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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빼이 Feb 20. 2025

귀하고 친한 손님들과 나누는 카지노 게임 위 잔치상. 어복카지노 게임

150. 서울시 중구 을지로 평래옥


아직은 한겨울임을 증명하듯, 겨울바람의 매서움에 어지간한 두께의 외투는 맥도 못 추는 계절이 되었다.

끊임없이 내리는 눈은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세상을 덮을 듯두텁게 쌓이고, "저 눈을 어떻게 치우나?", "내일 아침 출근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사람들의 근심은 눈이 쌓이는 두께보다 몇 배는 더 빠른 속도로 쌓여만 간다.냉정하게 생각하면 이럴 땐 그냥 지레 포기하고 '내일 아침에 어떻게 되겠지'하고 마음먹는 것이, 어쩌면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사는데더 큰 도움이 될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눈이 내리는 날은 그리 춥지 않다. 오히려 눈이 그친 다음 날 매서운 겨울바람과 차가운 기운이 제대로 성질을 부리는 경우가 더 많다. 이젠 내리는 눈을 맞으며 흥에 겨워 뛰어다니는 나이를 지나, 얼어버린 길의, 아침 출근과다음날의 추위에 대한 두려움을먼저앞 세우는 나이가 되었다. 이런저런 쓰잘데 없는 고민과 걱정의 연속으로마음도 몸도 지칠 대로 지친 날,든든한 위로가 필요한 날이다. 무언가 부담스럽지는 않으나 내 마음과 몸이 흡족할만한 무언가를 안겨주고 싶은 날이다.


딱 이런 날,초빼이는 어복쟁반을 찾는다. 모든 조건이 필요충분조건처럼 맞아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절대 먹을 수 없다. 어복쟁반은 요즘 유행하는 한우++구이처럼 노골적으로 비싸지는 않지만, 돼지고기구이보다는 손이 많이 가지 않아 덜 번잡스럽다.한 번도 본 적 없는 만주벌판처럼 드넓은 쟁반 위에 갖가지 채소와 고기를 얹는다. 한 부위의 고기만 얹으면 먹는 사람이 서운해할까, 양지머리와 사태도 올리고, 기막힌 식감을 내는 우설(牛舌)도 더한다. 쟁반의 가장 중앙에는간장 종지를 놓고 그 주위를 단맛이 잔뜩 올라있는 겨울배추와 무, 그리고 쑥갓을 켜켜이 쌓는다. 이때 각각의 재료를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게나누고대비되는 색상을 하나씩 배치하는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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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도 모자라 하얀 팽이버섯까지 두텁게 쌓아 올리면 대충 어복카지노 게임 한 판의 준비가 거의 끝난다.

아! 어복카지노 게임에서 '외모'를 담당하는 삶은 계란과 대추 몇 알도 빠트리면 안 된다. 이 정도 준비된 카지노 게임을 통째로 들고 손님 테이블의 버너에 올리고 육수를 부은 후 끓여주면음식이 완성된다. 어복카지노 게임은 '입'으로 먹는 음식이지만 '눈'으로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눈으로 먹는 음식이라 하지만 현대의 '다채로운' 음식들처럼 붉은색, 파란색 등 휘황찬란한 원색에 가까운 색상을 자랑할 요량은 아니다. 소고기를 제외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소박한 재료들의 덤덤한 색상이 거의 전부다. 자극적인 양념도 쓰지 않아 맛도 그리 강하지 않다.


어복쟁반(御腹錚盤)은 원래 이북에서도 평양의 명물이라 알려진 음식.

예전에는 '어복장국'이라 불렀다고 한다. 소의 머리 고기, 양지머리, 가슴살과 혀, 간 등을 편편이 썰어 넣고 버섯과 야채, 계란지단, 파 등으로 고명을 올린다. 귀한 소고기를 쓰는 요리로 명절이나 귀한 손님을 접대할 때 이 음식을 내었다. 예전에는 화로에 카지노 게임을 올리고 화로 주위에 둥그렇게 앉아 먹는 음식으로 친근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주영하 외, 한식문화사전, HUMAN & BOOKS, 2024.03.04)

대동강을 끼고 있어 물자가 풍부했고, 소고기를 활용한 요리가 유명했던 평양에 어울리는 요리이기도 하다. 이런 어복쟁반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평양냉면보다 조금 늦은, 해방과한국전쟁 이후.특히 한국전쟁 이후 이북의 피난민들이 많이 정착했던 서울, 인천, 의정부 등에서 이 음식을 내는 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울과 인천, 의정부'에서 퍼뜩 떠 오르는 것이 있으리라. 그렇다. '서울과 인천, 의정부'는 어복쟁반으로도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평양냉면 집'들이 굳건히 똬리를 틀고 있는지역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이후 남한으로 피난 온 평양 출신 요리사들이 평양냉면 집을 내면서 어복쟁반도 함께 만들어 팔았다.


또한 음식을 먹는 방법으로 따지자면어복쟁반은 평양냉면과 함께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집안의 잔치나 중요한 모임 자리에서 어복쟁반을 먹은 후, 남은 육수에 국수(냉면)를 말아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어복쟁반을 내는 식당에서는 냉면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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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빼이가 어복쟁반을 처음 먹어본 집은 충무로에 있는 진고개에서였다.

당시 회사의 사장님께서 진고개를 워낙 좋아하셨던 분이라 진고개를 자주 찾았었고 어복쟁반도 몇 번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다음은 시청 앞의 남포면옥. 이전부터 어복쟁반으로 유명한 집이기도 했고, 시청 앞에 있었기에 자주 찾기도 했다. 이 집에서 지인들과의 모임도 몇 번 했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기억이 이곳 평래옥에서의 어복쟁반이다. 여의도 분점에서 먼저 먹어보고 본점을 찾았다.(여의도 분점은 1년 여전문을 닫았다) 사실 평래옥은 '초계탕'으로 더욱 알려진 집이지만 이 집의 어복쟁반도 꽤 수준급이다. 굳이 세 곳의 어복쟁반을 비교하자면 초빼이는 평래옥의 어복쟁반에 손을 들고 싶다. 다른 두 곳의 어복쟁반이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평래옥의 투박하고 덤덤한 어복쟁반의 외모에 더 마음이 끌렸다.


진고개의 어복쟁반은 맛있지만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뭔가 모를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고 할까? 그에 비해 남포면옥의 어복쟁반은 너무 서울화 또는 현대화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을지로 금융가에 둘러싸인 골목길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 온 남포면옥의 어복쟁반은 노루궁둥이 버섯이나 느타리버섯, 새송이 버섯 등 너무나 화려하고 다양한 재료들이 올라간다. 반가의 음식으로서 어복쟁반이 취할 수 있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누구나 먹을 수 없는 귀한 요리였으니 그 화려함을 강조하는 것이 흠이 되지는 않겠지만, 오히려 이 점 때문에 슴슴하고 무덤덤한 이북 음식의 특성이 가려진다고 느껴졌다.


이에 반해 평래옥의 어복쟁반은 요즘 말로 '꾸안꾸'라고 할까?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화려함과 수수함의 경계선에 걸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주 기본적인 채소들과 육류가 화려하진 않지만 품위 있게 카지노 게임 위에 올려진 모습을 보면 그 온화한 자태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전골류의 요리처럼 자극적이고 매운 양념을 첨가하여 진하고 강한 맛을 내는 것도 아니다. 고기 삶은 육수를 어복카지노 게임에 부어 다시 끓이면 갖가지 채소와 고기에서 나온 육수가 그 깊은 맛을 한번 더 내놓으며 깊이를 더 한다. 얼핏 보면 요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요리를 위해 쏟아야 하는 노고가 하나둘이 아니다. 그러니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요리 같아 보인다.

어복쟁반은 평양의 향토 음식이라고 하지만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면이와 유사한 특징을 가진 음식들을 꽤 많이 찾을 수 있다.얇게 썬 소고기를 육수에 살짝 익혀 먹는 일본의 샤부샤부(しゃぶしゃぶ)나 간장과 설탕 베이스의 육수로 소고기와 채소를 익혀 먹는 수키야키(すき焼き), 홍탕이나 백탕에 고기와 채소를 끓여 먹는 중국의 훠거(火锅), 맑은 소고기 육수에 면과 고기를 넣어 먹는 베트남의 포(Phở)까지도 먼 친척의 범위에 넣을 수 있다. 유사한식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하는 다양한 국가의 요리들이다. 하지만 또 이들을 같은 요리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모두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그 국가의 환경과 상황에 맞게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요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빼이의 눈엔 평양의 온반에서도 유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

따뜻한 밥 한 덩어리를 담고그 위로 어복쟁반에 들어가는 재료와 거의 흡사한 재료들로 고명을 올린다. 소고기 몇 점과 녹두 빈대떡, 삶은 계란, 쑥갓이나 버섯 또는 숙주 등을 올린 후 육수를 붓는다. 단지 차이점은 '전골 형태로 끓여 먹느냐 아니면 국밥의 형태로 먹느냐'와 '냉면을 넣느냐와 밥을 넣느냐'의 차이. 물론 어복쟁반은 반가(班家)나 부유한 집안에서 먹었고 온반은 대중적인 평양의 가정식이라는 점에서 주 수요계층의 차이도 있다. 약간의 억지를 덧붙이자면 '어복쟁반의 간소화된 저가형음식이 아닐까?'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오랜만에 보는 옛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 자리였다.

같은 지붕 아래에서 최소 5~6년 이상 함께 근무했던(또는 근무하고 있는) 옛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이라 더 의미 있는 음식이 되었다. 함께 근무하던 그 시절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보다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머무르는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들이었다. 그러다 모 대표의 부임 후 발생한 문제로 인해 나와 동갑내기 동료는 차례로 사직서를 냈고, 한 친구는 여전히 그 직장을 다니고 있다. 직장에 남은 친구들은 그 대표와의 소송으로몇 년을 고생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같은 멤버로 가장 최근에 만났던 것이 코로나 이전, 부부동반으로 초빼이의 집으로 초청해 음식을 함께 한 것이었으니 그 시간도 벌써 5~6년 정도 지난 듯하다.

이 날따라 평래옥에서 기본 찬으로 내주시는 닭무침마저 입에 착 달라붙었다. 사실은 일행들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닭무침에 소주 한 병을 먼저 마시고 있었다. 잘 삶은 닭을 손으로 일일이 찢어 뼈를 발라내고 고춧가루와 초를 섞어 맵고 신 초무침으로 내주신다. 안주 메뉴에 닭무침이 따로 있어 추가 리필은 되지 않으니 더욱 귀한 음식. 그런 제약들이 있으니 더욱 젓가락을 끌어당긴다고 해야 할까? 슴슴한 어복쟁반을 먹다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닭무침 한 조각이면 족했다. 얼갈이 무침도 좋았고 무절임도 시큼한 맛으로 입맛을 더욱 북돋웠다.


귀한 연(緣)으로 만나 오랜 시간을 만나 온 사람들이니 귀한 음식이 빠질 수 없다. 게다가 옛사람들처럼 화로를 둘러싸고 동그랗게 앉아 '머리를 디밀며' 음식을 먹을 수는 없었지만, 작고 낡은 테이블에 앉아 하나의 카지노 게임에 담긴 음식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선, '친근한 사람들이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어복카지노 게임의본래 의미를 채우고도 충분했다. 자리도 의미 깊고 음식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한 동료가 쌀로 유명한 교토의 술 한 병을 쾌척하여 더욱 흥이 더했다. 어복카지노 게임은 사케와도 잘 어우러졌다.


이 날따라 집으로 향하는 길이 그리 고되지 않았다. '백만 년' 만에 만난 사람들의 모임 덕이다.


[음식, 음주, 노포 전문 크리에이터 초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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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추천]

1. 1인방문 시 : 식사류 + 소주

2. 2인 방문 시 : 초계탕 + 닭무침 또는 녹두지짐 +소주

3. 3인 이상 방문시 : 어복카지노 게임 + 추가 안주류 + 소주

* 개인의 취향에 의한 추천이니 절대적인 것은 아님. 적어도 사람 수만큼은 주문해야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추가 팁]

1. 별도의 주차장은 없다.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2. 매일 11:~22:00 / 브레이크 타임 15:30~17:00 / 라스트 오더 21:00

3. 참고

- 기본 찬으로 내주시는 닭무침이 인상적이다. 리필은 불가하니 안주 메뉴의 닭무침을 주문할 것.

- 17시~18시 사이에 방문하면 한가하다.

- 1950년도에 명동성당 인근에서 개업, 운영하다 2년간 문을 닫았다. 다시 재개장하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24년까지 여의도에 분점이 있었으나 문을 닫았다.

4. 여행 및 관광 정보

- 인근노포 : 안동장, 대동옥, 오구반점, 조선옥, 을지칼국수, 을지OB베어, 영락골뱅이, 을지오뎅, 대성

식당, 대련집, 산수갑산, 인천집, 이문설렁탕, 영춘옥, 백제정육점, 은주정, 호반, 삼해집, 찬양집, 한도

삼겹살, 사랑방칼국수, 진고개, 동경우동, 황평집, 동원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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