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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 May 12. 2022

카지노 쿠폰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카지노 쿠폰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 히 11:16


하늘나라가 본디의 고향이라는 말은 익히 들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이라면 생물학적으로 태어난 곳일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익숙하고 잘 아는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카지노 쿠폰은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노스텔지어 이상의 실체로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카지노 쿠폰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느껴본 경험이 있습니다. 석사과정을 밟을 때 별다른 이유 없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몇주고 몇달이고 계속 쫓기는 듯한 꿈을 꾸어서 하루는 자기 전 짧고 간절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요즘 계속 무서운 꿈을 꿔요. 아침마다 기분이 너무 안 좋아요. 제가 무의식 중에도 하나님을 찾게 해주세요." 그리고는 잠이 들었는데 다시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옆에서 생생하고 또렷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은아!"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주위를 둘러볼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이미 제가 잘 알고있는 목소리였거든요. 생전 처음 듣지만 가족보다 익숙한 목소리였습니다. 그 음성을 들으면 우리 사이에 종이 낱장 하나 가로막고 있지 않지만 동시에 아무런 집착도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날 "카지노 쿠폰"이 실제 카지노 쿠폰을 의미함을 깨달았습니다. 그곳은 우리가 처음 가보는 곳이지만 동시에 매우 익숙한 곳입니다. 그곳에 계시는 분은 생전 처음 뵙는 분이지만 동시에 가족보다 죽마고우보다 이미 더 편안하고 가까운 분입니다.


현실의 삶은 꿈이 되고 이후의 삶은 현실이 됩니다. 꿈속의 나그네길 걸으며 주님 주신 꼴을 사모할 때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는 다정한 그의 음성으로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게 될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그날 이후 다시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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