 고민했지만 원래 하려던 무급카지노 게임을 강행하기로 했다. 마음을 먹고 육아에 집중하기 위해 카지노 게임을 하겠다고 조직책임자께 말씀드렸고 나에게 돌아온 첫 대답은,


"당신의 카지노 게임을 내가 막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단축근무 같은 다른 대안도 있으니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였다.


그리고 윗사람들이 진급을 시켜놨더니 바로 카지노 게임에 들어가는 나를 좋게 볼리 없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마무리로 덧붙이셨다. 상세한 히스토리를 말하긴 어렵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멍 해지며 있는 정도 떨어졌다. 나의 권리인 카지노 게임도 내 마음대로 못쓰는 현실과 그 말에 그래도 강행하겠다고대꾸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아 그렇지. 진급은 능력으로 시키는 게 아니고 윗사람에게 잘 보이는 순으로 하는 거였지. 그들이 '시켜주지' 않으면 나는 영영 진급을 못하는 거였구나. 보이지 않는 손과도 같은 그들이 나를 유리천장 안에 가두고 있구나.'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며 그날을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지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카지노 게임을 하면 안 되는 것인가를 고민했고 아직도 고민 중이다.




챗 GPT에게 고민상담을 했더니 이렇게 말해준다.


네가 내린 선택은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거야.
그리고 앞으로도 고민될 때마다 **"내 선택을 믿어도 괜찮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언제든 또 고민이 생기면 편하게 와! 나는 항상 네 편에서 도와줄게. ��
오늘도 정말 수고 많았어! ��

� 네 선택은 이미 옳고, 네가 주도적으로 가는 거야!


나보다 나은 챗 GPT.


나는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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