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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보름 Feb 09. 2025

해 질 녘 어슴푸레한 경계에서

"오후야, 저녁이야?"

뉴질랜드는 아직도 써머타임<주1이 있는 나라이다.여름철에는 표준시간보다 한 시간 더 당겨지기에 원래는 7시에 해가 진다면 여름철에는 8시에 해가 지는 것이 된다. 그래서 해가 긴 여름에는 8시 30분에서 9시가 다되어서야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내가 사는 곳은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있는 북섬의 오클랜드라는 도시의 서쪽지역이다. 서쪽이기에 일몰 시간대에 해가 산맥 넘어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오래 주어진다. 그리고 그 시간 일몰광경을 보는 것은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기에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장엄한 어떤 우주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리고 이때 이미 달이 어스름하게 나와있어 아직 떠 있는 해로 인해 하얗게 보이는데 해가 넘어가며 조금씩 모습을 모습을 짙게 드러내는 달과 함께 공존하는 하늘을 수 있는데광경이 너무 새롭고 신기하여우리는 그 시간에는데크나 동네 공원에 나가 지는 해와 뜨는 달을 맞이한다.그리고 해가 산으로 넘어가는 이 시간은 아침에 아이와 함께 공원에 가는 시간 외에 이곳에서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아직 몇 시, 몇 분에 대한 정확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관념이 없는 3살 딸 아이는 하루에 몇 번이고 “엄마 지금 아침이야? 오후야?”, 혹은"오후야, 저녁이야?”를 묻는다. 아이의 시간관념은 아직 아침, 점심, 오후, 저녁 이렇게 4개로 구분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면 나는 'OO가 눈을 떠서 아침먹고 점심먹을 때까지는 아침, 그리고 점심먹고 나서는 오후, 해가 지고나서 잘 때까지는 저녁이야.’ 라고 알려주어 아이는 어느 정도 그 4가지 시간관념에 대해서는 인지를 한듯했다.


그런데 아이가 뉴질랜드에 와서 이해가 안되는 듯 자주 묻는 시간이 있는데 그것은 “엄마 지금 오후야, 저녁이야?”이다. 7시쯤 저녁을 먹고 나서도 해가 떠있으니 오후인지 저녁인지 헷갈리는 모양이다. “ 저녁을 먹었으니까 저녁이야.”하고 대답하니 아이는 “아니 아직 해가 있잖아. 그러니까 저녁이 아니고 오후지.”라고 답하는게 아닌가? “어, 그런가?" 나는 갸우뚱하며 아이의 말을 다시 곱씹어보았다. 한국에서는 여름에도 저녁먹고는 저녁 8시가 넘어서부터는 해가 지기에 저녁 8시 이후의 시간은 당연히 저녁이었던지라 그 시간을 오후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나에게 아이의 말은 그 동안의 나의 인식을 완전히 깨어버린 것이었다.


핸드폰을 열고 오후와 저녁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아이의 정의가 맞았다. 오후정오부터 해가 질 때까지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며, 저녁‘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까지의 사이’라고 정의되어 있었다. 그 정의대로라면 저녁 8시 30이어도 아직 해가 지고 있지 않으니 오후가 되는 것이었다. 현상을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아이에게 머리에 어떤 인식이 있는 것이 그저 현상을 어떠한 쌓여진 관념없이 그대로 바라보는 것보다 쓸모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경험이었다.




“ 우리는 배운 것을 잊지 않고서는 앎을 시작할 수 없다. 대상을 총제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여러 차례 완전히 낯선 것으로 접해야 한다. … 자진하여 무언가를 알아내려면 완전히 편견을 버리고 대상에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사물이 으레 그러리라고 믿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이 세상과 이 세상의 아름다움이 묘사된 책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평범한 상태와는 완전히 다른 상태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주1


소로우가 말한 대로 무언가를 알아내고 대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으레 사물이 그러리라고 믿는 편견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는 것을 내가 살던 곳과는 다른 환경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딸 아이에게서 배우게 되었다. 자연을 바라보는데 그리고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데 우리의 인식과 경험치가 불리는 것이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가를 알 수 있는 계기였다.


그저 하루하루 뜨는 태양을 매일 같은 태양으로 바라보는 자에게는 하루가 그저 어제의 연장선일 테지만, 이 태양이 매일 새로운 것으로 재창조된 것이고 그로써 주어지는 하루가 나날이 완전히 새로운 날임을 아는 자는 매일이 새로운 창조의 날이 될 것이다. 나도 하루하루 뜨는 태양과 하루의 모든 일을 마치고 산뒤로 몸을 숨기는 태양을 배웅하며 매일매일을 새롭게 리셋하고 새롭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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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44분 해가 질무렵 일몰과 함께 달이 떠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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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 헨리 D. 소로우, 소로우의 일기, 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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