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사람들: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인터뷰(1)
필자와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동갑이다.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같이 나이 먹어가는 30대 중반의 입장에서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라는 사람을 제대로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애초에 대중 앞에 잘 나서는 타입이 아닐 뿐더러, 콘텐츠에서도 본인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 앞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밖에 나가기 보다 방 안에 있기를 좋아하는 성향이라 그런 면도 있다.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장삐쭈라는 사람, 장삐쭈라는 크리에이터, 장삐쭈라는 코미디언을 잘 모를 것이다. 3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장삐쭈 채널을 잠시 멈추고, <사우스 코리안 파크(이하 사코팍)라는 새로운 IP를 시작한지도 벌써 3년 째가 되었다. 1년 만에 구독자 150만 명을 달성했고, 이제는 <사코팍의 아버지로서 살아가고 싶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삐쭈라는 사람보다 그가 만드는 콘텐츠의 단면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새 유튜브에서 더빙하기라는 한우물만 판지 10년 차가 된 장삐쭈. 설연휴였지만 작업실에서 일하고 있던 그를 만나러 ‘스튜디오 장삐쭈’의 작업 공간으로 향했다. 밤늦게까지도 나머지 작업을 하고 있는 애니메이터들과 제작진들이 있었고, 장삐쭈는 본인의 녹음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녹음실 문을 열며)아, 지금도 작업 중이에요?
아뇨, 롤 중.아?
인터뷰를 기다리면서 롤을 하고 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당연히작업실은 평소에 일터지만, 스튜디오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식구들이 언제든 놀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다. 잠시 밖에서 스튜디오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게임을 끝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이겼냐고 물으니 본인은 원딜로 잘했는데 팀원이 게임을 던진 탓에 아쉽게도(?) 패배했다고 했다.
이번주 일정이 빡빡했던데요? 인터뷰 직전에도 영상 하나 업로드했잖아요.(*인터뷰 당시, 일주일 동안 <사코팍 채널에 콘텐츠를 3개나 올렸다)
그렇죠. 꼭 이번 연휴동안 업로드했어야 됐던 것들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지금도 업로드하고 롤 한 판 돌리면서 한숨 돌리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나도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나는 코미디언 쪽이 아니라 작가라고 생각하거든요? 장삐쭈한테 인터뷰를 하자고 한 이유가 궁금해요.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코미디 작가하던 사람이코미디언되는 일이 엄청 흔하잖아요. 애초에 코난 오브라이언도 <SNL 작가에서 시작했었고, 루이 CK도 코미디 작가하다가 스탠드업도 하고 시트콤도 하게 됐었고.
나를 넓은 개념으로 바라봤구나.코미디언이라는 타이틀과 직업의 경계를 나누는 경향이 있어 왔으니까, 코미디언의 개념을 확장해서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조금 급진적일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삐쭈 님이 이 경계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계속 해왔어요. ‘이 사람 정도면 코미디언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아?’ 하는 나만의 의문.그렇게 생각하면 되게 좋은 포지션이네요.
어쨌건 삐쭈 님도 코미디만 해왔잖아요. 유튜브를 시작한 게 2016년이었어요. 올해가 벌써 10년 차더라구요. 저도 초창기 구독자인데 벌써 10년이라니! 세월이 체감돼요?
개인적으로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다른 직업군 종사하시는 분들이 ‘올해 10년 차 뭐하는 누구입니다’하면 ‘이 바닥에서 많이 일했구나’하는 베테랑의 이미지와 레거시가 쌓이거든요. 그런데 아직 장삐쭈라는 창작가에 대한 평가는 좀 산재되어있어요. 아직도 병맛 더빙하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때가 좋았는데’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한번 유명해지고 나면 계속 그 이미지로 기억하니까.그쵸. 그런데 이제 롱폼 20분짜리 영상 만드는 건 정말 일도 아니게 됐고, 40분짜리 드라마도 만들어봤거든요. 이제 1시간 넘는 장편도 만들어보고 싶은데, 유튜브에서는 계속 3분짜리 단편을 올리고 있다 보니… 머물러 있다고 느껴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만큼 평가가 따라오지 않는 느낌?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장점이자 한계점이라고도 느껴져요. 콘텐츠라는 게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 경계선에 있어야 대중들에게 뻗어나갈 수 있다고 보는데요. 삐쭈 님은 지금까지 그렇게 해온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코팍을 시작하면서 완전 온라인 쪽으로 넘어갔다고 느꼈거든요? 사람들이 ‘음지 콘텐츠’라고 부르기도 하잖아요. 이런 지점을 타파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그래서 시도한 게 팝업 스토어예요. 사코팍 캐릭터들을 세상에 나오게끔 하고 싶었어요(*2025년 2월 7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홍대에서 <사코팍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팝업스토어는절찬리에 마무리됐다).
‘빵빵이의 일상’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잖아요. 팝업으로 대중들이 빵빵이 캐릭터를 더 많이 알게 됐던 그런 효과를 기대하는 거죠?
맞아요. 이거랑 같이 얘기나왔던 게 극장판이에요. 제안이 왔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아서 첫 제안은 거절하고 좀 더 내부적으로 준비중이긴 해요. 훗날에는 꼭 하고 싶긴 해요. 극장에 걸리면 ‘이거 숨어서 보는 거 아니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나 봐’라는 생각으로 인식이 바뀔 거 같아요.
반면에 원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도 직접 참여했던 ENA <신병 드라마는 오프라인의 영역에 가까웠죠. 어떻게 다르다고 느꼈어요?
드라마 할 때 완전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유튜브에서 <신병 아무리 조회수 1천 만 회 나오고 해도 아무도 연락이 안 왔거든요? 근데 드라마 런칭하고 중대박 정도 나니까 잘 봤다고 현실에서 반응이 오더라고요. 신기했죠. 그 주변도르(*축구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발롱도르 앞에 단어를 붙이는 밈. 별 것 아닌 것을 치켜세울 때 많이 사용한다)? 인터넷 반응하고 현실 반응이 이렇게나 다르구나. 하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건 <사코팍이에요. 제가 <사코팍 전환하겠다고 장삐쭈 유튜브 채널에 올렸던 글 있었잖아요. 전부 진짜 진심이에요.
처음 <사코팍을 시작할 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본인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채널을 운영했다. 그리고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채널의 무기한 휴식을 선언하며라는 장문의 정체 공개(?) 글을 올렸다. <사우스 코리안 파크를 만든 사람이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신이고, 앞으로는 <사코팍에 올인하겠다는 입장 표명의 글이었다.‘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채널의 7년 간의 여정을 마치고, 새로운 반환점을 맞는 순간이었다.
얘기하는 도중 주문했던 치킨이 도착했다. 오후 9시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느라 저녁 먹을 시간도 없었기에, 간단히 순살 치킨을 먹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식사를 하며 좀 더 편안하게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치 사무실에 놀러가서 수다를 떠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한국 나이로 우리가 딱 30대의 정가운데에 서있잖아요. 변한 건 없어요?
요즘 아주 큰 변화가 있어요. 내가 근본이 인터넷 커뮤니티잖아요. 정확히는 ‘웃긴대학’. ‘웃대’예요 ‘웃대’.
안 그래도 그거 물어보려고 했어요. 인터뷰 준비하다가 삐쭈 님이 ‘웃대’에 유튜브 1주년 소감문 올린 것까지 보고 왔어요.정말요?(웃음) 근본이 ‘웃대’다 보니까, 커뮤니티 반응에 신경을 많이 써요. 커뮤니티에서 뭐라고 하는지에 도파민 수치가 맞춰져 있어요. 예를 들어서, 코미디에 단계가 있어요. 1단계, 2단계부터 3단계, 그 다음 높은 단계의 코미디가 있죠. 근데 커뮤니티에서는 1단계나 1.5단계에서 안 웃어요. 왜냐면 그들의 시선으로 1단계의 코미디는 인싸들이 하는 너무 약한 드립이고, 기본적으로 이미 다 통용되는 재미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 콘텐츠를 만들 때 낮은 단계의 드립은 ‘그냥 흐름으로 써. 이걸로 웃기는 거 하지 마’하고 넘어가게 돼요. 2단계, 3단계, 그 이상만 넣으려고 하는 거예요. 진짜 센 거, 진짜 창의적인 드립, 결국 커뮤니티에서 웃기는 드립만 넣으려고 하는 습성이 강해진 거죠. 그런데 최근에 어느 순간 확 느껴졌어요. 커뮤니티가 뒷방 노인네 포지션이 돼버린 거야. 아, 그쵸.느꼈어요?엄청나게.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드립들 공중파랑 유튜브에서 다 퍼가고 트렌디했단 말이죠.<급식생(*SNL Korea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콜라보했던 콘텐츠)도 그런 기류의 일종이었죠.그랬는데 급격하게 한 2년 전 쯤부터이려나.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같은 거대 플랫폼이 모두를 아우르다 보니까, 커뮤니티의 입지가 조금 촌스러워져버렸달까?
커뮤니티하던 사람들이 다 늙었죠. 우리 또래만 남았으니까.
우리 또래가 늙었으니까(웃음).
유튜브는 심지어 인싸들이랑 아싸들이 모두 모이는 플랫폼이 되었죠.
10대들은 틱톡으로 가고, 20대들은 인스타로 가고, 이제 그 윗 세대들이 커뮤니티로 응집해가지고 있는데, 좀 보기가 안 좋더라고요. 교복 입은 애들이 틱톡에서 유행하는 챌린지 같은 거 하고 있으면 퍼가서 욕해. 그러면서 원초적이거나 말초적인 게시물들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이런 모습이 너무 싫더라고요. 새로운 문화는 무조건 배척하는 이런 행태가, 어우…
우리가 다 인터넷 망령들인데, 콘텐츠 쪽에서 일하다 보니까 변화에 보수적인 모습들은 보기 싫어지죠.
그런 커뮤니티에 동화되지가 못하고 변해가면서 내 안에 있던 뿌리가 조금씩 뜯어져 나간다고 느껴졌어요. 왜냐면 나는 프라이드가 있었거든. ‘나는 커뮤니티에 되게 빠삭한 사람이다. 나는 인터넷 사람이다. 지금까지 있던 모든 인터넷의 레거시와 역사를 꿰뚫고 있는 산증인이다’라는 프라이드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의미가 점점 없어지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이 득세를 하는 것에 관심을 좀 가져보니 겁이 확 나는 거예요. 이거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
10년 하면서 제일 크게 변한 거는 ‘인터넷 망령으로서의 프라이드’?
진짜 크게 바뀌었어요. 지금의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일선에서 바로 평가를 받는 사람이 됐잖아요. 이전까지는 항상 평가와 하입이 붙어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커뮤니티에서 ‘장삐쭈 신작 개웃겨 ㅋㅋㅋ’이러면 세상을 다 가진 거 같았는데, 이제는 달라요. 평가와 반응을 떨어뜨려놓기 시작했어요.진짜 엄청난 변화네요.댓글도 몇 개 보고 말아요. 예전에는 안 좋은 댓글들을 본 자극을 연료로 삼았어요. 뇌에 막 자극이 오고 감정이 일어나니까 중독적이기도 하거든요. 근데 이제는 볼 수 있는 패턴을 다 봤기 때문에(웃음), 더 이상 호기심이 생기질 않아요. 창의적인 댓글이 웬만하면 없어.악플도 발상이 다양해야 재밌는데, 그 다양한 악플도 끝났다.‘이제 안 볼래’가 아니라 안 궁금해요.
최근 <사코팍 콘텐츠를 보면서 느낀 게 ‘이제 그들만의 서사를 만들려고 하는 구나’였어요. 중간에 ‘미영이’ 편부터 무드가 확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왜 그랬는지 느껴지네요.
맞아요. 변화가 있기 시작하면서 ‘사코팍’만의 길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던 거 같아요. 결국 제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하는 게 리얼한 대화를 만드는 거거든요. 이건 대한민국에서 제가 독보적 1등이라고 봐요. 사실 <응답하라 시리즈 만든 작가분도 이런 리얼리티 살리는 부분에서 정말 리스펙하고, 그분도 말맛 맛깔나게 쓰시긴 해요. 아무튼 저한테 리얼한 대화 만드는 거에 강점이 있는데, 미영이 투입하면서 ‘사코팍’에 이식이 잘 된 거죠. 원래 <사우스 파크가 가지고 있는 터프하고 거친 대사도 있으면서, 동시에 섬세하고 쫀쫀한 인간들의 대화를 공존시키고 싶었어요. 그러면 너무 멋진 작품이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장온라인 카지노 게임라는 사람의 근간이 조금씩 변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군요.
<머니볼이라는 영화 알아요? 거기서 감독이 라디오 틀어 놓고 운동하잖아요. 감독이 아니지, 그 누구지?단장. 빌리 빈 단장.어어, 그 운동하던 단장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라디오에서 졸라 비난하잖아요. 해설도 팀이랑 선수들한테 독설을 퍼붓고, 단장을 계속 저격하고 그래요. 근데 단장은 그냥 묵묵히 듣고 그냥 제 갈길 가거든요. 그 장면을 보면서 ‘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생각했죠.
영화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빌리 빈’은 기성 야구계가 반발할 정도로 새로운 방식으로 팀을 운영한다. 각종 비난과 폄하를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걷는 주인공을 비추는 장면이 영화 내내 등장한다.
어느날 영화 속 단장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이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저 만들기만 할 뿐, 하입과 반응에 목매지 않는 상태가 드디어 10년 차에 찾아왔구나 싶었어요. 저에게는 되게 고무적인 거였죠.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