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면이 찾아왔다. 어떻게 되찾은 고요한 밤이었는데 반년이 채 되지 않아 나의 새벽은 다시 요란해졌다. 이불을 헝클어 하루를 그만 끝내고 싶은 심정을 절절히 호소해 보지만, 내 하루는 좀처럼 나를 봐주지 않는다. 내 하루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내 생각은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물음표’, 내 새벽은 물음표와 함께 오랫동안 깊어간다.
‘-이란 무엇일까?’ ‘대체 언제쯤 이런 날이 올까?’ ‘이건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걸까?’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게 맞는 걸까?’ ‘왜’ ‘왜?’ ‘왜?!’ 마침표를 찍지 않는 나의 새벽은 끝나지 않고, 끝나지 않는 나의 어제는 그렇게 오늘이 되도록 달린다. 내 안을 가득 메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은 내 인생을 위하는 척 나를 괴롭힌다. 좋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해답과도 같은 힘을 지녔다고들 하고, 좋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고들 하지만, 사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고 싶지 않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그만 그치고 싶다. 내 안을 가득 메운 물음표에 나는 지쳤다. 좋은 해답을 찾고 싶었던 마음도 보이지 않는 끝에 굴복한 지 오래고, 좋은 인생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도 피곤함에 맥을 못 춘 지 오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함께 깊어가는 새벽은 외롭다. 모두가 자고 있는 새벽에 홀로 깨어 있기에 외롭다. 아니, 모두가 자고 있는 삶에 홀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기 때문에 외롭다. 긴 새벽, 외로움에 사무쳐 간절히 잠을 청하지만 나는 잘 수 없다. 남들처럼 자고 싶어도, 고이 눈붙이고 콧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내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나를 재우지 않는다. “깨어 있어.” “자면 안 돼” “저렇게 그냥 눈 감으면 안 돼” “살아야 해” 나는 무엇과 투쟁하고 있는 것일까. 이 깊은 밤은 언제 끝날까. 이 싸움의 끝은 어디일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끝에 닿을 순 있는 걸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끝나면 정말 눈을 감을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속에 머물러 긴 새벽을 이리저리 뒤척이다 끝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 쓴다. “그래, 나는 깨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