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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담 Jul 06. 2022

4년 차 농사일지 6화

초대하지 않은 손님

카지노 게임 추천을 여섯 줄 심었는데, 아직까지는 잘 자라고 있다. 내가 ‘아직까지는’이라고 말하는 것은, 수확철에 나타나는 초대하지 않은 손님 때문이다. 그 손님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 다 자란 것을 나보다 먼저 안다. 첫해는 길가 밭이고, 여기는 내 영역이오, 하는 경계를 표시하는 그 어떤 담이나 동물방지망도 설치하지 않아서, 지나가던 누군가가 손을 댔나, 짐작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달랑 한 줄을 심은 터라 억울하지도 않아 잘 살펴보지도 않았다. 마침 그날 밭에 고구마를 캐러 온 사람들에게 한 포기씩 뽑아 안겼더니 좋아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2022. 7. 카지노 게임 추천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다음 해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세 줄 정도 심었다. 그런데 첫해보다 피해가 심했다. 2년 차에는 고추밭에 고라니가 습격해 예초기로 베어낸 것처럼 고춧대를 끊어 먹어버리는 바람에 부랴부랴 동물방지망을 빙 둘러쳤기에, ‘누군가 일부러 작정하고 넘어오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줄기 위에 털썩 주저앉아 해코지하고 간 게 눈에 보였다. 사람 엉덩이가 앉았던 자리 같기도 한데, 사람이라면 카지노 게임 추천 줄기째 잡아당겨야 하는데, 줄기는 그대로 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줄기를 잡아당겼더니, “에게게, 이게 뭐야?”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줄기에 매달린 카지노 게임 추천 수가 적었다. 줄기를 놔두고 땅 밑을 공략한 것이다. 흩뿌려져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 겉껍질이며, 먹다가 뱉은 것 같은 으깨진 카지노 게임 추천들 하며, 아무래도 들짐승이 왔다 간 게 분명해 보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너구리가 먼저 수확하다


체리 할아버지가 오셨길래, 카지노 게임 추천밭에 누가 왔다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응, 그거 너구리 짓이야.”

“너구리요?”

“그래, 조금이라도 건지려면 얼른 수확해. 아마 오늘 밤 지나면 건질 게 없어. 그놈들이 알았으니, 결딴내려 올 거야.”

“아니, 지들이 뭐 한 게 있다고 결딴을 내려 와요?”

“그건 너구리 맘이지. 아무튼 빨리 뽑기나 해.”

“아직 더 키워야 하는데…….”

“그냥 캐. 그러다 남 좋은 일 시키지 말고.”

체리 할아버지가 주의를 주었음에도 설마 하룻밤 사이에 다 먹어치우기야 하겠나, 하는 마음으로 다음날로 카지노 게임 추천 수확을 미루고, 고추 따는 일을 했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체리 할아버지의 말이 맞았다. 그야말로 카지노 게임 추천 심은 이랑이 초토화되었다. 부랴부랴 수확하고 있는데, 체리 할아버지가 왔다.

“건질 게 별로 없지?”

“네, 그러네요.”

“그러게, 내가 어제 얼른 캐라고 했잖아.”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나 많이 먹을 줄 몰랐어요.”

“걔들은 떼로 몰려다녀. 그러니 하룻밤 새에 결딴이 나는 거지. 아무튼 남 좋은 일 시켰구만. 이것도 공부야, 공부, 허허허.”

결국 카지노 게임 추천은 1년 차 한 줄 농사보다 2년 차 세 줄 수확량이 더 적었다. 해서 여러 사람에게 나눠 줄 생각도 못했다. 우리 좀 먹고 씨앗용으로 좀 남기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3년 차인 작년에는 다섯 줄을 심었는데, 남편이, 너구리 밥이 될 텐데 많이 심는다고 하면서, 별로 먹지도 않으면서 왜 카지노 게임 추천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며 궁시렁대었다. 자기는 고구마를 좋아해서 고구마를 많이 심는 거지만,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왜 굳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심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남편 말을 듣고 보니, 맞는 말 같았다. 남편 눈치가 보여 끽소리도 못하고 혼자서 다섯 줄을 다 심었다. 마치 데려온 자식 눈칫밥 먹이는 꼴이었다.


2년 차 경험 때문에 너구리가 왔다갔다는 것을 안 순간, 고추 따는 일을 멈추고, 부랴부랴 수확했다. 문제는 수확량이 제법, 꽤 되었다는 것이다. 적으면 적어서 문제, 많으면 많아서 문제였다. 그때는 고추 따는 일 때문에 농막에서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어서, 누군가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을 나눠주기도 쉽지 않았다. 남편은 고추 따기에도 정신없는데, 팔지도 못할 카지노 게임 추천을 많이 심었다고 또 궁시렁대었다. 남편의 궁시렁대는 소리를 듣자니, 차라리

카지노 게임 추천 수확을너구리에게 양보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2021년 카지노 게임 추천 수확한 모습


밭 가까운 곳에 농산물 판매대가 있어서 음료수를 들고 찾아갔다. 혹시나 카지노 게임 추천을 팔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평소에 오고 가면서 보면 네다섯 분이 각자의 칸막이 앞에 앉아 계셨는데, 그날은 한 분만 나와 계셨다. 사정 이야기를 했다. 원래 좀 나눠 먹으려고 심었는데, 생각보다 수확량이 좀 나왔고, 지금 고추 따는 철이라 나눠 주려 갈 수도 없다, 싸게 넘길 테니 팔아 보시지 않겠느냐.

어르신이 그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그 판매대는 문중에서 만든 것으로, 여기는 왕씨 며느리 여섯 명이 장사하고 있으며, 각자 집에서 짓는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한 집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다. 어르신이 딱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기 집에서 지은 거라며 배 두 개를 기어이 내 손에 쥐여 주셨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는데, 뒤에서 혹시 로컬푸드면 모를까, 하는 소리가 들렸다. 로컬푸드 참여 농가 교육을 받고도 거기에 카지노 게임 추천을 출하할 생각을 못 했는데, 어르신의 말 한마디가 남편의 궁시렁대는 소리에서부터 나를 구제해 주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로컬푸드에 내놓기 무섭게 다 팔려나갔다.

“와, 풋카지노 게임 추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놀라워했다. 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풋카지노 게임 추천을 좋아하는 게 너구리만이 아니라서, 세상 사람의 입맛이 하나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을 심으며 남편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나보다 다섯 살 많은 친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언니가 반색하며 말했다.

“너, 기억 안 나니? 우리 할아버지 카지노 게임 추천 농사 엄청 지었잖아.”

“정말? 나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하긴, 그때 너는 아주 어렸으니까. 그래도 너 기억에 그 카지노 게임 추천 냄새가 남아있었나 보다. 그러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을 심겠다고 우겼지.”

정말 그랬나? 정말 그 냄새가 내 기억 저장소 어딘가에 머물러 있어서 남편이 반대하는 데도 카지노 게임 추천을 심겠다고 우겼던 것일까? 그렇다면 조부모님과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이어져 있었구나. 코끝이 찡했다. 추억은 냄새를 타고 온다고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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