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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phine Mar 12.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자들의 방(5)

2. 청년의 눈물


검은색 다이어리



민식은 이 일을 하기 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예체능을 하는 아들과 딸을 마음껏 지원해주고 싶어 회사를 관두고 사업을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조금씩 사업이 자리를 잡을 때쯤 친한 지인에게 사기를 당했다. 결국 그는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한 순간 눈앞에 있던 모든 현실이 그에게서 처참히 무너졌다. 절망에 휩싸인 그는 하루하루를 허망하게 술로 버티며 삶을 견뎌냈다. 어느 날 그는지인에게서 고독사와 죽음 현장을 정리해주는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민식은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일을해야겠다고 결심카지노 가입 쿠폰. 그는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우진과 현우에게 도움을 요청카지노 가입 쿠폰. 그의 간곡한 부탁을 차마 거절하기 힘들었던 그들은 결국 민식과 함께 회사를 차리게 된다. 그러나 가족부터 지인, 친척까지... 굳이 그 험한 일을 왜 하려 하냐며 한사코 그를 말렸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진 않았다. 남들이 기피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삶의 벼랑 끝까지 가본 그로서는 왠지 그들을 돕고 싶었다. 민식은 다짐했다. 삶의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뇌와 고통의 시간을 겪으며,그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마지막을 예의와 존경을 담아 진심으로 돕겠다고...


민식은 그들도 한때 우리와 같은 생의 시간에서 혼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던 이웃이라 생각했다.

이제 그는 몇 년간 이 일을 하면서, 나름 자부심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그는 사무실에서 청소 도구를 소독하고 있었다. 그때 사무실에서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한 중년 아주머니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애써 울음을 참으며, 아들이 떠난 자리를 청소해 달라고 했다.


민식과 우진, 현우는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의뢰인의 아들인 김철호 군이 살던 곳은 노량진의 한 주택 지하에있는단칸방이었다. 지하 계단으로 들어선 순간 쾌쾌한 냄새와 악취가 나기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방안은 단출했다. 책상과 의자, 작은 냉장고, 싱크대, 옷 몇 개가 걸려 있는 행거가 전부였다.

민식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것은 책상이 있는 벽에 붙어진메모였다.

'할 수 있다. 조금만 더 힘내자! 나 자신을 위해... 어머니를 위해'

무언가의 굳은 결연이 담긴듯한 글씨였다. 한눈에 책상에 있는 여러 책들을 보고선 한 때 공부를 했던 수험생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은 의외로 깨끗했다. 혈흔도 없는 듯했다. 순간 민식은 눈을 돌려 문 손잡이를 보았다. 굵은 밧줄이 보였다. 이내 그는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차마 그곳을 계속 응시할 수 없었다.


그는 얼른 밧줄을 비닐봉지에 담았다. 이후 현관에있던신발, 바닥에 있던 이불, 행거에 있던 옷 몇 가지를 정리한 후 유품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책상에는 여러 권의 공무원 책들과시험날짜,장소, 결과 발표일이 있는 프린트물이 있었다. 발표일은 일주일 전이었다. 사망일이 며칠 전이라 했으니, 아마 시험 발표가 있은 후 그는 세상을 등진 듯했다.


그의 눈에 검은색다이어리가 보였다. 펼쳐보니 날짜별로 그날 공부한 내용들이 곡히 적혀있었다. 중간쯤엔 버킷리스트가 보였다. 그 버킷리스트를 보자 민식은 자신도 모르게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 대체 이게 뭐라고... 이런 것도 못해보고..."


그렇게 그는 혼자 중얼거리며, 씁쓸할 마음으로 다이어리를 보다가 맨 마지막 장에 유서로 보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민식은 유서를 유족에게 직접 전달드려야 할 것 같아 다이어리를 한 곳에 따로 두고선, 그 외 보관이 필요한 유품들은 박스에 하나둘씩 넣기 시작했다. 책상에 있는 물건들의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쯤... 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얼굴이검게 그을리신...몸빼바지와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으신 한 중년 아주머니분이 들어오셨다.

그 아주머니는 현관 앞에서 맥없이덜컥 주저앉아 통곡하기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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