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추천 詩詩하게 살자(309)
제309편 : 허영자 시인의 '투명에 대하여 23'
@. 오늘은 허영자 시인의 시를 배달합니다.
투명에 대하여 23
- 카지노 게임 추천이 섞여서 -
허영자
까만
아프리카 소녀
배고파서
혹은
두려워서
우는 네 카지노 게임 추천이
검은색이 아니고
투명하다
함께 슬픈
황인종의 울음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이
노란색이 아니고
투명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섞여서
서로 껴안는
하나가 되는 투명이다
- [투명에 대하여](2017년)
#.허영자 시인(1938년생) : 경남 함양 출신으로 196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우리나라 최초로 ‘여자 시인 동인’ <청미회를 조직했으며,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로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시 쓰기에 몰두함
<함께 나누기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회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한 의사의 강연회에 참석한 적 있습니다. 그때 그분이 청중에게 먼저 묻더군요.
"백인, 흑인, 황인 가운데 가장 많은 중환자가 나오는 인종은?"
다들 답했지요. ‘흑인’이라고. 그 질문에 이어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간이 평등함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그 질문에 다양한 답이 나왔고, 그에 그분은 이리 말했습니다.
"저는 의사로서 분명히 말합니다. 모든 인간의 피는 붉습니다. 흑인이라 검고, 백인이라 하얗고, 황인이라 노랗지 않습니다. 그게 인류 평등의 증거입니다."
시로 들어갑니다.
"까만 / 아프리카 소녀 // 배고파서 / 혹은 / 두려워서 / 우는 네 카지노 게임 추천이 // 검은색이 아니고 / 투명하다"
한 아프리카 소녀가 배가 고파서, 그리고 전쟁이 두려워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때 소녀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빛은 검을까요? 모든 인종의 피가 붉듯이, 모든 인간의 눈물빛도 투명합니다. 인간성 순수함의 결정체로써.
이 시구에 나온 '투명'과 '검은색'은 각각 다른 의미도 담았습니다. 눈물의 투명함은 우리들 마음의 투명함을 비유한 시어로, 또한 피부의 검은색은 희망보다는 절망이 가득한 아프리카 현실을 비유한 시어로 뜻 매김합니다.
"함께 슬픈 / 황인종의 울음 /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이 // 노란색이 아니고 / 투명하다"
아프리카 소녀의 딱한 처지를 보고 함께 눈물 흘리는 우리 민족(황인)도 많습니다. 그때 황인의 눈물은 노랗지 않고 투명합니다. 여기서 투명함은 피붓빛을 가리지 않고 아프고 어렵고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을 향하는 따뜻한 마음빛입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섞여서 / 서로 껴안는 / 하나가 되는 투명이다"
웃음과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함께 할 수 있을 때 거대한 지구가 하나의 마을 '지구촌'이 되고, 거기 사는 모든 이는 '지구인'이 됩니다.
88 서울올림픽 때 주제가 ‘손에 손잡고’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손잡고”
여기서 벽은 경제와 국력 그리고 지리적 벽도 되지만, 인종차별의 벽도 넘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오늘 시는 특별히 화려한 기교가 보이지 않고 난해한 시어 없음에도 깊은 생각거리를 줍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일상적인 단어로 쓴 쉬운 시이지만 이 시가 풍기는 범위는 우리나라를 지나 태평양, 대서양을 건너 아프리카까지 이어집니다.
피부색이 까만 아프리카 소녀가 흘리는 눈물은 검은색이 아니고 투명하다는 발상이 참 신선합니다. 마치 아침 이슬처럼 영롱하게. 시 속에는 눈물을 흘리는 한 흑인 소녀만 보이지만 굳이 피붓빛에 관계없이 힘들게 살아가는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우리의 시선이 향하도록 만드는 좋은 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