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인생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가 있다
언젠가, 영어도서관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내가 시작하면 엄마,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던 장면도 아직 선명하다.
막연하게만 그리던 그 꿈이, 10년이 흐른 지금 현실이 되어 나는 ‘영어 원서 공부방’의 원장이 되었다.
늘 부모님과 남편의 그늘에 머물러 있던 내가, 이렇게 용기를 내어 내 이름을 내건 공간을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결심이 내 삶에서 얼마나 대단한 변화였는지 새삼 느낀다.
결혼 후 임신이 쉽게 되지 않아 방과 후 교사 일을 그만두고, 혼자 있는시간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지노 게임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끌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 커리어도 이어갈 수 있는 길.
그건 나에게 ‘딱 하나 남은 가능성’처럼 느껴졌다.
그때부터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특히 《카지노 게임의 여왕》이라는 책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영어원서로 시작한 공부방의 성공스토리를 보고 내가 딱 하고 싶었던 거라 언젠가 꼭 키즈엔리딩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평범한 엄마가 자신만의 교육방식으로 길을 만들어낸 그 이야기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첫 아이가 생기고, 둘째도 이어서 태어나면서 그 꿈은 잠시 마음속 깊은 곳으로 접어두었다.
육아에 전념하면서 블로그도 하고, 온라인스터디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언젠가는 카지노 게임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남아 있었다.
남편에게 그 꿈을 이야기하면 “왜 꼭 카지노 게임이어야 하냐”라고 되묻곤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길이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내 방식의 삶’이었고 그게 아니고는 다른 게 생각나지 않았다.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 공부방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큰 용기를 내어 키즈엔리딩 설명회에 참석했다. 사실 그때는 당장 시작할 용기는 없었다.
둘째가 아직 너무 어렸고, 집 구조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꿈은 또다시 접혔다.
그리고 2년 후,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마치 준비된 듯 일이 하나하나 맞물려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집이 팔렸고, 믿기 힘들 만큼 빠르게 공부방 준비가 시작되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자세히 풀어보려 한다.
지금도 여전히 두렵고, 막막한 마음이 없지 않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누구에게나 인생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때’가 있다는 것을.
결혼도, 출산도 남들보다 늦었고 경력도 중간에 비워졌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육아에 집중했던 시간도, 나를 위한 준비였음을 이제는 안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베테랑 원장님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돌아가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나에게는 ‘지금’이 가장 적기라는 걸 안다.
카지노 게임 동안 품어온 꿈이 현실이 된 지금,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그때가 있다."
그리고 지금, 내 인생은 그때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