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역사책을 쓰고 있는 한 청년은 필요한 사료를 구하기 위해 경매장을 찾았다.
그는 과거 시카고의 풍경이 담긴 무료 카지노 게임을 구하고 있었고,
마침 현상된 필름이 담긴 박스가 경매에 나왔다. 그 중 가장 큰 상자를 하나 사들인 청년은,
현상된 필름을 빛에 비춰 확인했지만 원하는 시카고 풍경 사진을 찾지 못했다.
결국 그는 현상된 필름을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
창고에 있는 필름을 어떻게 할지 고민한 청년은 스캔을 해보기로 했다.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고 믿었던 그는 이 사진들이 꽤 멋지다고 생각해서다. 정말로 그것이 ‘좋은’ 사진인지까지는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청년은 스캔된 이미지를 사진 블로그에 업로드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포스트는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청년은 경매장에서 나머지 작품들을 사들였고, 모으다 보니 그 양이 상당히 많아졌다.
그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주인공이 기자나 전문 무료 카지노 게임작가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그녀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전 그녀의 부고가 있었음을 접했다.
상자 안에서 발견한 주소를 단서 삼아 전화번호부를 뒤져 통화를 시도했다.
청년은 그녀의 작품을 갖고 있다고 전했고, 통화 상대는 그녀가 기자나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라,
그 가족의 집에서 일했던 유모(baby sitter)라고 말했다.
청년은 의문이 들었다. 유모가 왜 이런 무료 카지노 게임을 찍었을까?
이 이야기는 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초입부다. 존 말루프라는 청년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비비안 마이어의 생애를 조명한 영화,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다. 영화는 비비안이 40여 년간 일했던 가정의 구성원을 인터뷰하며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비안은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이지만, 괴팍하고 방어적인 모습을 통해 인간 사회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가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남성에게 보였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면, 어쩌면 직접적인 폭력을 경험했던 트라우마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이 그녀의 분노를 키웠을 수도 있다. 인간의 양면성, 극심한 이기주의, 그리고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폭력성에 거부감 더 나아가 배신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선후관계를 알 수는 없지만, 아픔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것이 운명적인 일이었기를 바란다.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이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치열하게 노력해야만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비비안은 관찰에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것 같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전문가가 말하듯, 전문가의 말씀처럼 사랑을 보지만 비극도 볼 수 있으며 유머도 갖고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을 보면 섬뜩하다가도 뭔가는 찡하게 전해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웃기기도 하다. 다양한 인간군상 속에서 비밀스러운 속삼임, 극한에서 발생하는 이기심, 폭력성과 죽음 등의 순간을 정확히 이해하고 카메라로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가까이했던 유모 일을 선택한 것은 이 세상의 추악함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