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사람들, 코미디언 정재형 인터뷰
*1편에서 계속 됩니다.
그럼 평소 정재형만의 웃기는 공식은?
일단 뭐 외모적으로 그런 거는.(웃음)아, 웃어버렸네. 미안해요.괜찮아. 피식대학 안에서도 이미 하고 있는 공식들이 있잖아. 우선 얼굴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거 하나. 나는 아무 것도 안했는데 장원영 님이 ‘싫어요’ 했을 때 그냥 터지는 그런 기본 공식이지.
‘혁이 형’은 정재형의 상상 속 멋진 형이었다고 했잖아요.
맞아. 내가 되고 싶던 모습을 구현한 모습이었지. 못생긴 사람을 잘생겼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 세계관 속 합의가 되게 웃겨서 그렇게 했던 거 같아. 근데 이게 되게 애매하다? 내가 그렇다고 막 존나 확 못생긴 건 아니거든.
딱 보자마자 못생긴 게 아닌?
은은하게 못생겼어. 불량감자 아저씨처럼 갑자기 뿅하고 못생긴 게 아니야. ‘자세히 보니까 존나 웃기게 생겼네, 근데 왜 눈을 못 보겠지’ 이런 느낌이야. 사실 친구들 사이에서는 토크로 많이 웃겼어. 허점 끄집어내서 논리 파괴하고 이런 거를 좋아해가지고, 대화를 다 기억하고 있다가 했던 말을 되돌려준다든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식으로. 만약 내 외모가 깔끔했으면 박영진 선배 스타일로 가지 않았을까?
근데 (얼굴을 가리키며)이렇다 보니까, 얼굴이랑 논리의 공존이 희한한 거지.
그러니까 형 말은,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짚는 게 안 어울리는 외모인데?
그치. 당해야 되는 사람인데 자꾸 말을 이렇게 저렇게 하니까 사람들이 신기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거 같아.앞에서 이렇게 대놓고 얼굴 얘기카지노 게임 사이트 게 좀 그렇긴 하다(웃음).
조금 난해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형은 지금 코미디를 한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콘텐츠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콘텐츠라는 단어의 범용성이 너무 커져서 어려운 지점 같아요.
결과물이 콘텐츠로 나올 뿐이지, 내가 행하려는 건 코미디다. 코미디를 하는 사람이지. 나는 공연도 하고 있고, 사람들이랑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면서 항상 웃기려고 하고 있으니까. 세상이 바라 보기엔 퉁 쳐서 콘텐츠라고 보는 거 아닐까. 우리끼리도 회의하다가 ‘이건 그냥 콘텐츠다’라고 얘기하는 것들이 있어. 결국 웃음이 빠져 있을 때 그렇게 말해. 농도가 옅은 웃음은 우리가 웃음이라고 얘기하지 않거든.
콘텐츠를 하는 사람이지만, 코미디를 놓친 적은 한 번도 없다.
우리는 ‘재밌는’ 콘텐츠는 안 만들려고 해. ‘웃긴’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지. ‘이거 재밌네’ 보다는, 탁 걸려서 웃음이 ‘하!’ 나오는 걸 만들려고 해. 그래서 ‘피식쇼’도 엄청 질문 짰던 거고. 재미있게 만든 콘텐츠는 ‘메이드 인 경상도’였어.그건 아예 안 짰으니까.아예 안 짰지. 그냥 용주 형이 코스 만들면 그거에 맞춰서 우리끼리 웃기게 논 거야. 재밌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였는데, 이제 재밌는 콘텐츠 만드는 걸 못하게 됐지.
아…
우리는 일단 낙인 하나가 찍혀있거든. 사람들이 보기에 불편함이 있어. ‘왜 웃음이 안 나지?’ 이런 반응이 있어. 이게 이제 우리의 숙제지. 이 낙인이 아물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꽤 오래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더라고요.
오래 안 됐어(숙연).
피식대학은 새로운 스타를 양성해내는 곳간이잖아요. 피식 멤버 셋은 물론이고, 같이 콘텐츠 만들었던 코미디언들 다 정말 잘 됐고. 채널 소개도 ‘코미디 인재 육성 및 연구의 메카’.
그것도 진짜 웃겨. 맨 처음 시작할 때 영준이 형(메타코미디 대표)이 ‘대학생들 타깃으로 만들어 봐’라고 해서 이름에 ‘대학’ 넣은 거고, 그냥 ‘피식’이 파열음 ‘ㅍ’에다가 되게 꽂히는 느낌이라 ‘피식대학’. 이렇게 그냥 만든 게 다야. 저 소개 문구도 우리 처음 시작해서 ‘탈북자 몰래카메라’하고 있을 때 내가 쓴 거거든.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냥 쓴 거야?
왜냐면 대학이 그런 곳이잖아. 인재를 육성하고 연구카지노 게임 사이트 곳. 그래서 그냥 대학이라는 이름에 맞춰서 대충 쓴 거야. 그런데 웬걸. 갑자기 막 쿨제이, 최준, 길은지, 서준맘. 진짜 육성이 돼.
이름 따라 갔나 보다.
그렇게 된 거 같아. 최근엔 다른 채널들도 다 이렇게 하니까 우리가 인재를 배출카지노 게임 사이트 느낌이 좀 옅어지긴 했지. 모르겠어. 한때는 잘한다고도 생각했었어. (이)창호도 같이 ‘한사랑산악회’하면서 잘 됐고, (김)해준이 형이랑 (이)은지도 ‘05학번’하면서, (박)세미도 ‘신도시 아재들’하면서 잘 됐고. 뭐 물론 실패한 사람들도 있었지. (이)선민이라던가…(웃음)
그래서 요즘 그 예쁠림, 연예림 데리고 같이 콘텐츠 만들어서 다시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은 거 같아. 조회수가 아예 안 나온 건 아니지만 우리가 생각카지노 게임 사이트 폭발력이 나오지는 않아서 물음표가 생겼어.
재밌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람들을 기획해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걸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우리랑 같이 작업해서 잘됐던 동료들이 많았으니까. ‘웃긴 사람 시너지를 잘 끌어내는구나’ 생각했는데 요즘은 잘 안 돼서 모르겠어. 어려워.계속 ‘대중들을 잘 모르겠다’네요.진짜 모르겠어. 오래했는데도 우리가 뭘 잘카지노 게임 사이트지.
코미디에서 사람을 잘 보는 것도 기획이고, 결국 기획을 잘 하는 팀이잖아요 피식대학이. 기획자로서의 정재형과 플레이어로서의 정재형 중 어떤 정재형이 더 커요?
(고민하며)이게 참 그렇다.그때그때 달라요?그렇긴 한데, 내 스스로 나는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다짐하는 편이야. 플레이어로서의 퍼포먼스를 최대치 그 이상으로 끌어내는 코미디언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 왜냐면 내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위에 올라가서 사람들의 웃음을 받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콘텐츠가 잘 돼서 돈도 벌고 댓글도 많이 달리고 할 때도 좋긴 하지.
하지만 결국 제일 기분 좋을 때, 제일 행복할 때는 내가 웃겨서 사람들이 웃을 때란 말이야. 그러려면 내가 플레이어로서 플레이를 잘해야 해. 플레이어로서의 레벨이 끝까지 도달한 창호나 해준이 형처럼.
그런데 콘텐츠를 만들려면 우리가 회의를 많이 하게 되잖아.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자로서의 마인드가 너무 커져. 내가 플레이어가 아니게 돼 이미. 너랑 똑같이 PD가 되어 있어. 이 상황에선 어떻게 할까, 저 상황에선 어떻게 할까. 계속 말로 탁상공론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 꼴이 되는 거지.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내 컨디션이 중요해졌다고 했잖아. 현장에서 중요도를 따져봤을 때 컨디션이 40% 정도 지분을 차지한다고 치면, 그날의 퍼포먼스가 40% 정도 되고, 기획이 나머지 20%를 차지한다고 생각해.기획으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어. 그래서 어떻게 기획을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 현장에서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거든. PD나 기획자면 간단하지. ‘플레이어가 어떻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편하게 실행할 수 있을지 준비해줄까’가 제일 중요하잖아.
그리고 역할이 아예 별개가 되죠.
나는 내가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연기를 하고, 또 회의는 회의대로 하다 보니까. (팔을 벌리며)할 게 이렇게 늘어나. 그러면 현장에서 연기할 때 머리속이 계속 막… 엄청 복잡해. 용주 형도 이게 좀 심한 거 같아.기획이든 플레이든 100%가 안 되는 구나.플레이할 때는 몰입해서 해버려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데 계속 다른 게 생각이 나는?어, 맞아. 자꾸 전체 그림을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어. 딱 상황에 들어갔으면 몸을 맡기고 ‘될 대로 되라 시발’하고 막 덤벼야 되잖아. 근데 계속 한쪽으로 머리가 굴러가고 있으니. 이 기획머리를 계속 밀어내려고 하지.
기획과 플레이를 동시에 해야카지노 게임 사이트데, 어쨌든 플레이어니까 어렵겠네요.
어렵다기보다는 계속 플레이어가 되려고 노력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지점이지. ‘피식대학이 기획이 대단하잖아요’하면서 박수 치는 게 있잖아.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기획이 대단해서 잘 됐다는 잘 모르겠어. 그냥 성실하게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서 성공했다고 생각해. 같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람들이 워낙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어.
그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온 사람들이었죠. 창호, 해준, 세미 전부.
이 분야에 은근히 성실함이 없어.이 분야가 아니라 사람이 그래.세상사가 그렇긴 한데, 성실하게 던지는 게 많다 보니 운이 좋게 몇 개 걸린 거지.
결국 형한테는 여전히 나가서 웃겼을 때가 원동력이네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든 카메라 앞이든.
그렇지. 그건 변함없어.역시 ‘웃기고 싶어’가 있어야 코미디언을 할 수 있는 거겠지?마치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간 것마냥 ‘웃겨야 되는 본능은 이제 안 느껴지구요’ 이런 건 말이 안 되는 거 같아.
웃겼을 때의 그 도파민, 쾌감이 무조건 제 1 원동력일 수밖에 없다?
그건 마약이야. 가수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노래하고 박수 받는 거랑 똑같아. 대가수가 된 조용필 선생님이나 다른 분들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위에서 박수 받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뭐 그냥 늘 하는 거니까 괜찮고요. 이제 부동산이나 이런 거에 관심이 더…’ 이런 사람이 어딨어(웃음). ‘전 이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웃기는 거보다 기획이 더 재밌어요’ 이런 사람은 코미디언으로서 순수함을 잃은 거지.
코미디언이라면 그런 본능을 잃을 수가 없다. 누구한테 질문하든 똑같겠네 이건.
그런데 촬영하면서 재밌는 거랑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웃기는 거는 달라. 촬영하면서는 재미없을 수 있어. 댓글 보면서도 재미없을 수 있어. 댓글 달려서 읽으면 작은 도파민이 오는 정도? 근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의 코미디는, 약간 첫사랑을 다시 하는 기분이야. 첫사랑한테 고백해서 성공한 느낌.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을 해서 성공을 했어. 그러면 밤에 자기 전에 고백했던 그 순간을 계속 생각하잖아. 그런 느낌이야.
웃겼던 순간이 정말 너무 좋구나.
공연을 했는데 그게 내가 생각한 만큼 잘 됐다? ‘와 그때 어떻게 그렇게 했지’ 생각하면서 녹화한 거 다시 보고 싶고… 어린 아이가 되는 거야. 자기가 잘했던 상황 다시 보는 거 되게 유치하잖아. 근데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다시 보고 싶다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 기분은 스탠드업 처음 시작했을 때랑 비교해도 똑같아요?
똑같아. 사실 요즘 스탠드업을 못 하고 있잖아. 그러다 지난번에 ‘너드학개론’ 공연했을 때, 빵빵 터지고 막 웃기는 거까진 아니었긴 했거든? 그래도 내가 생각하고 원했던 코미디를 했을 때 기분이 되게 좋았어. 살아있구나. 내가 코미디언으로서 뭔가 하고 있구나. 아무리 유튜브 해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못 따라가.무조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위에는 다시 설 거야.
경력이 오래 되거나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순수함을 잃게 되는 건 겁이 많아져서 같아. 잃을 것도 많아지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안 서다 보면 그렇게 되는 거 같아. 계속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섰으면 자신감이 유지됐을 텐데, 안 했으니까. 돈이 안 돼서 안하는 것도 있겠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맛을 계속 본다면 순수함을 잃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최근에 스탠드업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올라간 게 언제였죠? 24년 초였나?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생겼을 때. 내가 제안해서 피식대학 셋이 같이 ‘Late Night’쇼도 하고 그랬는데.
(현재는 '서울코미디클럽'과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 간간이 공연에 오르는 재형을 볼 수 있다)
맨날 코미디로 돈 벌어야 된다고 얘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안 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여도 올라가겠다는 마음은 계속 남아 있네요.
솔직히 말해서 제일 좋은 건 코미디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서서 돈을 버는 거야. 지금 코미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서면 팬서비스인 것처럼 공연을 하게 되는 슬픈 현실이지만(웃픈 웃음).
*3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