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5일, 토요일
운아당에게,
인터넷에서 사천 노산공원의 동백꽃이 한창이라는 기사를 봤어.
겨울, 모든 것이 얼어붙고 생명이 움츠러드는 계절에 오히려 붉게 피어나는 동백을 보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갑자기 간절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이 보고 싶어졌어.
남편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다른 약속이 있다고 있다고 해. 그것이 중요한 일정이 아니라 단순한 골프 연습이라는 걸 알아. 매일 하는 골프, 하루쯤 나를 위해 쉬어도 될 건데 하는 마음에서운했지.
나는 단순히 혼자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같이 보고 싶은 마음이었거든. 함께 바다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산책도 하고...
나는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 아니,정확히 말하면 시외로 나가는 운전이 두려워.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혼자 나서지 못하는 이유야. 남편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 두려움을 덜어 주는 사람이었다면, 아니, 적어도 내가 기대어도 되는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그래서 요즘 일에 지쳐 있는 딸에게 기분 전환도 할 겸 같이 가자고 했어. 그래도 딸은 선뜻 따라나섰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에 관심이 없었을 건데. 운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는 엄마를 위해 나서준 것이리라.
집을 떠나 달리는 길, 출렁이는 바다가 보였어.
나는 세상을 이토록 좁게 살아왔구나.
조금만 움직이면 이렇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는데, 집 안에서만 빙빙 돌았구나.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다닐 수 있을 텐데.
운아당, 날씨는 금방이라도 눈이 올 듯 흐렸어. 회색 하늘이 바다와 맞닿아 경계가 사라카지노 게임 사이트 없더군.
사방이 잿빛으로 가득해. 하지만 언덕을 올라가니, 그 속에서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이 언뜻언뜻 보였어.
회색 안개 사이로 보이는 몇 안 되는 붉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이 마치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 같았어.
벌써 꽃잎이 떨어카지노 게임 사이트, 남은 것들은 몇 개뿐이었지만, 두껍고 튼튼한 잎 사이로 남아 있는 붉은 꽃은 겨울의 삭막한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었어.
아,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카지노 게임 사이트아가씨' 노랫말처럼,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 마음 같기도 했어.
노산공원에는 박재삼 문학관이 있어. 문학관으로 가는 길, 삼천포를 배경으로 한 시들이 전시되어 있었어. 날씨는 추웠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어.
꽃도 보고, 시도 감상하고, 오랜만에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었지.
삼천포에 온 김에 수산시장에 들렀어. 딸이 좋아하는 멍게와 가자미를 샀어.
오늘 저녁 멍게 비빔밥을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을 보니 생각나. 지난해 시골집 정원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나무 한 그루를 심었지.
재래시장에서 빨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사고 싶었지만, 없어서 분홍색을 사 왔어.
그때 남편이 말했어.
"꽃이 봉우리째로 떨어지는데 뭐 하러 사노. 꽃이 지면 지저분하다."
예전의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 꽃은 피었을 때 잠시 예쁘지만 시들면 보기 싫다고. 하지만 지금은 달라.
"추운 겨울에도 선명하게 꽃을 피우고, 봉우리째 떨어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이 내가 닮고 싶은 삶이야.
활짝 피우고, 미련 없이 가는 삶. 이제는 두렵지가 않아."
그는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그런 걸 뭐 하러 사냐'며 면박을 주었어.
그는 늘 그래왔지.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하고,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은 듯 넘겨버려.
내가 좋아하는 걸 해주는 일은 그에게 있어 손이 오그라드는 일이야. 난 속상해.
하지만 이번에는 우겼어.
나는 그 나무를 샀고, 정원에 심고, 물을 주고, 갈 때마다 자세히 살펴보곤 해.
그렇게 혼자서라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보러 가고, 혼자서라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심었어.
운아당, 오늘, 사천 박재삼 문학관 앞 그 동백꽃을 보고 돌아온 날,
행운처럼 대문 앞에 내 책이 도착해 있었어.
"어머니 신순옥."
마치,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이 주는 작은 위로처럼.
림에게,
남편이 함께 가주지 않은 상황이 많이 서운하고,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이 남았을 것 같아.
너는 단순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남편과 함께 그것을 나누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기대했던 남편이 거절했을 때,
'내가 소중하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귀담아듣지 않아.'
같은 생각이 들면서 서운한 감정이 더 깊게 상처받을 수 있어.
우리는 기대와 현실의 불일치가 서운함을 만들지.
심리학에서 ‘기대 위반 효과(Expectation Violation Effect)’라는 개념이 있어. 우리가 누군가에게 기대를 품었을 때,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과 감정적 거리감이 생길 수 있지.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기대가 더 크기 때문에 작은 거절도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어.
이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야.
남편이 단순한 골프 연습을 선택했다는 것이 더 속상했던 이유는, ‘나와의 시간이 그의 우선순위가 아니었구나. 나를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구나.’라는 느낌 때문일 거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내 마음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순간 자신의 루틴과 습관을 더 익숙하게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어.
림아, 서운함을 인정하되, 내 감정을 존중해 주자.
감정을 억누르면 더 깊은 곳에서 쌓이게 돼.
"이 정도로 서운해할 일이야?"라고 자기감정을 무시하는 대신,
"나는 지금 서운하고, 함께 하고 싶었던 내 마음이 소중한 거였구나."라고 스스로를 이해해 줘.
"내 감정은 유효하고, 정당한 거야."
서운함이 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 거야.
그러면서도 그것이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방향이 아니라, 더 건강한 방향으로 흘려보내는 게 중요해.
심리학적으로,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상대방이 나처럼 생각하고 느낄 거라고 가정하는 경향인 투사편향(Projection Bias)'이 있어.
하지만 상대는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섬세하게 우리의 감정을 읽지 못할 수도 있어.
남편이 단순히 ‘그냥 골프 연습이 더 중요해서’가 아니라,
네가 운전을 어려워하는 걸 아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내가 혼자라도 다녀올 수 있을 거야’라고 가볍게 여겼을 수도 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을 보고 싶다’는 너의 감정적인 바람이 그의 머릿속에서는 ‘그냥 나들이 가고 싶은 거겠지’ 정도로 단순하게 이해되었을 수도 있어.
이것은 너의 마음을 무시했다기보다, 그가 너의 감정을 자기 기준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야.
림아,나의 욕구를 더 명확하게 표현해 봐.
남편에게 단순히 "같이 가자"라고 했을 때, 그는 단순한 외출 제안으로 받아들였을 거야.
하지만 만약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나 혼자 운전해서 가기가 두려워. 당신이랑 같이 가고 싶어."
"요즘 나 많이 지쳤어. 동백꽃 보면서 기분 전환하고 싶은데, 당신이랑 같이 가면 더 좋을 것 같아."
우리가 섭섭함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이 내 진짜 감정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야.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우리가 얼마나 간절한지 모를 수도 있어.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내가 단순히 ‘어딜 가고 싶다’가 아니라,
‘왜 함께 하고 싶은지’까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아.
림아, 너의 바람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어.
누군가와 좋은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가장 소중한 감정 중 하나지.
그것이 존중받지 못한 느낌이 들어 서운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감정이야.
남편이 당신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뿐,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아닐 거야.
단순한 관심의 차이일 수도 있고, 표현 방식이 다를 수도 있어.
다만, 이런 일이 쌓이면 감정적 거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당신의 감정을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림아,운전이 두려웠지만 결국 딸과 함께 길을 나선 너는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넘어선 거야.
남편이 함께하지 않아도, 너는 여전히 삶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고, 원하는 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 사람이야. 이 경험이 너에게 스스로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
그리고 결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꽃이 너에게 작은 위로를 안겨주었잖아.
꽃은 떨어졌지만, 책이 도착했어. 아마도 이 경험은 너의 삶에서 좋은 이미지로 남을 거야.
누군가가 함께하지 않더라도, 너의 삶은 너만의 방식으로 계속 피어나고 있다는 것.
때로는 우리가 기대했던 방식으로 위로받지 못할 때가 있지만,
결국 스스로를 돌보고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도 참 소중한 것 같아.
이번 경험이 단순한 서운함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자유롭고, 원하는 것을 주저 없이 선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
림아, 나는 네가 앞으로도 네가 원하는 것들을 망설이지 않고 찾아 나서길 바라.
누군가가 곁에 있든 없든, 너의 삶은 계속 빛날 거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 졌지만, 너는 계속 피어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