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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하 Jan 11. 2025

라우렌치아나를 닮은 카지노 게임, 소전서림

을사년 새해가 밝은 후 첫 일요일 오후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방문한 곳이 있습니다.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모두가 가보지 못한 곳이라 신년탐방이라는 다소 거창한 타이틀 하에 의기투합하여 그곳을 구경삼아 찾아간 것입니다. 물론 만남은 기쁜 일이니 그곳에 가서 차담도 나누자며 겸사겸사 일정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한강 이남의 맑은 물가에 위치한 숲입니다. 그런데 물가에 위치한 그 숲이 좀 특이합니다. 나무로 우거진 숲이 아니라 하얀 벽돌로 둘러싸인 숲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하얀 벽돌이 안쪽에 싸고 있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책입니다.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을 찾아간 것입니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淸潭洞)에 위치한 '소전서림(素磚書林)'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카지노 게임이 있었군요. 소전서림은 이름만큼이나 특이한 카지노 게임입니다. 일단 그곳은 사설 카지노 게임입니다. 민간인이 운영하는 카지노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기업인 출신이 설립한 소전문화재단이 세운 카지노 게임입니다. 그런데 공짜가 아닌 유료입니다. 입장료가 있는 카지노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엔 주민들을 위해 지자체들이 세운 무료 카지노 게임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 카지노 게임들은 어디를 가든 시설도 매우 훌륭하고 책도 많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용자가 독서를 원하는 책이 있어 신청만 하면 그 책은 수일 내에 신청자의 손에 전달이 됩니다. 물론 대출은 기본입니다. 선진국 지수에 독서 아닌 카지노 게임 지표가 있다면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소전서림은 이런 공급 환경에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유료 카지노 게임이 위치한 강남구에만도 번듯한 21개의 구립 카지노 게임이 있는데 말입니다. 서울시나 교육청이 운영하거나 주민센터에 있는 작은 카지노 게임은 별개입니다.


카지노 게임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 소전서림 카지노 게임


사실 유료이든 무료이든 그것을 제가 걱정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사설 카지노 게임이기에 설립자의 취지에 맞춰 정책으로 반영이 된 것이고, 그렇게 결정했을 때에는 그에 준하는 카지노 게임의 운영 철학이 작동되고 그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할 자신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일행이 방문했던 그날 오후 카페를 겸한 소전서림의 1층과 순수 카지노 게임인 지하에서 빈자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사설 유료 카지노 게임이 2020년 2월에 세워졌다 하니 다음 달이면 만 5년을 채우게 됩니다. 코로나의 긴 터널까지 통과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대단해 보였습니다. 물론 그 기간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집객이 어려웠던 시기이니 언급한 운영 철학의 힘으로 그 카지노 게임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버텨왔을 것입니다.


하얀 벽돌 안쪽 면을 서가의 책으로 채운 실내는 고급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아름다운 외부 건축물에 걸맞게 독서하는 공간을 채운 서가와 책상, 의자가 그랬고 내려쬐는 조명 또한 그랬습니다. 독서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래 이 카지노 게임 건물의 용도는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갤러리였다고 합니다. 소전서림 설립자는 그 갤러리 벽 공간에 그림을 전시하듯이 책을 꽂았고, 내부 공간엔 조소나 설치 예술품과도 같은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습니다. 그 벽의 책장엔 3만여 권의 책이 꽂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책들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술 작품을 전시하듯이 고른 책이기에 컬렉션에 많은 공을 들인 것입니다. 기준은 오래도록 읽히는 책입니다. 문학과 예술이 7대 2 정도로 인문학 카지노 게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고전이 많이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 초기 문학사를 빛낸 책들도 있습니다. 글쎄요 어쩌면 소전서림 서고 깊숙한 어딘가엔 수 세기를 건너온 고전 희귀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카지노 게임북토크 등 다용도실로도 사용되고 있는 소전서림 내 예담


그곳을 투어하면서 피렌체의 한 가문이 떠올랐습니다. 그 도시의 간판이라 할 메디치입니다. 양모업으로 시작해 로마 교황청의 주거래 은행이 되며 금융업이 주업이 된 가문입니다. 15세기 초 가문의 시조 격인 조반니 메디치를 시작으로 대를 이어 늘어나는 자산을 바탕으로 피렌체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체에 힘을 불려 나간 그들이었습니다. 주지하듯이 그 힘을 바탕으로 메디치는 서양사에서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르네상스를 일으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브루넬레스키, 기베르티, 도나텔로,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다빈치 등 르네상스 예술의 대가들을 그의 집에서 직접 양성하거나 후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메디치 가문은 카지노 게임 역사에도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 카지노 게임은 국부라 불리는 조반니의 아들 코시모에서 시작해 그의 손자인 위대한 자 로렌초를 거쳐 그의 양자이자 조카인 교황 클레멘스 7세에 와서 완성이 되었습니다. 클레멘스 7세는 '파치가의 음모' 사건 때 암살당한 로렌초의 동생 줄리아노의 사생아 줄리오입니다. 로렌초는 동생을 끔찍이 사랑해 그의 아들인 줄리오를 거두어 양자로 삼고 본인의 친자인 교황 레오 10세에 이어 그도 교황으로 키웠습니다. 두 아들이 모두 교황이 된 것입니다. 아니 로렌초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가히 메디치의 위세를 실감하는 시대였습니다. 그 클레멘스 7세가 1523년에 설립에 나선 가문의 카지노 게임이 바로 이 글 제목에 보이는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Laurentian Library)'입니다. 최종 개관은 1571년에 했습니다.


카지노 게임아름답고 품격 있는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 (출처, 홈페이지)


코시모와 로렌초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이집트, 동방, 그리고 중세 세계의 필사본과 인쇄본에 관심이 많아 이를 수집하고 보급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당시 메디치의 힘은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정복으로 이교도의 도시가 된 콘스탄티노플까지 뻗쳐 그곳에 지점을 둘 정도로 유럽 전체에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이런 선대의 100년에 걸친 컬렉션이 클레멘스 7세에 이르러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에 모두 집합한 것입니다. 고대와 중세 인문학의 서고가 된 라우렌치아나입니다.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이 위치한 산 로렌초 성당은 메디치 가문의 가족 성당이고 묘지입니다. 본래 피렌체 주교 좌 성당이었던 것을 1대 메디치인 조반니 메디치가 1419년 리뉴얼하여 그들 가문의 본당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성당의 2층에 이 카지노 게임이 있습니다. 특히 이 카지노 게임은 미켈란젤로가 건축을 담당해 더 의미가 있습니다. 그 역시 어린 시절 로렌초 메디치의 눈에 들어 양아들 대우를 받으며 그 가문에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은 그를 키워준 메디치에게 보은을 하듯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3살 차이로 비슷한 또래인 건립자 클레멘스 7세(1478~1534)와 미켈란젤로(1475~1564)는 함께 자랐을 것입니다.


메디치 가문의 본당인 산 로렌초 성당 정원. 2층이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 (출처, 홈페이지)


교황 클레멘스 7세는 마키아벨리의 명저 <군주론을 세상에 알리고 그로 하여금 <피렌체사까지 저술하게 할 정도로 책과 학문에 조예가 깊었습니다. 특히 <군주론은 실각한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외곽 움막에 기거하며 와신상담하며 복권을 노리고 써서 위의 위대한 자 로렌초의 손자인 동명의 로렌초 메디치에게 헌정한 책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것을 클레멘스 7세가 알아보고 출판을 도운 것입니다. 그러니 클레멘스 7세가 없었다면 세기를 초월한 명저 <군주론은 세상에 못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고전을 알아보는 눈이 있던 클레멘스 7세였기에 카지노 게임에 대한 그의 열정도 쉽게 유추가 될 것입니다. 메디치 가문은 이 귀하고 아름다운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을 피렌체의 일반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을 했습니다. 공공 카지노 게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 역시 관광지가 되면서 유료로 입장객을 맞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4유로로 책정이 되어 있네요.


제가 청담동의 소전서림을 둘러보며 역사성이나 사이즈는 다르지만 피렌체의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을 떠올린 것은 보듯이 무언가 유사성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인문학 고전이 주가 되는 책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이라는 공통성에서 소전서림에 라우렌치아나가 덧씌워졌나 봅니다. 현재 소전서림은 일반인들이 와서 책만 읽는 공간만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갈수록 독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요즘 독서 부흥을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며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늘어나는 세태에 맞서서 종이책 독서를 고집하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신진 문학 작가들을 후원하고 양성하며 책도 출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내에 그런 작가들을 위한 집필 공간도 제공해주고 있는데 그들만을 위한 전용 레지던스를 강원도 홍천에 건축 중에 있다고 합니다. 청담의 소전서림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멋진 독서 공간이 홍천에 생기는 것입니다.


제가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을 떠올린 것은 공공이 아니라 한 개인이 이와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위에서 기업인 출신이라고 밝힌 소전서림의 설립자는 골프존의 창업주인 김원일 재단 이사장입니다. 그는 골프존의 성공을 바탕으로 사업에선 손을 떼고 명품과도 같은 이 카지노 게임을 개관했습니다. 부디 그가 세운 소전서림의 하얀 벽돌이 변색되지 않고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500년 가까이 이어오는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처럼 말입니다.


'어둠에서 밝음으로',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 입구 계단 (출처, 홈페이지)


소전서림으로 향한 것은 을사년을 시작하며 결행한 성공적인 신년탐방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일행 모두가 기존 카지노 게임과는 다른 책의 숲에서 독서의 은사를 받고 온 듯한 충만감을 느꼈으니까요. 1층 북카페에서 함께 한 정겨운 차담은 보너스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소전서림 본관인 지하 카지노 게임에서의 우리는 방해자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피렌체의 라우렌치아나 카지노 게임의 관광객처럼 우린 그곳을 투어만 했으니까요. 나름 조심조심 정숙 보행하며 조용히 카지노 게임을 둘러보았지만 책의 삼매경에 빠져있던 그날 그곳의 독서자들에겐 우리가 거슬렸을지 모릅니다. 지금도 그날 그들의 종이책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귀에 '스르락' 들리는 듯합니다. 아마도 다음에 소전서림을 또 가게 된다면 그땐 저도 그들처럼 진정한 독서자가 되어 그곳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소전서림 1층에 위치한 북카페


https://youtu.be/dD5EOOxVl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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