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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위에 내리는 비 Apr 17. 2025

카지노 쿠폰 詩詩하게 살자(307)

제307편 : 오세영 시인의 '찰칵'

@. 오늘은 오세영 시인의 시를 배달합니다.


찰칵
오세영

긴 것이나 짧은 것이나 한 편의 영화는
필름의
마지막 신에서 끝나버린다.
그러나 사진은
한 번 찍어 영원한 것.

영원을
긴 시간에서 찾지 마라.
내일 아침에 헤어질 운명의 남녀도
한 몸이 되어 뒹구는 오늘 밤의 그
카지노 쿠폰만큼은
내 사랑 영원하다고 말하지 않더냐.

무시무종(無始無終)이 어디 있으리.
반짝 빛나는 플래시의 섬광,
그 한 찰나가 바로
영원인 것을.
- [갈필의 서](2022년)

*. 무시무종(無始無終) :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음.

#.오세영 시인(1942년생) : 전남 영광 출신으로 1968년 [현대문학]을 통하여 등단.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자이며,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퇴직한 뒤 81세인 2023년 [77편, 그 사랑의 시]란 시집을 펴내는 등 왕성하게 시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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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기

프랑스의 전설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긴 것 못지않게 명언도 많이 남겼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나는 평생 생의 결정적 카지노 쿠폰을 포착하기 위해 헤맸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카지노 쿠폰이 결정적 카지노 쿠폰이었다.”

시로 들어갑니다.

"긴 것이나 짧은 것이나 한 편의 영화는 / 필름의 / 마지막 신에서 끝나버린다 / 그러나 사진은 / 한 번 찍어 영원한 것"

이 시구를 읽다 보면 언뜻 영화보다 사진이 더 낫다는 내용을 언급하는 듯하나,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길든 짧든 길이의 중요함이 아니라 찰나의 카지노 쿠폰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잡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아래에서 "그 한 찰나가 바로 / 영원인 것을"을 보면 짐작하실 겁니다.

"영원을 / 긴 시간에서 찾지 마라"

우리 대부분은 영원은 긴 시간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에 저지른 잘못으로 오명(汚名)을 역사에 영원히 남기게 되었다.'를 보듯이. 허나 시인에게 영원은 시간의 길이를 초월하여 찰나의 카지노 쿠폰에도 온다고 말합니다.
앞에서 예로 든 브레송의 "나는 평생 생의 결정적 카지노 쿠폰을 포착하기 위해 헤맸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카지노 쿠폰이 결정적 카지노 쿠폰이었다.”를 볼까요. 긴 인생을 쪼개본다면 한 카지노 쿠폰 한 카지노 쿠폰이 모두 결정적 카지노 쿠폰이었다고. 한 사람이 이름을 떨칠 경우도 오명을 남길 경우도 한카지노 쿠폰의 판단에 따라 영원히 남으니까요.

"무시무종(無始無終)이 어디 있으리 / 반짝 빛나는 플래시의 섬광, / 그 한 찰나가 바로 / 영원인 것을"

무시무종은 단순히 보면 시작도 끝도 없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 말엔 불교의 오묘한 철학이 담겼습니다. 만상이 돌고 돈다는 윤회사상에서 보면 계속 돌아가니,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허나 이 부분 역시 시인이 불교의 윤회사상이 잘못됨을 지적하렴이 아닙니다. 긴 시간보다 찰나의 시간을 강조하려고 내세운 시구일 뿐. 우리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시간이 흐르면 두 시간 남짓 내용 전부는커녕 일부도 힘듭니다. 그렇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찰나의 카지노 쿠폰만은 잊지 못하지요.

이제 우리에게 가장 기쁨을 주고 행복을 줬던 한 카지노 쿠폰을 떠올려봅시다. 그 카지노 쿠폰은 전체 인생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지만 그 찰나를 영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리네 삶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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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사진은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7년만의 외출]인데, 내용은 다 기억 못해도 치마가 바람에 들리는 장면은 영원할 테고, 둘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가 우승 뒤에 취하는 포즈, 이 두 사진은 찰나의 카지노 쿠폰이 영원함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진 모두 구글 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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