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씨 집은 논 사이로 난 작은 포장도로 왼쪽에 있다. 좁은 길이라 차 두 대가 지나갈 수 없다. 집 뒤 딸기 하우스를 드나드는 차들은 차 돌릴 곳이 마땅찮아 순자 씨의 마당을 이용하곤 한다. 집 안까지 들어오지 않지만 낯선 차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 개 백구는 목청껏 짖어댄다. 원래 집 마당은 흙으로 되어 있었는데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지지 않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면 춘길 씨가 자갈을 트럭으로 사다가 직접 펴 골라 놓았다. 우리 부모에게 이 집은 평생 처음 가져본 자가였기에 집 구석구석 그들의 정성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차들이 드나들면서 깔아 놓은 자갈이 패이곤 하는데 춘길 씨는 아무 말 없이 마당 바닥을 고르곤 했었다. 특히 만길 아저씨는 운전을 난폭하게 한다. 식구들에게는 온갖 잔소리를 퍼붓는 춘길 씨는 남들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 하는 모질지 못한 사람이었다.
“만석 이한테 머라고 좀 하소. 날마다 마당을 저리 헤집어 놓으면 어쩌자는 거고.”
“동네에서 괜히 그런 소리 했다가는 인심 잃는다. 그냥 가만히 있어라.”
부화가 난 카지노 게임 씨는 속으로 말했다.
‘아이고, 세상 팔푼이. 할 소리도 못 하고,’ 카지노 게임 씨는 못마땅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비가 자주 왔다. 자갈을 깔아 놓은 마당에도 물이 고이고 흙물이 차올랐다. 비가 그치고 마당 정리를 할 생각을 하니 순자 씨는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할 일이 없어 평상에 앉아 멍하니 비가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데 만길이 차가 마당으로 들어왔다. 차는 유난히 큰 소리를 내며 마당을 돌아 나갔다. 안 그래도 심란했던 순자 씨는 화가 차올랐다. 자동차 바퀴가 지나간 부분에 땅이 움푹 패어 있었다. 이제는 춘길 씨도 없겠다, 순자 씨는 만길이 마누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우스 일을 하던 만석이 처가 전화를 받았다.
“아이고 형님 어쩐 일입니까?”
“너그 신랑 방금 차 나갔제?”
“예, 수박 딴 거 싣고 농협 갔는데, 와요?”
“오거든 우리 집에 와서 마당 파인 거 다 매워 놓고 가라 해라. 한두 번도 아니고 맨날 만석이만 와 그라는데. 비 그치면 오든지, 바로 오든지 하여튼 만석이한테 다 치우라 해라.”
“미안합니다, 형님. 그 양반이 성격이 급해서 안 그러나. 내가 지금 갈까예?”
“니 말고 만석이 시키라.”
그리고 카지노 게임 씨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할 말 하고 나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카지노 게임 씨 마음만큼이나 날씨도 심란했다. 비가 얼마나 오려는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순자 씨 마당 바로 뒤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폭우가 내릴 때 한 번씩 도랑이 넘쳐 집에 물이 든다. 아무도 없는 밤에 물이 넘칠까, 벌써 걱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