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도착한 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철물점이었다. 윤활제를 바로 사두지 않으면 분명히 잊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알고 카지노 게임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과의 마주침이 가져다줄 미래를 그 당시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나는 시장에 진입한 뒤 ‘하늘카지노 게임’ 정거장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정면에는 실제로 하늘카지노 게임이 있었고, 왠지 모르게 비타민 음료라도 사야 할 것 같은 기분으로 곧장 카지노 게임으로 들어갔다. 조용히 고개만 숙여 인사를 건넨 뒤 냉장고 안에 있는 박카스를 한 병만 꺼내려다 말고 한 병과 한 박스를 더불어 꺼냈다. 계산을 끝낸 뒤엔 근처 철물점이 어딘지 물었고, 사장님께서 문 밖으로 나간 뒤 오른 방향으로 3분 정도만 걸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카지노 게임의 빵이 훌륭하니 여유가 되면 맛을 보라고도 덧 붙이셨다. 나는‘감사합니다.’ 인사를 남기고 문을 여는 순간. 내가 마치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거주민 같다고 느껴졌다. 빌라에 살고 있고(묵고 있지만) 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 먹기도 또는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으며, 산책을 하다 또래 농부와 인사도 나누었다. 그리고 배차 시간이 긴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와 카지노 게임에 들렀으며 철물점에도 간다. 나는 다시금 떠나온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무엇이 나를 이리도 떠나게 만들었을까. 내가 읽은 소설의 주인공들도 돌연 어딘가로 여행을 혹은 (도망) 가던데 그들도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떠난 것일까. 혹은 알면서도 도망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하늘이 정해준 운명대로 움직인 것일까. 괜스레 사랑. 아니, 이별의 아픔으로 떠났다고 인정하기에는 많은 감정들이 내 손가락 열 마디의 끝까지 아려 왔다. 실제로 아린 것인지 그저 감정이 만들어 낸 거짓 통증인지… 나는 문을 연 뒤 몸을 오른 방향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밀려오는 감정에 어쩔 줄 몰라했고 이대로 가다가 는 선 채로 얼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 인도를 지나가던 카지노 게임의 경적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카지노 게임 사장님의 말씀대로 철물점이 가까운 탓인지 곧바로 빵 냄새가 코를 통해 흘러 들어와 본능을 깨웠다. 나는 부리나케 카지노 게임의 방문을 서둘렀다. 문을 넘어 들어서고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여느 서울 시내의 카지노 게임과 다른 ‘색감’이었다. 형형색색의 카지노 게임이 아닌 그저 잘 구워진 갈색 빛깔의 빵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고민 없이 식빵과 곰보빵 그리고 생크림빵을 두 개씩 주워 담아 곧장 나왔다. 투박한 비닐봉지에는 박카스와 빵들이 각각 담겨 있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철물점 앞에는 카지노 게임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철물점 안에는 사장님과 딸기 비닐하우스에 봤던 농부 사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