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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현태 6시간전

1부. 무료 카지노 게임, 그랬다고

2. 챙기긴 해야 하는데 다가가기에는 조심스러운 친구(1)



*2022년 6월 27일.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기회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게임과 유튜브를 보며 새벽까지 놀던 날, 대학교 선배 K한테 링크 하나가 왔다. 2022년 원주 독서 대전 100인의 작가 버스킹 신청 링크였다. 보다가 내가 생각났다는 말과 역량이 충분하니 한 번 해보라는 말을 덧붙였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래도 보다 보니 흥미가 생겨 신청서를 적기 시작했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에 관해 상당히 오랫동안 고민했다. 마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신선하다,’ ‘재밌다.’란 평을 받을 때였고, 마침 나도 장애가 있었고, 마침 그런 내용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독립 출판을 주제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은 제목을 지었다.

『장애인 학생에서 독립출판 작가까지』

*당시 블로그에 올린 후기 글 중 일부 발췌


김해외고의 시에 살고 시에 죽는 '폼생폼사(POEM生POEM死)'부터 한양대학교의 문학으로 하늘에 닿자는 '건달(乾達)'까지의 이야기를 뼈대로 독립 출판이란 살을 덧대었다. 그렇게 42페이지 분량의 강연 자료를 완성했고, 강연의 그날이 왔다. 다만 이건 조금 뒤의 이야기. 이건 자료에는 미처 담지 못했던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의 이야기다.


이런 말을 직접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정말 잘무료 카지노 게임. 초등학생 때는 수학, 과학의 영재반이었고 학교 대표로 도내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간 적도 있다.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는 과학수사대를, 2학년 때는 통역사를 꿈꿨었다. 3학년 때는 심리학에 재미가 붙어 심리상담사를 꿈꿨다. 이 모든 시간 동안, 내 몸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따돌림이나 괴롭힘 같은 것 하나 없이, 우리는 매일 즐거웠다. 진학 시기에도 고민하지 않았다. 영어를 좋아하니 외고에 가는 건 당연무료 카지노 게임.


면접 날이 기억난다. 뒷번호라서 대기 시간이 꽤 길었다. 앞에 앉은 친구에게 초콜릿도 받았고, 책상 서랍에서 선배의 응원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도 발견했다. 면접도 평이했다. “의사와 사고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해 보세요.”라는 질문에 잠깐 고민했지만, 손쉽게 대답했다. 면접은 주어진 시간보다 빨리 끝났다. 이후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시청각실로 향했다. 앞 차례의 사람들이 전부 모여 영화 히트맨을 보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사람까지 전부 끝나고, 초콜릿을 줬던 친구와 꼭 만나자는 말을 끝으로 헤어져 두 번은 만나지 못했다. 과학 분반 수업 도중, 입시가 끝난 참이라 수업은 안 했다, 합격 발표 시간이 되자마자 교실 컴퓨터에 이름과 번호를 넣었다. 의기양양하게 외고에 붙었다. 보기 좋게, 추락했다.


나는 학원, 인강, 예습 따위와는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영어 수업은 정말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했고, 수학은 수학의 정석과 블랙라벨로 수업했다. 문자 그대로 정신이 나갔다. 학교는 또 어찌나 큰지. 걸어 다니기도 벅찼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니 자연스레 경쟁에서 밀려났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챙기긴 해야 하는데 다가가기에는 조심스러운 친구. 1학년 말까지의 나는, 그런 사람으로 교실 구석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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