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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애 Dec 11. 2024

니는 누고

말 문 터진 물건 20

서로 입을 다물고버티기를 하듯 서있다가성질 급한 장구채가 먼저 입을열었다.

"니는 누고?"(너는 누구니? 의 경상도 사투리)

한참을 기다려도 대답이 없자 답답한 장구채가 말을 쏟아냈다.

"대답하고 싶지 않나 본데 그럼뭐 나부터 말하지. 알겠지만 난 장구채야-시골 살 때는매일 대가리가 얼얼할 정도로 장구를 쳤는데 아파트로 오고부터는 이 구석에 처박혀서 그냥 차렷하고 입 다물고 가만히 서 있는 게 내 일이야.서랍 속에 처박아 두거나 버리지 않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겠지?그나마 빛이라도 드는 곳에 뒀잖아. 아, 내 짝꿍 장구는 덩치가 크다고 둘데가 없다고 여기 저기 다니다가죽이 찢어 졌는데 어디 있을까? 버렸겠지?"

한 박자 쉬는가 했더니 바로 잰 자진모리장단으로 다다다 물어 온다.

"야 그런데 니는 이름이 뭐고? 왜 대답을 안 해? 도대체 뭐 하는 물건인지 예쁘게 생긴 애가 허구한 날 이 구석에 장승처럼 서있는 게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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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란히 서있는 이유가길쭉해서인 거알지?" 생각보다 똑똑한 목소리 였다.

" 어? 말할 줄 아네! 근데 누가 봐도 우리 둘 다 길쭉한 거 다 안다고!! 내가 궁금한건도대체너의 이름이 뭐냐고 ? 니가누구 냐고?"장구채가 다그치자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야- "조금 망설이다대답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너처럼 예쁜 애가 또 무슨 방망이야.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세탁기가 하는데 방망이가 왜 필요해? "

"세탁기가 없던 옛날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터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두드려서 때를 빠지게 하던방망이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방망이로 두드려서 빤다고? 이야 놀랍다."

"가만가만, 생각해 보니 아주 어릴 때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근데 넌 막 때리고그러기엔 너무 이쁘잖아"

"보통은간단하게 만들지. 내가조금은 특별하게 만들어지긴 했어."


벙어리 같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가 놀랍게도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살던 곳은 아주 깊고 깊은 산중 마을이라 산으로 일을 하러 나가면 이산에서저산으로 서로 아름다운 노래로 신호를 보내며 사는 곳이었어. 남편들은튼튼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를 만들어 아내에게 주었지. 나를 만든 사람은 꼼꼼하고 섬세한 사람이었어.아내가 예쁜 아기를 가지게 된 거야. 방망이를매끈하게 다듬어 놓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기를 생각하며 매화꽃가지를 새겼지. 방망이가 완성되었을 즘 온산이 초록 숲으로 우거졌고 남편과 아내는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행복했지.

하지만 운명은 늘 그렇지. 아내가 밭에 나갔다가 그만 뱀에게 물리고 말았어. 계곡을 건너위급하고 슬픈 노래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어. 달려간 남편이 살려 보려 애썼지만 결국 아내와 아기를잃었어.남편은 더 이상 그 마을에 살 수가 없어 떠나버렸고아내와 아기가 생각 나는 나를 버린 건 당연하지. 마을에서 나를 쓰려는 사람도 없어서나를 시장에다 내다 팔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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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기복이 심한 장구채는곧 울음이 터질 듯했다.

"그렇게 여기 오게 된 거야? 너무 슬프다. 그래서 가만히, 그냥 가만히 있는 거였구나. 훌쩍."

"아기 똥기저귀를 부드럽게 두드리면꽃향기가 배일지도 모른다고 좋아했었는데."

체념한 듯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넌 완전 새것이네- 아무도 너를 들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응 그래서 니 이름은? 하고 물으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라고 할지 장식품이라 할지 고민이 돼.한 번이라도힘껏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두들겨보고 싶어. 그러고 나면 자신 있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야, 야야, 꿈깨라. 요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는 장구채보다 더 안 쓰거든 - 시골에도 다 세탁기를 쓰잖아. 더구나 지금 우린 아파트에 사는데 어디에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놓고 두드리겠냐.말도 안 돼"

마구 말하고 보니 미안한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 눈치를 보더니


"하긴 나도 언젠가는 장구를 신나게 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긴 해. 장구는 없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하거든,너도 희망을 잃지 마 누군가 '예쁜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네 - 그럼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한번 해볼까?' 하고 너를 들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할지도 모르잖아."

"글쎄?그런 일이 있을까?여기 이렇게 서 있는 게 10년째인데?장구는 악기니까 없어지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나는이미 지금은 사라진 물건이야.어쩌다 살아남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한번 못해본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로 서 있는 게 스스로 좀 그렇다는거지.다알면서말해 본거야. 그냥 희망사항. "


"그래도 너랑 내가 길쭉한 한 바람에 구석탱이거나 말거나 같이 살아 있잖아. 속상하지만 살아있는게 중요하지. 앞으로도 계속 버티어 보자."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100살은 넘은 듯한 늙은 장식장이 말했다.

"내게 기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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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해하지 마라.나는 젊을 땐장식장으로도 쓰였다가 주인이 이사 가며 창고에 처박혀도 있었다가 다시 찻장으로도 쓰였다가 버려져 땔감이 될 뻔한 적도 있단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 이제 늙어삐그덕 거리는 서랍과 갈라진 등으로 버티지만 여전히 나는 멋진 장식장이라고 생각하고 산단다."


"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한 번도 못해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지. 그것도 아름다운 꽃가지가 새겨진 특별하고 예쁜방망이. 날씬한 손잡이와몸의 균형이 조화로운 세상에 하나뿐인 방망이지. 당당하게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야 라고 하렴.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를 세상이 기억할 수 있도록. "


할아버지의 말이 끝나자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망이가 허리를 꼿꼿이 세워 선다. 등에 새겨진 꽃잎도 활짝 펴진다.장구채도 덩달아 허리 펴고 고개를 든다.


뒷베란다에서 세탁기가 잘난척 철퍼덕 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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