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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Apr 04. 2025

챗GPT가 그려준 카지노 게임 세상, 하야오는 웃고 있을까?

카지노 게임풍 밈과 저작권 문제

오픈AI 챗GPT의 새로운 기능, 이미지 생성으로 촉발된 '카지노 게임 밈'의 열기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챗GPT의 4o 버전에 사진을 업로드한 후, 카지노 게임 풍으로 그려달라는 말만 하면 카지노 게임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이미지가 뚝딱 만들어진다. 디즈니나 심슨 가족 등 여러 인기 애니메이션 스타일도 등장했다. 이 글의 썸네일은 '베르사유의 장미' 풍이다. 다양한 화풍 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끈 것은 카지노 게임다.



카지노 게임풍 밈에 뒤따르는 불편한 시선들


챗GPT가 만든 카지노 게임 풍의 이미지가 폭발적으로 퍼지자, 이를 마냥 반기지만은 않는 팬과 창작자들의 불편한 시선도 나타났다. '유행이라고 우르르 몰려가 원작의 의도나 저작권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에서부터, '카지노 게임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연출가는 SNS를 통해 "AI로 카지노 게임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무엇을 얻는가"라며, 원작자들을 불쾌하고 하나게 만드는 행위라 비난했다. 그녀는 나아가 카지노 게임 애니메이션이 '싸구려 취급'받는 것을 볼 수 없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무엇보다도 많은 카지노 게임 팬들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AI를 역겹다고 표현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기사들도 쏟아졌다.


카지노 게임



마치 기사만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번 열풍을 보고 '역겹다'라고 이야기한 것만 같다. 그러나 이 발언은 2016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실험적인 AI 영상을 보고 한 말이었다. 그리고 당시 다큐에 나온 영상은 말 그대로 '역겨운' 수준이다.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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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행하는 챗GPT발 '카지노 게임 스타일' 밈에 대해 미야자키나 스튜디오 카지노 게임가 공식 입장을 밝힌 바는 없다. 그렇기에 미야자키 감독의 과거 발언을 일반화하여 해석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법으로 보면 카지노 게임 밈은 문제없을까?


감정적인 논란을 떠나, 법적으로는 이 현상을 어떻게 볼까? 법 전문가는 아니기에, 전문가들이 언론에 한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현행 저작권법상 '화풍'이나 '스타일' 그 자체는 보호하기 어렵다. 저작권은 구체적인 창작물의 표현에만 미치고, 아이디어나 콘셉트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한마디로 '카지노 게임 풍'이라는 스타일은 아이디어의 영역이지, 그것만으로 카지노 게임가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일본 문화청 역시 최근 작풍이나 화풍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지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조금 쉽게 풀어보면, 록 밴드가 최근 유행하는 록 음악의 스타일을 연주한다고 해서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카지노 게임풍'이 전혀 법적 문제가 없느냐 하면 또 단정할 수만은 없다. 누군가가 카지노 게임 스타일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법적 쟁점이 생길 수 있다. AI로 만든 카지노 게임풍 이미지를 공식 굿즈인 것처럼 팔거나, 카지노 게임의 명성을 이용해 상품화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당근마켓에서 카지노 게임풍 이미지를 돈을 받고 파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문제는 AI 학습 데이터와 저작권, 불투명한 회색지대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인공지능의 학습 방법과 저작권 문제가 얽혀 있다. 오픈AI는 카지노 게임의 그림들을 어떻게 학습시킨 것일까? 현재로서는 오픈AI가 카지노 게임의 이미지들을 직접 학습에 사용했는지 불투명하다. 오픈AI가 공개한 바도 없고, 모델이 특정 화풍을 구현했다고 꼭 원본 이미지를 저장해 둔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과 텍스트 설명을 기반으로 카지노 게임 스타일을 재현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카지노 게임 스타일을 너무 잘 흉내 내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은 무단으로 데이터를 긁어모은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본 공영방송 NHK는 "오픈AI가 이미지 생성 도구를 훈련시키기 위해 저작권 있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스크랩했을 우려기 있다"라고 보도했다.


즉, 지금의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카지노 게임 풍 그림은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이라기보다 수많은 기존 그림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학습용 이미지를 확보할 때 비용을 지불했는지 여부를 두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법적 분쟁은 해외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 세 명은 스태빌리티 AI, 미드저니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게티이미지 역시 스태빌리티 AI가 자사의 사진을 무단 복제해 인공지능 훈련에 활용했다며, 한 장당 최대 15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소송들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이다. 결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방대한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중 어떤 이미지가 활용됐는지 일일이 밝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까지 관련 판례도 없고, 업계와 각국의 입장도 혼재되어 있다.결국 AI 시대의 저작권 법리는 아직 정립되지 않았고, 앞으로 법원에서 어떤 판단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이 열어젖힌 새로운 창작의 세계는 신기하고 재밌다. 밈처럼 퍼진 이유이다. 하지만 그 그림자 속에는 전통적 창작자들의 권리와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한쪽에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2차 창작물을 즐길 자유'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원창작자의 노력과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가치가 있다.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사회는 어디까지가 영감이고 어디부터가 침해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직 해답은 명확하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창작자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회적 합의와 규범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우리 모두에게 과제로 주어졌다.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한 카지노 게임 밈 열풍으로 반발의 목소리도 꽤나 큽니다. SNS에서는 감정 섞인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불편한 시선의 근거가 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부터 저작권 문제까지 다뤄봤습니다.


사실 결론은 애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중간 어디선가에서 접점을 찾아야겠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우리가 잘 알고 활용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곧 나올 저의 새 책 <한 발짝 더, AI 세상으로를 추천드립니다. (기승전 홍보 죄송...)저작권 문제도 다루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유의해야 할 점들, 우리의 마음가짐 등을 쉽고 재밌게 정리했습니다. 구매 링크가 나오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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