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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 Aug 28. 2024

[책서평] 헬로뷰티풀

사랑하는 모든 이가 지상에서 사라졌을 때 다시 읽게 될 것 같은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책을 덮고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에너지가 몸에서 다 빠져나간 느낌이다.


울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다 숨이 버거워졌다.

이렇게 머리가 아닌 마음을 다해 읽은 책이라니 참 오랜만이다.



**스포주의**



카지노 게임은 자신이 태어나고 얼마 후 죽은 어린 누나가 있었다. 어린 딸의 죽음으로 마음이 망가진 카지노 게임의 부모는 그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주지 못해다.


파다바노 가족의 네자매 중 첫째인 줄리아는 당차고 능력 있는 여인이지만 자신이 그린 모습으로 카지노 게임을 만들려다 결혼생활에 실패한다. (카지노 게임이 줄리아와 그의 딸 엘리스를 두고 떠났다) 둘째인 실비는 우울하고 상처받은 카지노 게임을 이해하며, 줄리아와 헤어지고 자살을 시도한 그를 구한다. 그러다 언니의 남편이었던 카지노 게임과 결혼한다. 이 때문에 줄리아와는 인연을 끊게 된다. 셋째인 에멀라인은 따뜻하고 온유한 레즈비언이고, 에멀라인의 쌍둥이인 막내세실리아는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어 화가로 살아간다. 이 집안의 정신적 지주였지만 경제적으로 무능했던 아버지 찰리는 세실리아가 딸 이지를 낳던 날 죽었고, 남편의 무능력으로 늘 불만이 많았던 엄마 로즈는 혼자 플로리다로 떠난다. 서로 얽혀있던 가족 일부가 흩어지고 각자의 삶은 이전과 다르게 흘러간다. 카지노 게임과 네 자매의 삶은 쉽지 않았고 (우리 모두의 삶도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 감정들이 아프고 경이롭게 카지노 게임에 묘사되어 있다.




이 카지노 게임이 다루는 한 남자와 네 자매 그리고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는 너무 뻔한 스토리일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쉽게 보게 되는 각 개인의 서사와 그들끼리 얽힌흔해 빠진 감정들에 관한 것(가족 사랑 믿음 연민 배신 거짓말 욕망 꿈 외로움 자기비판 이해 용서 같은) 들 말이다. 그러나 그 흔해 빠진 감정들 때문에 울고 불고 죽네 사네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삶이기에 이 카지노 게임에 여러 가지 감정이 두껍게 겹쳐지는지도 모르겠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책임감 있는 성인이 되어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주변인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평범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그 과정 속에 개별적 개인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건과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감내해야 하는 감정과 생각은 매우 버거운 일이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고 우리의 생각은 너무 다르다. 그래서 상처받고 무너지고 어쩌지 못해 도망간다. 그리고 다시 사랑하고 일으키고 일어난다.


그런 삶이 쌓여 인생이 된다.

카지노 게임의 무너짐과 카지노 게임의 일어섬은 한 끝 차이다.

그것은 너무 다르지만 너무 같다.


삶은 그렇다.

어렵다.



나는 내일로 이어지는 이런 두터운 감정과 삶이 늘 버겁다.

그래서 이 카지노 게임이 그렇게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앤나폴리타노

#복복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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