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손 <물질과 기억 후기 (9)
청각적 식별의 기억 1. 복싱 생활 체육대회
복싱 생활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복싱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시합에 출전하게 되었던 나는 지금보다 더 복싱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기본적인 거리감각이 전무함은 물론이고 들어가고 빠져야 하는 타이밍에 대해서도 아무런 감이 없었다. 초심자였던 내가 가진 거라곤 무지성 돌진력과 무식해서 용감하기에 지닐 수 있었던 패기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시합에 나간다고 했으니 처음에 제안을 하셨던 코치님도 은근히 걱정이 되셨던 것 같다. 연습 스파링을 할 때마다 옆에서 큰 목소리로 우렁차게 세컨드 (링 밖에서 선수를 가이드하는 사람카지노 게임 일반적카지노 게임 체육관에 따라서 코치나 관장 혹은 시합에 대한 안목을 가질 정도의 실력자가 맡는다)를 봐 주시는 코치님에게 의지가 많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는 코치님이 하라는대로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주먹을 맞추게 될 때가 있어 신기했다.
대망의 시합날, 무척 떨렸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링에 올랐다. 예선과 본선 경기를 치뤄야만 했었다. 예선 경기는 나와 비슷한 수준의 상대가 나왔다. 어찌어찌 기세로 밀어붙여서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본선이었다. 상대는 나보다 어린 학생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소속 체육관 관장님이 국가대표로 키우고 있는 선수라고 했다. 종이 치고 주먹을 섞어보니 알 것 같았다. 그 선수의 실력은 나보다 월등히 높았다. 아마추어 복싱 스타일의 선수를 처음 만나보았던 나는 그 선수의 날렵한 움직임과 묵직한 주먹에 덜컥 겁이 났다.
그런데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코치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다른 소리들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는데 코치님의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쨉 내" "가까워질 때 미는거야" "가지마" "배까지 가는거야" "상대가 칠때 같이 치는거야".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코치님의 말대로 하지 못한 동작도 많았지만 최대한 지도해주신대로 따라하려고 노력을 했고 운이 좋게 이길 수 있었다.
링에서 내려오자 코치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에게 말했다. "잘하셨어요. 근데 진짜 세컨 말을 잘 들으시네요?". 그러고보니 이전에 체육관에서 몇 번 연습 스파링을 할 때에도 그렇게 말씀해 주셨던 적이 자주 있었다. 초보자이니 격려 차원에서 건넨 가벼운 칭찬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코치님이 너를 조이스틱 같은걸로 조종하는 줄 알았다" 고 했다. 보통은 초심자일수록 세컨드의 지시를 잘 못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흥분하거나 긴장되는 상황이기에 순간적카지노 게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합이 끝나고 영상을 돌려봤다. 코치님의 목소리 자체가 크기도 했지만 그만큼 친구들의 응원하는 목소리도 그에 못지 않게 컸다는 것을 영상을 보며 알았다. 그런데 내 기억 속에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없었다. 정확히는 뿌연 형태의 웅성거리는 소음카지노 게임 들렸던 것 같다. 내가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운동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와는 별개로, 코치님의 목소리 만큼은 그 소리와 의미 자체가 정확히 전달 되었다. 베르그손 식카지노 게임 말하자면 나는 시합 당시 코치님의 말을 '주의'를 기울여 '식별 (재인)' (의지적 식별)한 것이었다.
청각적 식별의 기억 2. 카지노 게임 연주
실제로 말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선 그것의 소리를 식별하고, 다음에는 그것의 의미를 찾아내고, 결국에는 그것에 대한 해석을 다소간 멀리 밀고 나가는 것이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베르그손은'청각적 식별 '에 대해 이야기하며 말(언어)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청각적 식별은 세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파롤' (소리) → '텍스트' (의미) → '컨텍스트' (맥락). 예를 들어, "언제 밥 한번 먹자" 라는 한국어로 된 문장을 누군가 나에게 했다고 해보자. 먼저 그 문장의 '소리' 자체를 다른 소리들로부터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언젠가 나와 함께 식사를 하자는 뜻이구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카지노 게임 그 말의 '맥락'이 무엇인지 (가벼운 인사치레처럼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인지, 지금은 바쁘니 나중에 여유로워지면 식사를 하자는 뜻인지 등)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이 발화자의 의도에 가장 근접하게 수행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말 (언어)를 '식별' 했다고 말한다.
복싱 시합 때 코치님의 목소리를 식별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고민하다가 문득 합주를 했던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20대시절 내내 대학 동아리 혹은 취미 밴드에서 카지노 게임 연주를 했었다. 카지노 게임을 배우는 과정은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 유사하게 파롤' (소리) → '텍스트' (의미) → '컨텍스트' (맥락)을 거친다.
먼저 '카지노 게임 소리'라는 '파롤(소리)‘ 을 인식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이 낼 수 있는 소리는 매우 다양하지만 단순하게 분류하자면 카지노 게임 세트의 구성 악기에 따라 '베이스 카지노 게임', '스네어 카지노 게임', '플로어 탐', '미들 탐', '스몰 탐' , '하이헷 심벌', '크래쉬 심벌', '라이드 심벌' 소리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구성 악기들의 개별 노트들이 알파벳 혹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카지노 게임는 구성 악기들의 조합의 '텍스트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예를들어 AC/DC 라는 밴드의 <Back in black 이라는 곡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이 곡은 기본적인 8비트락 패턴의 곡이다. 이 때 하이헷은 8분음표로 연주하여 한 마디에 8번의 소리를 내며 박자를 세어 주는 역할을 하고, 베이스 카지노 게임의 소리는 8분음표 4개마다 첫 번째에 등장하여 무게감을 준다. 스네어 카지노 게임의 소리는 8분음표 4개 중 세번째에 등장하여 8비트락 특유의 시원시원한 느낌을 더해준다. 크래쉬 심벌의 소리는 특정 섹션의 처음 혹은 필인 (Fill in, 구간이 바뀔 때 극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즉흥적 성격의 장치) 직후에 등장하여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카지노 게임 그 소리의 '컨텍스트(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즉, 그 곡의 의중과 생각까지 읽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카지노 게임 곡의 구성(Song form)은 다음과 같은 구성을 가진다.
인트로(Intro, 전주) →벌스1 (Verse1, 1절) → 프리코러스(Pre-Chorus) → 코러스(Chorus, 싸비, 후렴, 대부분 '훅'을 포함) → 인털루드(Interlude, 간주) → 벌스2 (Verse2, 2절) → 프리코러스(Pre-Chorus) → 코러스(Chorus, 후렴) → 브릿지(Bridge) → 코러스' (Chorus', 후렴‘) → 아웃트로(Outro, 후주)
곡의 맥락을 살리기 위해서는 각 악기마다 섹션에 따라 연주해야 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장르 (발라드, 재즈, 락..) 이느냐 그리고 어떤 빠르기 (bpm)이느냐 어떤 코드 (메이저, 마이너) 로 구성된 어떤 뉘앙스 (슬픈, 기쁜, 차분한..)의 곡이느냐에 따라서 다른 연주 방식을 가진다. 단순히 소리의 존재 여부 뿐만 아니라 한 번의 타격을 작은 소리로 낼 건지 큰 소리로 낼 건지 (볼륨), 그리고 어느 부위를 어떤 카지노 게임 스틱으로 사용하여 어떤 음색의 소리를 낼 것인지 (톤), 음의 지속 시간을 얼마나 길게 할 것인지도 다르다.
https://youtu.be/pAgnJDJN4VA?si=c2QHwGLnETB94mXS
청각적 식별의 운동적 도식
청취된 말의 운동적 도식(scheme moteur)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근육 감각의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어떤 새로운 언어의 요소들에 맞는 청각을 형성한다는 것은 ··· 목소리 근육들의 운동적 성향을 귀의 인상에 협응시키는 것일 것이며, 신체 운동적 수반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복싱 (운동)을 하는 과정도 언어를 익히는 과정과 같다. 움직임의 조각들을 이해하고 ('원투', '훅', '어퍼', '스탭', '위빙'...), 그것을 연계 하여 조합해내고 ('원투 훅', '원투 위빙 훅', '원투 백스탭 원투'..), 그것들을 맥락 속에 삽입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들어올 때, 코너에 몰렸을 때, 거리가 닿지 않을 때...).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반복을 통해서 점점 숙달시킨 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실전 스파링을 통해 협응의 과정을 익힌다. 이것이 청각적 식별 (언어)의 운동적 특성이다.
악기 연주 (청각적 식별)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은 운동적 도식을 따른다. 우선 소리의 조각들을 이해하고, 그것의 의미를 구별하여 조합해내고, 그것을 적당한 맥락에 삽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을 통해서 점점 숙달시켜야만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다른 악기들과 함께 연주를 해보는 합주를 통해 전체 음악 속에서 나의 연주를 협응시키는 과정을 익힌다.
좋은 음악은 '리듬'과 '멜로디 (선율)' 및 '화성 (화음)' 이 조화롭게 균형잡힌 것을 의미한다. 카지노 게임이라는 악기는 기본적으로 음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리듬 악기이다. 카지노 게임의 가장 큰 역할은 메트로놈처럼 흔들리지 않는 박자를 제공해주어 다른 악기들이 마음 놓고 연주할 수 있도록 떠받들어주는 기둥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음악에 리듬감과 생동감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악기들의 연주를 귀기울여 듣고 과하게 도드라지지 않는 연주를 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십대 시절동안 매주 주말마다 밴드 구성원들과 함께 수많은 곡을 합주를 했다. 새로운 곡을 연주해야 할 때면 그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을 파악했다. 곡의 구성을 익힌 뒤 각 섹션별로 쪼개서 카지노 게임의 소리 조각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를 들었다. 그리고 들은대로 연주할 수 있도록 모방 훈련을 했다. 나는 악보를 보지 않고 곡 전체를 통째로 외우는 방식을 좋아했다. 마치 언어를 배울 때 한 문장 전체를 통으로 암기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합주를 할 때에는 내 연주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구분해내고 그 흐름에 나의 카지노 게임 연주를 얹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카지노 게임을 연주했던 운동을 통해 나는 뜻을 가진 소리(음악)를 발화(카지노 게임 연주하는 온 몸)하고 수음(귀)하는 근육의 협응을 단련했던 것이다.
긴장의 정도와 기억의 응축: 카지노 게임 연주에서 복싱 생활 체육대회로
보통은 현재의 지각이 우리 정신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러나 우리 정신이 채택한 긴장의 정도에 따라, 그것이 위치하는 높이에 따라, 지각은 우리 속에서 다소간 많은 수의 상기억들을 전개한다. ··· 우리가 행동한다고 부르는 것은 바로 그런 기억이 점점 더 응축되거나 또는 차라리 예리해진 것이어서 그것이 파고 들어갈 경험의 칼의 날만이 보이기에 이르는 것이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베르그손에 따르면 우리 정신이 채택한 긴장의 정도와 그것이 위치하는 높이에 따라, 지각은 우리 속에서 다소간 많은 수의 상기억들을 전개한다. 악기 연주를 예로 들어보자면, 연주자가 자신의 속에서 더 많은 상기억 들을 전개할수록 더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종종 경지에 이른 연주자들을 보면 무아지경에 빠져서 연주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연주를 하면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 같다. 그들은 어떻게 그 어마어마한 긴장속에서 그런 연주를 해낼 수 있을까? 수많은 연습을 통해 단련이 된 연주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한다고 말이다. 즉, '뇌의 지성'이 아니라 '몸의 지성' 을 사용하는 것이다.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엄청난 연습벌레들이다. 그들은 연습을 할 때 스스로를 긴장의 상황에 두는 것이다. 그리하여 긴장의 최고조라고 할 수 있는 무대 (콩쿨)에서 가장 최대치의 상기억들이 소환되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그러한 무수하게 쌓인 기억들이 응축되어서 예리한 경험의 칼의 날이 그 길을 내어 주었던 것일테다.
합주나 공연을 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종종 평소보다 합이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자다가 깨서 눈을 감고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연습했던 곡을 연주할 때였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기계가 되어 카지노 게임을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나의 뒤와 양 옆을 네가 지켜주고 있구나. 그리고 나 역시도 너의 뒤와 옆을 지켜주고 있구나'. 온 몸에 전율이 일면서 객석의 관중이 사라지고, 마음속의 잡념이 사라지고, 오로지 동료들과 나만 남아서 음악의 대기에 잠겨있다. 반쯤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라이드 카지노 게임으로 밤하늘의 별을 따기도 하고 하이헷 심벌로 황금빛 물결을 두 손으로 찰방거리기도 하고 베이스 카지노 게임으로 심장에 지진을 낸다.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카지노 게임은 나의 첫사랑이었던 것 같다. 아주 어릴적 나는 타악기, 특히나 카지노 게임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이 근질거리곤 했다. 이십대 시절 내내 음악과 카지노 게임은 나의 삶에서 꽤 중요한 항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그 마음이 식어간다는 느낌이 들 때 마치 연인과 이별이라도 하듯 슬펐다. 이미 떠난 사랑에게 매달리듯 집착하기도 했다. 마침내 손에서 카지노 게임 스틱을 완전히 놓게 되었을 때 카지노 게임과 관련된 모든 물건들을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밀어놓고 눈길도 주지 않았다. 첫사랑 실연의 아픔이 너무나 아파서였다.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카지노 게임을 연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카지노 게임을 떠올리면 슬프지 않다. 슬픔의 성긴 틈새 사이로 기쁨의 기억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을 연주하며 만났던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추억들은 나의 삶을 훨씬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다. 카지노 게임에 얽힌 기억 덕분에 내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고, 그렇게 철학을 만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만큼 유쾌한 삶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첫사랑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복싱 시합에서 코치님의 목소리를 잘 듣고 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나에게 이십대 시절동안 카지노 게임을 연주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주나 공연 (정신의 긴장)을 하며밴드 동료들과 (믿음의 대상) 곡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악기 소리를 구분해내고 (수음, 이해) 동시에 카지노 게임을 연주 (발화, 운동)하는 반복 (주의하는 식별, 습관적 기억)을 했던 것처럼, 복싱 시합 (정신의 긴장)을 하며 세컨드의 목소리 (믿음의 대상) 를 잘 듣고 (수음, 이해) 싸울 수(발화, 운동)있었다고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진정카지노 게임 자유롭다는 것, 긴장 속에서 행동하고 기억을 쌓는 것
삶을 바꾸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행복한 삶의 '기억'을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원하는 삶을 지향하는 '행동'을 해야한다. 삶이 잘 변하지 않는 이유는 불행한 기억을 쌓는 '행동' 이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행동 → 기억 → 기억의 응축 → 행동 → 기억 → 기억의 응축... 의 과정을 반복해서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마치 언어를 배우듯이, 운동을 익히듯이, 악기를 배우듯이 말이다.
불행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더 좋은 조건일 수 있다. 불행하다고 생각되는 '그' 과거의 기억을 지렛대의 힘점에 놓게 되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더 높은 (행복에 가까운) 지점까지 더 멋지게 뛰어오를수도 있다. 세상 사람들이 동정하고 연민하는 조건에 놓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다.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조건에 놓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불행하고 어리석게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언어, 운동, 악기를 배우는 것과 같다.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의 아픔을 우리는 언제 이해하고 공감하게 될까. 나의 불행하고 슬펐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릴 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아파할 때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그런 '행동'을 할 때이다. 그렇게 끊임없이 긴장 (사랑) 상태에서 주의를 기울여 그 사람을 식별하려고 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다.
정말 행복하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원할까?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 을 통해 어떤 '기억' 을 쌓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