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하게 되었다. 일리아스.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의 사랑과 열정의 대상이었던 서사시.
일리아스와의 만남은 단순했다. 고등학생 시절, 매일 공부만 하니 힘들어서 기숙사 방 안에 책을 한 권 가져다 두고 틈틈이 읽고 싶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갔다. 처음에는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를 빌려왔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책의 마지막 장면의 느낌만 어렴풋이 남았을 뿐이다. 그 책은 내게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들고 온 책이 ‘일리아스’ 였다. 천병희 선생님이 번역한 판본이었다. (당시에는 이 판본이 유일한 한국어 일리아스 완역본이었던 것으로 안다. 지금은 이준석 교수님의 번역본도 있다.)
아마도 나보다 언니가 먼저 빠져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리아스’ 하면 누구나 대강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 나이 또래의 한국인들은 모두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팬이었으니까. 하지만 정말 이 서사시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있는지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9년째 되던 해의 약 50일간 벌어진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다룬다. 하지만 이 50일 안에 10년간 전쟁이 함축되어 있다. 시작은 이렇다. 그리스 군의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은 전리품으로 아폴론의 사제의 딸 크뤼세이스를 얻었다. 크뤼세이스의 아버지가 아가멤논에게 예물을 줄 테니 딸을 돌려달라고 호소하지만 아가멤논은 이를 거절하고, 그러자 자신의 사제의 간청에 아폴론이 그리스 군대에 화살을 퍼붓는다. (아폴론이 역병의 신이기도 하기에 이를 보통 역병이 내린 것으로 본다.) 이에 그리스 군 최고의 전사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에게 크뤼세이스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아가멤논은 자신의 명예의 선물을 빼앗겼으니 너의 선물도 빼앗겠다며, 아킬레우스의 전리품 브뤼세이스를 요구한다. 이에 브뤼세이스를 빼앗긴 아킬레우스는 모욕감에 모든 그리스 군이 자신 앞에 나아와 간청할 때까지 전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여신 테티스는 제우스에게 그리스 군에 패배를 내려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
언니는 이 첫부분을 읽고는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이거 약간..중이병 같은걸?
영웅들의 말투가 워낙 고상해서 그렇지, 따지고 보면 정말 그렇다. (천병희 교수 번역보다 더 적나라한 이준석 교수 번역본을 보면 더 그렇다.) 무슨 함께하는 병사들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하나 없어. 왕은 내가 뺏겼으니 네 것도 뺏겠다고 난리, 최고의 전사는 모욕 당했다고 아군의 패배를 빌고.. (나중에 안 것이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은 불멸의 명성을 얻고자 전쟁에 나섰고 전리품을 빼앗기는 것은 명성을 빼앗기는 것이기에 전쟁에 나설 이유를 잃은 것이라고 한다.) 확실히 언니는 고상한 말 뒤에 숨겨진 의도와 감정선을 읽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그 이후 우리는 함께 일리아스에 빠져들었다. 당시 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고 그 인물들과 배경으로 새로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어내는 습성이 있었고, 일리아스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고등학생시절 내내 일리아스에 빠져 살았고, 일리아스를 배경으로 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넘쳐났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공책으로 가리고 몰래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기도 했다. 한창 대입 자소서를 쓰던 시기에는 노트북을 켜놓고 글씨 폰트를 줄여 몰래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썼다.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도 많았지만, 일리아스와 관련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리아스를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은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다. 우리가 애정을 느낀 인물은 헥토르였다. 일리아스 6권에, 헥토르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아내 안드로마케를 만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나누고 아직 갓난아기인 아들을 축복한 후 아내와 헤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것이 내가 일리아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 중 하나이다. (참고로, 두 장면 중 나머지 한 장면은 ‘일리아스’의 마지막 장면, 즉 헥토르의 장례식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을 길들이는 헥토르의 장례식을 치르며 바지런히 애쓰고 있었다.”!)
하여간에 그렇기에, 내가 적어내려가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중심 인물들도 그리스 측이 아닌 트로이 측 사람들이었다. 일리아스와 그와 관련된 비극을 읽어내려가고(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을 사서 읽었다.),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조사를 하며 글을 썼다. 헥토르, 파리스, 데이포보스, 헬레노스, 카산드라, 폴릭세네. 이 왕의 아들딸인 형제자매들과 그들의 친척 아이네이아스,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 그리고 아이네이아스의 아버지 앙키세스와 헥토르와 아버지와 어머니인 프리아모스와 헤카베, 프리아모스의 아버지 라오메돈.. 한때 나는 라오메돈에서 카산드라의 아이와 안드로마케의 아이들로까지 이어지는 약 4세대의 가족사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고 싶은 야망(?)에 불타기도 했다. (당시 내가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에 상당히 몰두해 있었고, ‘영혼의 집’이 약 4대에 걸친 가족사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기에 그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정말로 처음, 아주 처음, 라오메돈 왕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부터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써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고등학생이고 대한민국 고등학생으로서 학업을 도외시할 수는 없으니 진도가 잘 나가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처음부터 쭉— 이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기 보다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장면들을 뽑아내서 적어내려갔다. 프리아모스 왕이 왕이 된 과정(이게 좀 특이하다. 사실 신화를 죽 살펴보면 프리아모스의 아버지인 라오메돈 왕 대에 헤라클레스에게 나라가 거의 한번 망했다가 다시 일어섰다. 그 과정에서 프리아모스의 누이인 헤시오네가 큰 아이아스의 아버지 텔라몬에게 팔려가기도 했었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후 프리아모스는 이름을 바꾸었다. 원래 이름은 포다르케스, 바꾼 이름이 프리아모스다. ‘나는 살았다’ 라는 뜻.), 헥토르와 그의 동생들의 관계, 안드로마케와의 만남, 결혼식, 카산드라의 예언, 카산드라와 헥토르의 다툼..
이것도 좀 특이한 지점이다. 내가 아는 한 다른 어떤 신화에서도, 일리아스 관련 어떤 글에서도 헥토르와 카산드라는 갈등 비슷한 것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나와 언니의 글에서 둘은 늘 약간의 갈등 내지는 대립을 겪고 있었다. 카산드라는 큰오빠를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하고, 큰오빠처럼 되고 싶어하면서도 헥토르 앞에서는 유독 멋없이 굴고, 큰오빠에게 자꾸 미래에 대한 예언을 해준다. 헥토르는 한참 어린 카산드라가 고슴도치마냥 우울하게 가시를 세우고 다니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지만, 자꾸 안드로마케가 낳는 아이가 죽을 거라느니, 파리스의 목을 베어서 라케다이몬(스파르타. 헬레네가 원래 살던 그 나라다.)으로 보내야 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늘어놓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이런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 일리아스와 관련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내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끊임없이 살아있었다. 한번은,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기보다, 이 인물들을 그대로 다른 배경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하고 시도해보기도 했다. 근대 중남미로..(나와 언니는 중남미 문학에 관심이 있었다.) 아니면 일제강점기로? 둘 모두 시도해보았으며 특히 후자는 관련된 장면의 단편들을 꽤 많이 글로 적어두었을 정도로 심도깊게 파고들어보았다. 언젠가 이것도 꼭 글로 써내고 싶은 부분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깊이있게 진전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방향은 따로 있다. 한번은 이 인물들 중 몇이라도 현대로,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으로 데려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적어내려가려고 시도해보았다. 처음에는 소설로 써 보았다. 그러다 극으로 바꾸어 보았다. 헥토르는 근수, 안드로마케는 희재, 헬레노스는 현, 카산드라는 사월이 되었다. 신화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지만, 거의 공통적으로 안드로마케와 헬레노스는 트로이의 멸망 후에도 프티아(아킬레우스가 프티아의 왕이다. 트로이 전쟁 후에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옵톨레모스가 왕으로 다스린다.)로 함께 와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냈다는 식의 결말이 많다. 나의 작품에서도 희재와 현은 서로를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카산드라가 누구보다 뛰어난 예언자이듯이, 사월이는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고 머리를 구름 속에 박고서 이 현실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무엇이 잘 사는 삶일까..를 고민한다. 그러면서 고아인 자신들을 책임지려 애쓰며 현실을 헤쳐나가는 큰오빠 근수에게 자꾸만 딴지를 건다. 그냥 이렇게 열심히 살면 되는 거야? 오빠가 누구보다 애쓰는 것 잘 알아. 난 오빠를 존경해. 오빠가 좋아! 하지만 정말 이게 끝이야? 하늘은 왜 하늘인지, 구름은 왜 구름인지, 궁금하지도 않아?
근수는 사월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다지 친밀하지만은 못하다. 그리고 사월이가 학생시절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한참 시간이 흘러 근수가 갑자기 사라지자 희재와 현이 두 사람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자 애쓰며 극이 시작된다.
희재와 현이 근수와 사월이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들을 그러모으다가, 사월이가 근수를 ‘일리아스’ 속 헥토르에, 자신은 카산드라에 비유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자 희재는 자신이 어릴 적 혼자 책 속 인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어내며 연극놀이를 했었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꺼내고, 현은 자신도 사월이와 그러고 놀았다며, 그 시절이 그립다고 한다. 희재는 어차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일리아스 속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가지고 그때 했던 것처럼 놀이라도 해보자고 한다. 그러면 근수나 사월이 속마음을 알 수도 있지 않겠냐고. 현은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며 한참 거부하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희재의 말을 따라 ‘일리아스’ 극중극이 시작된다..
대강 이런 플롯으로 구상해서 초고를 적어보았다. 사실 저 연극놀이도 내가 어린시절 언니와 했던 것이고, 심지어 ‘일리아스’를 가지고 언니와 놀이를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실은 극중극으로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도 2개 정도 더 넣고 싶었는데 구성이 너무 복잡해져서 뺐다. 그 중 하나는 일전에 브런치에 쓴 적이 있는 파리오페라발레단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모르시는 분은 다음 링크 참고하세요..! 무료 카지노 게임의 무용수 무료 카지노)
쓰면서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재미도 있었다.
이럭저럭 초고는 완성 했는데, 고칠 부분이 내 눈에도 너무 많이 보인다. 초고니까 정상이겠지.. 열심히 고쳐서 언젠가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열매를 맺고 싶다. 내게는 소중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니까. 내 어린시절을 담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학창시절을 담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20대를 담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
-글 중간의 일리아스 인용문("그들은 이렇게 말을~")은 일리아스(아카넷, 호메로스 지음, 이준석 옮김)에서 인용했습니다.
-표지 그림은 필자가 소장한 일리아스(아카넷, 호메로스 지음, 이준석 옮김) 속 삽화를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James Parker, 에칭, 1805) 일리아스 6권 속 헥토르가 생전 마지막으로 아내와 아들을 만나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