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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bi미경 Oct 04. 2024

카지노 쿠폰 건네는 독이 든 성배


난 이쁘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가 서지 않았다. 냉정하게 보면 이쁘니가 내 물건을 훔쳐갔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전에 어떻게 살았든 새로운 곳으로 이사까지 한 상황에서 카지노 쿠폰가 또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도 믿기지가 않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카지노 쿠폰는 그냥 나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내게 언제나 긍정적인 좋은 동생일 뿐이었다. 내가 너무 오버해서 생각하는 건 아닐지 이쁘니의 순수한 마음을 내가 혼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게 아닐까 고민스러웠다. 우선 조금 객관적으로 너무 좋게 보지도, 그렇다고 무조건 나쁘게 보지도 않고 카지노 쿠폰를 대해 보기로 했다.

“포비카지노 쿠폰! 저희 오늘 차 한잔 해요!”

카지노 쿠폰는 여전히 밝게 아이 등원 후 연락을 해왔고 난 마음을 다잡으며 카지노 쿠폰를 만났다. 먼저 와서 이쁘니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이쁘니가 쇼핑백을 하나 들고 나타났다.

“카지노 쿠폰! 먼저 와계셨네요. 눈웃음 눈웃음”

“응. 아이는 잘 등원했지?”

“네 카지노 쿠폰. 그리고 저 이거...”

“이게 뭐양?”

“아 제가 요리를 잘 하진 못하는데 저번에 카지노 쿠폰가 포뇽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갈비찜이라고 하신 게 생각나서 주말에 시간이 난 김에 갈비찜을 좀 만들어봤어요. 하는 김에 카지노 쿠폰 술안주 하시라고 오징어채도 같이 했어요. 눈웃음 눈웃음”

“어머, 이걸 다 직접 만든 거야? 웬일이야. 카지노 쿠폰 가족끼리 맛있게 먹지 나한테까지 이 귀한 음식을 나눠주고 그래~ 너무 고마워~!”

“헤헤헤. 잘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남편이 제 갈비찜은 맛있다고 종종 말해주곤 해서 카지노 쿠폰도 한번 맛보셨으면 싶었어요. 입맛에 맞지 않아도 맛있게 드셔주세요!”


이쁘니가 해온 갈비찜은 정성이 가득했다. 색깔을 잘 맞춘 채소에 먹음직스럽게 양념된 갈비찜은 촤르르르 윤기가 돌았고 함께 해온 오징어채도 고추장 빛깔을 빛내며 깨소금이 솔솔 뿌려진 채 날 보고 방긋 웃고 있었다. 엄마가 아닌 누군가에게 이런 정성 가득한 음식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난 이쁘니가 멋쩍게 웃으며 내미는 음식선물에 큰 감동을 했다. 이쁘니에 대한 의심의 마음은 입에서 녹아내리는 갈비찜과 함께 사르르 녹아내렸고 오징어채의 매콤 달콤한 맛에 홀린 채 그날 저녁 편안해진 마음으로 맥주를 마구 들이켤 수 있었다.


이쁘니는 그 이후로도 여전히 해맑고 친절했다. 남편과의 안 좋은 사이 때문에 여전히 고민이 많았고 가끔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쁜 여자들은 울 때도 눈물 한 방울만 또르르 흐른다는 걸 그때 알았고 난 카지노 쿠폰의 아픈 모습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같이 마음이 아파지곤 했다. 경계심은 점차 풀려갔고 난 다시금 카지노 쿠폰와 절친이 되어있었다.


얼마 후 우리의 골수녀에게 연락이 왔다.

“포비카지노 쿠폰! 요즘도 그 이쁜애랑 자주 만나요?”

“아 저번에 내가 괜히 이상한 거 물어봤었지? 그거 신경 쓰지 마~ 내가 괜히 오해한 게 있어서 너한테까지 괜한 말을 했던 것 같아”

“에휴 카지노 쿠폰 그래도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좀 멀리하는 게 낫지 않아요?”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내가 그때는 좀 맘에 걸리는 게 있어서 그랬던 거니까 너도 괜히 이쁜이 오해하고 그러지 마. 괜한 말도 하지 말고~”

“카지노 쿠폰가 괜찮다면 뭐 상관없긴 한데 전 좀 찜찜하던데. 아무튼 알았어요. 저도 좀 더 알아보던가 할게요!”

“아냐 아냐 뭘 알아봐~ 괜히 이것저것 묻고 그러지 마. 카지노 쿠폰 멀쩡해 멀쩡해. 걱정하지 마!”

걱정을 해주는 사람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그런데 들을 틈이 없었다. 카지노 쿠폰 또다시 내게 속삭이며 다가왔다.


“카지노 쿠폰! 저 이거.. 카지노 쿠폰 쓰세요 눈웃음눈웃음”

“이건 카드지갑이잖아? 그것도 푸라다꺼를 왜 내가?”

“아 이거 남편이 저번에 출장 갔다가 사 온 건데 글쎄 저한테 있는 걸 또 사 온 거 있죠. 에휴 그러면 그렇죠. 저한테 관심이 없으니까 뭘 사준지도 모르나 봐요. 저는 있는 거라 필요도 없고 바꾸기도 애매하고 그러니까 카지노 쿠폰 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 그래도 이건 너무 비싼 건데..”

“에이 어때요. 제 남편 돈 잘 벌잖아요. 자기가 사주고 뭘 사준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상관없어요! 전 카지노 쿠폰가 쓰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눈웃음눈웃음”


그래도 너무 비싼 건데. 너무 좋은 건데. 그래서 자꾸 갖고 싶어 지네? 내 카드지갑 오백 년 돼서 실밥 다 터져 나와있는데. 그래서 지금 이게 나한테 딱 필요하네? 나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으네? 난 갖고 싶은 마음을 마구 억누른 채 입술을 떨며 계속 거절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기에 이쁘니의 간곡한 부탁 아닌 부탁에 어쩔 수 없이(정말이다) 아주 어쩔 수 없이 카드지갑을 받게 되었다. 어찌나 신이나던지! 명품에 눈먼 여자 아닌데 명품이 공짜로 생기니까 눈이 흰자만 남고 막 돌아가선 뜻하지 않은 행운에 눈이 빙글빙글 돌았다. 난 이날 이후로 이쁘니에 대한 의심은 눈곱만치도 남지 않게 되었다. 카지노 쿠폰는 천사다. 내게 갑자기 나타나 푸라다 지갑을 하늘에서 뿌려주는 카지노 쿠폰는 날개 잃은 천사. ‘천사를 찾아 샤바 샵샤바 천사를 찾아 샤바 샵샤바~’ 엉덩이를 치며 즐거워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정신을 차리라고 했지만 내 정신은 이미 안드로메다 푸라다섬에 도착해 있었다.푸라다섬에서 헤엄치고 있는 내겐 섬 너머의 다른 사람들의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그냥 이 섬이 좋았고 천사와 함께 쭈욱 헤엄치고 싶을 뿐이었다.


우리 천사는 아픔이 있는 천사였다. 카지노 쿠폰는 그 이쁜 얼굴을 하고도 남편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 자주 우울해했고 슬퍼했다. 나는 착하고 요리도 잘하고 마음 씀씀이도 바다 같은 카지노 쿠폰의 아픔이 잘 해결되길 바랐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 사라졌던 목걸이와 운동복 따위는 이미 기억에서 지워진 지 오래였고 그저 카지노 쿠폰가 슬프지 않기를 바랐다.

그랬던 나에게 어느 날 카지노 쿠폰가 작은 부탁을 해왔다. 아주 작은 부탁이었다. 그때 난 눈만 돌아간 게 아니라 귀도 멀어져 있었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다. 카지노 쿠폰는 그런 나를 마음껏 주무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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