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_대한민국 편 #19
42.
가장 이기적인 놈이 살아남는다. 악어의강한 턱도, 사자의 날카로운 발톱도, 코끼리의 힘도, 치타의 날렵함도, 독수리의 날개도 없는 인간이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우뚝 서게 된 이유가, 인간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 중 가장 이기적인 종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곳간에올해 먹고도 남을 양식이 가득해도, 내년 내후년 먹을 걸 채우기 위해서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였다. 내 곳간에 양식이 남아 썩어 나가도 굶는 자들에게 베풀지 않는 게 인간이라고 하였다. 그러한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 다른 생명체 위에서 군림하며 살아남는 원천이기도 하지만, 또 세상을 말아먹은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가진 자와 가진 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못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에 끝없는 빼앗기 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인류를 다섯 번은 멸망시키고도 남을 양의 핵폭탄이 동시에 터져 버렸다. 거기에 화산 폭발까지이어졌다. 지구에 대재앙이 일어났고 모든 생명체들이 죽어버렸다. 그러나 생명체의 강인한 생명력은 놀라웠다. 식물은 씨앗의 형태로, 동물은 재앙이 미치지 못한 몇 안 되는 계곡의 땅 속으로 숨었다.그 와중에대재앙을 초래했던 인간은 영악하게도 과학의 힘을 빌려 미리 은신처를 마련하였다. 하늘로 물속으로 땅속으로. 각자가 자신하는 곳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곳곳에많은 이들이 살아남았다.
긴 세월이 흘러 세상이 살만해졌을 때 그들의 후손들이모습을드러내었다. 그러나 세상은달라져있었다. 많은지역이 황폐화되어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었고, 생명체들도 대재앙중멸종되어다양성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인간의 숫자도 현저하게 줄어,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그카지노 가입 쿠폰먹고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저 평범하게살아가면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DNA에 새겨진 이기심은 그런 삶을 용납하지 않았다. 남들을 짓밟고 그카지노 가입 쿠폰 가진 것을 빼앗아 내 것으로 만들 것을 요구하였다.내 편이 아니면 모두가 적. 적을모두 죽이라고 하였다.탐욕과이기심. 기적적으로 새로시작된 인간문명에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라는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고 있었다.
대재앙이 일어날 때 물속으로 숨어든 인간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닷속 깊은 곳에 기둥을 박고 캡슐을 붙였다. 그리고 캡슐과 캡슐 사이에 연결 통로를 만들어 이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하나하나 이어진 캡슐 군락체로 수중세계를 구축한 그들은 그 속에서 자급자족 하며 오랜 세월을 버텨내었다. 세월이흐르고 오염된 세상이 조금씩 정화되었다. 그리고 생명체가 살만해졌을 때 그카지노 가입 쿠폰 밖으로 나왔다. 육지에 발을 내디딘 그들은 살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과거에 중국이라고 불렸던 땅의 남동해안에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살아가던 그들은 점차 세력을 넓혀나갔다. 하지만 북쪽은 대재앙 때 망가진 자연환경이 여전히 인간의 발길이 닿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고,그들은 해안선을 따라 동쪽과 서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 중 일부가 바다 건너 과거에대한민국이라고 불렸던 땅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비하여 월등한 전투력을갖춘 데다가, 그곳이 살기 좋다는 연락을 받은 같은 부족민카지노 가입 쿠폰속속 도착하면서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막강한 규모의 종족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해안가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던 해안족은 바다 건너온 외적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해안족 사람들은 바다를 건너온 그들을 대양족이라 불렀는데, 그들은 포악하고 잔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해안족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고, 젊은 여자들은 줄줄이 묶어서 끌고 갔다. 그리고 마을을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그카지노 가입 쿠폰 지나간 곳은 폐허로 변했고, 사람들의 시체로 넘쳐났다. 그들의거침없는 발길이 해안에서 내륙으로 이어졌다. 해안족 다음은 강변족이었다.강변족이라고해봐야 해안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제대로힘도 써보지 못하고 강변족 마을이 하나 둘 무너졌다. 그나마 강변족에게는 수로를 따라 이동할 수 있는 배가있어서 전멸을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정든 마을을 떠나자신들을 받아 주기로 한 지상족 마을로 어렵사리 합류하였다.
43.
조함장을 비롯한 희망호 승무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의논에 들어갔다. 강변족과 그들과 동행하여정세를 파악하고 온 지상족 젊은이들을 통하여 대양족이라는 외적의 규모와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카지노 가입 쿠폰 머지않은 시기에 지상족 마을까지 오리라는 것도 예측되었다. 그들과 전면전이 시작될 경우 지상족과 피난 온 강변족 전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인 것이분명하였다. 따라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그들을 맞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조함장은그카지노 가입 쿠폰 쳐들어오는 길목에 지형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기습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였다. 그렇게 결정을 내린 희망호 승무원들은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최항해사가강변족과지상족 젊은이들중 지리에 익숙하고 몸이 날랜 사람들을 이끌고적을 막을만한 요충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떠났고, 조함장은 남아있는 사람들을 모두 집합시켜 전투준비에 들어갔다. 가장 시급한 것은 충분한 무기를 갖추는일이었다. 땅굴족의 도움도 받았다. 짝귀 대왕에게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하고,그쪽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땅굴족 광산에 있는철공소에서 화살촉, 창날, 칼 등 무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지상족이나 강변족 사람들에게는 나뭇가지를 베어 활과 화살 그리고 창대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 내라고 주문하였다. 그로부터 며칠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상족 강변족 땅굴족 사람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기생산에 박차를 가하였다.
지형탐사를 나갔던 최항해사 일행이 돌아왔다. 그가매복 최적지로 꼽은 곳은 세 곳이었다. 한 곳은 배가 다닐 수 있는 수로의 끝부분으로 배에서 내려 육로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었는데,그선착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였다. 그리고 다른 두 곳은 지상족 마을로 접근하는 두 갈래의 길 각각에 있는 협곡이었는데, 그 양쪽 산 위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될 것 같았다. 희망호 승무원들과 함께 매복 예정지를 돌아본 조함장은 그세 곳에 진지를 구축하도록 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달라붙어 땅을 파고 돌을 쌓아 몸을 숨길 참호를 만들었다.그리고큼지막한 돌들과 통나무를 베어서 최대한 많이 쌓아 놓았다. 어느 정도 진지가 구축되고나서 그동안 만들어 놓은 활과 창 등 무기들을 모두 옮겨 놓았다. 아울러 먹을 식량과 옥수수기름도 통에 담아 갖다 놓았다. 지상족이나 강변족이나 모두 생사가 달린 일이라일사불란하고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렇게 차근차근 전쟁준비가 이루어졌고, 지상족 마을에는 마치 태풍전야의 고요함 같은 전운이 감돌았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또 하루가 흘렀다. 그렇게 일주일이 가고 또 일주일이 지나가던 어느 날, 대양족의 동태 파악을 위해 먼 곳으로 정찰을 보냈던 지상족 젊은이들 중 한 무리가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놈들이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고 하였다. 그 숫자가 어찌나 많은지 배가 강을 가득 메우고 있다고 하였다. 수천 명이 될지 수만 명이 될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 소식을 들은 지상족과 강변족 그리고 희망호 승무원들 모두 비장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로부터 자신들의평화로운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할 것이었다. 더물러날 곳도 없었다. 조함장은 지상족과 강변족 젊은이들을 집합시켰다. 모두들 일전을 각오하고 단단히 무장을 한 채 마을 입구 광장에 모여들었다.광장을 꽉 채운 사람카지노 가입 쿠폰 내뿜는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연단에 올라선 조함장이 단단하고 힘찬 어조로 외쳤다.
"자, 이제적들이 눈앞에 왔다. 모두들 나가서 싸우자! 우리는 승리할 것이고, 우리의 보금자리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와! 와! 나가서 싸우자! 놈들을 박살 내자."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마을에서 출발한 지상족과 강변족 젊은이들이 긴 꼬리를 물고 산능선을 넘어 계곡을 따라 나아갔다. 그들은 예전의 평화로운 생활에만 젖어있던 나약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활과 창 그리고 칼로 그럴듯하게 무장을 한 군인이었다. 그들은 그동안 조함장의 지휘 아래 무예를 연마한 용사들이었다. 특히 지상족 젊은이들은 땅굴족과 전쟁을 치르며 실전 경험도쌓았다. 게다가 자신들에게는 희망호라는 힘과 전략이 뛰어난 리더가 있지 않은가? 적이 천 명이 됐건 만 명이 됐건 두려울 것이 없었다. 모두들 사기가 충만한 가운데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진군해 나갔다.
지상족 강변족 희망호 연합군이 첫 번째 협곡 매복지에 닿았다. 그곳에는 이미 삼십여 명의 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조함장은 그곳에 백명의 인원을 더 보강한다음 두 번째 협곡 매복지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곳 역시 도합 백삼십 명의 인원으로 지키도록 한 후나머지 인원들을 모두 이끌고 강변으로 향했다.강변 선착장 언덕 위에는 이미 백여 명의 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대규모의 적을 맞이할 최초의 접전지인만큼 미리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진지 보강작업을 하는 한편 부지런히 수로를 오가며 적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그들의 말로는 이제 이틀 후면 적이 그곳에 다다를것이라고 하였다. 조함장은인원들을 분산하여 머무르게 한 후, 밥을 지어먹으며 쉬도록 하였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쉬면서 힘을 비축해 두어야 제대로 싸움을 할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조함장은 희망호 승무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적을 맞이하여 어떻게 전투를 치를 것인지 의논하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조함장은 선착장으로 내려와 강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산너머로 해가 뜨면서 가득했던 물안개가 서서히 옅어져 갔다. 잔잔한 수면 위 여기저기서 물고기가 뛰어오르며 일으키는 파장이 퍼져 나가고, 이름 모를 새들이 물 위를스치듯이 날아가고 있었다. 한적하고도 아름다운풍경이었다. 그러나 이제 하루만 더 지나면 대양족 대군이 몰려올 것이었다. 그때도 이런 풍경이 지속될 수 있을까? 놈들을 아직 한 번도 대면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동안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무지막지한 자들이라고 하였다. 그런 놈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지상족 마을을 지켜낼 수 있을까? 조함장은 마음이 복잡하였지만 그에게 다른 길은 없었다. 싸워서 지켜내는 길 외에는.
"놈들에게 이 아름다운 산하를 빼앗길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조함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발길을 돌렸다. 언덕을 오르는 그의 뒤로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이 잔잔하게 흐르고있었다.
(20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