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사이트북 내가 찾은 좋은 글귀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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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혜 Feb 18. 2025

이규보 - 詠井中月

詠井中月 우물 속의 달


山僧貪月色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물과 함께 한 병 속에 긷고 있네

到寺方應覺절에 가서 바야흐로 응당 깨달으리

甁傾月亦空병을 기울면 달도 또한 없음을



우물 속에 비친 달빛이 예뻐 물과 함께 병 속에 고이 담아 가지고 온들,병 기울여 물을 쏟으면 달빛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이다.


감히 스님에게 '탐하다'는 시어를 던지며 도발했는데, 그 탐내는 것마저 '달빛'이라는 낭만으로 연결된다.


고작 달빛만을 탐했을 뿐인데 그것마저 사라지고 만다. 스님의 작은 욕심에 빗대어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말하며, 헛되이 사라질 것에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이어진다.


20자의 한자를 뽑아 규격에 맞게 올리면서도 이리도 재치 있게, 이리도 깊은 뜻을 담아내다니...

남용익이 '우리나라 오언절구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 칭함에 수긍이 다.


앞으로도,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시와 술을 사랑했던고려 아재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글들을 하나씩 꺼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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