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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a Mar 10. 2025

참기름 향과 사랑 그득한 카지노 쿠폰 말며

참기름 향 가득한 부엌에서 김밥을 말 때마다 내 안에는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이 떠오른다. 새벽녘, 부엌에서 어머니는 작게 썬 김밥 재료들을 하나씩 내 입에 넣어주시곤 했다. 정성껏 부쳐낸 부드러운 계란 말이, 짭짤한 햄 조각은 입속에서 천천히 녹아들며 잊을 수 없는 미각의 기억이 되었다. 김밥을 쌀 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그 부드러운 손길을 다시 느끼곤 한다.


나는 김밥을 좋아한다. 특히 참치 김밥은 먹을 때마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촉촉함과 고소함 때문에 더욱 즐겨 먹는다. 어렸을 때부터 김밥을 좋아했지만, 참치 김밥의 그 부드럽고 짭짤한 맛을 훗날 먹어본 이후로는 그 맛에 빠져 지금도 가능하다면 어김없이 참치 김밥을 고른다. 김밥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매력인데, 특히 계란 지단이나 오이를 가늘게 썰어서 가득 넣었을 때의 아삭한 식감은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별미이다. 풍성하면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그 맛은 김밥의 진정한 매력이다.


먹는 것도 좋지만, 나는 김밥을 직접 만드는 과정 자체도 정말 좋아한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밥알의 따뜻한 온기와 재료들의 신선한 느낌을 만지작거리는 그 시간이 좋다. 특히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이면 더 열심히 준비한다. 자녀들의 소풍 전날 밤이면 자기 전에 미리 준비하느라 바쁘다. 시금치는 삶아 푸른 숨을 죽인 후 물기를 짜둔다. 계란 지단도 부쳐 잘라 놓고, 당근과 오이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놓는다. 다음 날 새벽녘, 갓 지은 밥 위에 참기름을 넉넉히 뿌려 고소한 향이 부엌 전체에 퍼지도록 만든다. 준비를 마치고 나면 자정을 넘겨 잠시만 눈을 붙이고 금방 일어나야 할 때도 있다. 이런 날이면 출근 준비 시간이 극도로 짧아져 허둥대며 집을 나서곤 하는데, 나는 이 새벽의 분주한 준비 시간이 오히려 설레고 즐거웠다.


김밥을 만들 때면 언제나 풍성한 인심을 담아 넉넉하게 준비하곤 한다. 김밥을 맛있게 잘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시부모님께 김밥을 처음 싸드렸을 때, 그분들의 따뜻한 칭찬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당시엔 경험이 별로 없어 오로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말아 드린 것이었는데 칭찬에 후하신 분들이어서인지 김밥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게 해주셨다. 이후 아이들이 자라며 소풍을 갈 때마다 김밥을 싸면서, 그 때의 기분 좋은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가족을 위해 김밥을 싸는 일이 내게는 사랑과 정성을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계란, 어묵, 햄, 맛살, 시금치, 당근, 오이, 단무지, 우엉, 참치, 치즈 등 열 가지 이상의 재료를 준비하면서도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먹을 때마다 환하게 웃을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해진다. 특히 시간이 여유롭거나 체력 상태가 좋을 때는 당근이나 계란 지단을 가늘고 풍성하게 체 썰어 넣기도 한다. 큼직하게 썰어 넣는 것과 달리, 가늘게 썬 재료들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풍부한 식감은 그런 김밥을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직접 만든 김밥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면 모양과 맛에 대한 칭찬을 자주 듣는다. 내가 싸는 김밥은 김 끝 부분까지 고르고 단단하게 잘 말려 있고, 참기름이 듬뿍 발라져 있어 더욱 고소하다. 특히 김밥의 끝 부분은 만드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특권이다. 고소한 김밥 끝 조각을 한입 베어 물면, 짭짤한 맛과 고소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그 순간의 행복은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가족들도 모두 나처럼 김밥 끝 단을 좋아한다. 예쁘게 담아낸다는 핑계로 끝을 모조리 먹어 치워도 누가 뭐랄 사람이 없다. 하지만 하지만 꾹 참고 시식 정도로만 먹어보고 모두 접시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 놓는다.


김밥을 쌀 때면 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가족과의 소통, 그리고 상대에 대한 정성을 생각한다. 김밥을 먹으며 느끼는 미각적 즐거움과 김밥을 만들면서 느끼는 성취감은 결국 나의 삶의 방식과 닮아 있다.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김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가족을 이어주는 따뜻한 연결 고리이자 내가 살아가는 이유다. 앞으로도 김밥 한 줄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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