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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곤 Mar 20. 2025

새벽 5시 출근 오후 5시 카지노 쿠폰







제목이 말이 되나 싶지만 간호사는 흔하다. 신규시절에 흔한 일이다.


탈의실에서 펑펑 울며 옷을 갈아 입었다.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었고 힘든 시간들이었으나, 잘 해내지 못했으며, 혼남의 연속이었다. 확신이 없는 순간들이 쌓여 오늘 하루는 고생만 한채 의미없는 뛰어다님이 된 것 같았다.


오늘 나를 담당하신 *프셉쌤은 내가 혼자 모든 것을 해보도록 했다. 말이 해보도록 한거지 일단 무엇무엇을 해야할지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시킨 것이었다. 내가 판단해서 한 일 하나 없었다. 설령 무언가를 하려해도 생각하는 속도가 늦어 일이 밀렸다.


* 프셉, 프리셉터 : 신규를 교육카지노 쿠폰 고년차 간호사


항암제를 주고, 상황에따라 판단해 항암제의 속도를 조절하며, 수많은 약을 믹스하고 빠르게 환자에 달고, 환자의 컨디션을 의사에 노티하고 의사가 잘못낸 처방들을 걸러내어 꼼꼼히 확인하며 이를 여러 방식으로 기록에 남기는 일들은 고작 1달된 신규인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벅찬 일이었다. 더불어 환자가 가지고 있는 중심정맥관을 드레싱하고 라인을 교체하는 일 또한 무균적으로 주 예민하게 해야만 카지노 쿠폰일이라시간이 오래 걸다.


모든 일을 하고 전산에 정리해 남겨야 했으나 내 속도로는 도저히 이 모든 일을 제빠르게 해내전산을 남기는 건 불가능했다.


너는 1달밖에 되지 않았으니 괜찮지 않냐고 할 수 있다.괜찮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진 않았다.또한 내가 못한다 해서 이해 받을 수 있는 일을 아니었다. 내가 못해서 퇴근을 늦게 하는 걸 이해하는 거지, 일을 못 끝낸대로 정해진 퇴근 시간에 퇴근하라 하는 건 남들이 내 일까지 떠 맡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나는 1달'씩이나'된 간호사니까.


어쨌든 사회 생활이었다. 직장이며, 똑같은 월급을 받으니 1인분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오후 5시까지 프셉쌤은 느리게 천천히 전산을 남기는 내 옆에서 끝까지 지켜보았다, 이건 소히 말하는 '태움'이라기에는 애매했다. 그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어보였다. 끝까지 니가 맡은 일이니 못해도 니가 하고 가라는 무언의 지시였으며, 모르거나 부족해보이는 건 조곤조곤 꼼꼼히 설명했다. 그에게서 화가 나보인다거나 하지 않았다. 나는 프셉쌤한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못해서 그까지 퇴근을 못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힘든 직업이 맞았다. 노련함이 없으면, 경험이 없으면 매 순간이 한계에 부딪히는 일의 연속이었다.


우리 병동에서 항암을 받는 환자의 경우 항암라인을 만들어서 심장에 삽입된 중심정맥관에 항암제를 주입한다. 항암라인을 만들고 무균적으로 교환하는 모든 일이 간호사의 일이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해보라 했다.


'쌤이 해봐'


모든 상황은 이 4글자가 끝이었다.


만약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거 안 외웠으면. ㅈ될뻔 했다 하는 생각의 연속이었다. 긴장과 안도의 연속 끝에 지친 느낌이 들었다,


평소보다도 더 무언가를 많이 했다. 그러나 역시나 잘해내지 못했다. 이런 내가 자랑스럽지 않았으며 보람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제도 늦게 퇴근하고 늦게까지 공부했고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는 몸을 뒤척여 잠을 청했다. 나는 공부를 했음에도 오늘이 되면 공부한 내용이 약간의 변형으로 적용이 되는 순간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묻는다.



'선생님 공부 안했어요?'



할 수 있는 말은 많았다. 퇴근하고 씻고 바로 공부했다고. 피곤해도 어떻게든 오늘 덜 혼나려고 공부했다고. 어제도 긴장이 안풀려서 잠도 4시간 밖에 못잤고 지금 머리 회전이 안된다고.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였다.



'죄송합니다....공부해오겠습니다..'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 출근해서부터 퇴근할때까지 이런 순간이 계속되었다.


정규 시간까지 맞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내가 더 적응하는 수 밖에 없었다. 결국엔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였다.


한달의 시간은 너무 짧으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다른 이들에겐 하루빨리 1인분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니 더 재촉하는 것이었다. 직장에선 나에 맞춰진 속도는 없었다.


퇴근시간이 지켜지지 않는건 간호사 직업 특성이었고 여기에 불만을 가져봤자 거대한 병원 체계 자체에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안맞으면 이 직종을 그만두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 힘들었다.


힘든 순간을 느끼고, 속상해 눈물이 나면 울기로 했다. 그때그때 울고 풀며 이 감정이 부디 언젠가 쌓여 돌아오지 않길 바라는 게 지금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루하루 지나보내며 내가 부디 잘 지나보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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