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카지노 게임
이름 없는 존재는, 의미없는 카지노 게임 없다
친구랑 평상시에 흔하게 쓰지만 의미를 무심히 지나치는 카지노 게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매일 매일 쓰는 일주일의 카지노 게임들, 일월화수목금토요일이었다.
기독교에서는 일주일의 기준이 성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것저것을 다 만들고 7일째 쉬었다 하신다. 서둘러서 3일 만에 다 만드시고 4일째 쉬셨으면 일찍이 주 3일제가 되었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 로마 황제는 이 기독교의 7일에 태양계 다섯 별(수성, 금성, 목성, 화성, 토성)의 신과 태양, 달을 붙여 일주일의 날들을 명명해 자신의 달력를 선포했고 오늘날까지 전세계에서 쓰고 있다.
그리스로마시대에 어찌 행성들의 크기와 특성을 파악해서 제 각각의 별에 카지노 게임을 붙였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수성은 철이나 니켈 등의 무거운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태양에 가장 가까워 온도가 뜨겁다. 수성의 카지노 게임 신 머큐리가 영어로 수은인 탓은 그것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샛별이라 불리는 금성은 엄청나게 밝고 예뻐서 비너스로, 불처럼 뜨거운 화성은 전쟁의 신 마르스로, 엄청난 크기의 목성은 신들의 왕인 주피터로, 농부의 모자를 쓴 것 같은 토성은 새턴으로 불렸고 농사의 신이란다.
우리나라는 갑오경장 후 서양의 달력 체계를 도입했는데 서양이 쓴 다섯 별과 태양과 달을 음양오행으로 풀어 일월화수목금토로 붙였다 하는데 동서양의 조화가 감미롭다.
단순한 차용이 아닌, 해와 달은 양과 음, 서로 죽이는 상극과 서로 도윰이 되는 상생 관계에 있는 불, 물, 흙, 쇠, 나무의 오행을 우주의 섭리로 풀어냈다.
이렇듯 심오하게 명명된 의미들을 무심히 지나 치며 사는 것 같다.
아무 것 가진 것 없는 자라도 반드시 가진 것이 있다.바로 카지노 게임이다.
세상에 발견된 모든 광물과 생물, 별, 땅, 식물, 벌레, 나무, 물고기, 세균, 온갖 질병들,모든 사물 등등에 인간은빠짐없이 카지노 게임을 붙였다. 모든 카지노 게임에 의미와 이유가 설명 되었고, 심지어 꽃들에게는 카지노 게임과 더불어 절절한 꽃말까지 달아 주었다.
가끔 티비에서 어떻게 저런 카지노 게임을 지었나 싶을 정도의 우스꽝스러운 카지노 게임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 웃음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부모들이 나름의 염원을 담아 고민 끝에 지어진 카지노 게임일 것이다.
누군가의 카지노 게임을 보면, 그에게 투영된 바람이 보이기도 한다. 의미 없이 지어진 그 어떤 카지노 게임도 없을 것이다.
허투루 놀려 부르지 말아야겠다.
*표지 : 베르니니 조각상 아폴론과 다프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