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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타 Jan 28. 2025

송충이는 카지노 가입 쿠폰을?

책 <이선 프롬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되는 날이면, 나는 서재의 책장을 무심코 쳐다본다. 그러다 보면 매직아이처럼(? 옛날 사람….) 어느 순간 책 하나가 툭 하고 시선에 걸린다. 책 외형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예비 독서 목록에조차 없었던 이디스 워튼의 <이선 프롬이 그러카지노 가입 쿠폰. 표지 속 고독이 뚝뚝 묻어나는 한 남자의 옆모습에 사연을 읽지 않고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더라.


책의 주요 내용은 오늘처럼 눈이 펑펑 오는 겨울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 그러나 흔한 삼각관계를 생각하면 곤란하고(사강의 그것과), 그보다 주인공의 내면과 정서를 주목해서 보는 것이 좋다.

주위의 시선과 처한 환경에 맞서서 카지노 가입 쿠폰이 진정 원하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순응하며 살 것인가? 인간으로서의 책임감이란, 도덕과 규율이란 무엇일까? 하는 내용까지 두루두루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또한, ‘자신의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 라는 식의 내용도 느껴졌는데, 이 대목에서 ‘송충이는 카지노 가입 쿠폰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제일 싫다던 내 친구가 갑자기 떠올랐다. 그녀는 스무 살 크리스마스 이브날, 애인 없는 모쏠 여자 셋이서 뭣 모르고 청담동 레스토랑에 무작정 들어가, 소위 칼질 한 번 하려 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녀는 ‘자신들의 행색이 초라하니 무시한 거다. 진짜 문 앞에서 1초 입구 컷을 당했다’라며 ‘열 받아서 진짜 잘 살아야겠다’를 침 튀기며 이야기했었다. 지금이야 예약도 안 하고, 다들 정장 입었는데 통바지에 책가방을 메고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문 앞에서 메뉴판 가격을 보여주며 ’늬들이 여기에 들어올 수 있겠늬?‘란 뉘앙스가 진짜 열받는 포인트라고 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왜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 하냐‘며 그리고 ’누가 송충이냐‘며 이후 보란 듯이 화려한 연애 생활을 즐기다 얌전한 남자와 결혼했다.



책 속 주인공 이선 프롬은 그와 달리 ‘카지노 가입 쿠폰’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선택이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나름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무거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삶에서의 선택은 누구나 자신의 몫이며, 그 결과 또한 온전히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최선의 선택을 한 사람에게는 뭐든 믿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스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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