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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이 Mar 25.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고 싶을 때는 옷 적금을 넣습니다.

2만 원의 행복

처음으로 어린이집, 유치원을 보낼 때 엄마들이 많이 하는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옷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옷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심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보이는 것에 신경 쓰이는 사람들은 옷을 많이 걱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나도 아이 유치원에 다닐 때, 동네 엄마가 물질적으로 여유로운 편이었는데 그 엄마의 아이를 유치원 원장이 옷으로 칭찬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부모참여수업을 하는 날이었는데 그 원장이 엄마의 옷을 보면서 그 아이가 옷을 잘 입는 이유가 엄마였다며 칭찬하는 대화를 들었는데 뉴스나 인터넷으로만 보던 장면을 실제로 보니 꽤나 충격적이었다. 좋아하는 브랜드가 겹친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였고 지금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처음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를 들어갈 때 우리는 옷과 신발, 가방, 머리모양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하다못해 기관에 보내야 하는 물품도 좋은 것을 보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내 아이는 이런 물건을 쓰는 사람이니 함부로 대하지 말아 달라는 무언의 의사표현도 섞여 있다. 나도 그런 경향이 있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주변에서 주는 옷을 많이 물려 입혔는데 그중 좋은 옷들을 자주 입혀 보냈다. 주말에는 오히려 편안하게 막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입히면서 기관에 아이를 보낼 때는 최대한 비싸 보이고 조금은 불편한 옷들을 입혀 보냈다. 그런 옷들이 실제로 질이 좋아서 오래 입기도 했지만 사실은 좀 보여주기식이었던 것 같다. 그런 옷이 나를 함부로 할 수 없는 무기가 되었었다.


내가 나한테 자신이 없고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질구레하게 많이 구입했었다. 내가 비참하고 초라해 보일 때 오히려 해외직구까지 동원하여 아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구매했다.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기에는 돈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나의 옷은 비싸기도 하고 사고 싶은 옷은 입고 나갈 곳이 없었다. 내가 바닥에 있을 때, 나는 자꾸만 위를 바라보았다. 마음은 메마르고 몸은 두꺼워졌다. 내 마음과 몸을 돌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위만 바라보았다. 위는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계절마다 새로운 옷과 가방, 신발들이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고 있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는 대체품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 대체품들은 계절 한 번을 못 이기고 나가떨어졌으며 대체품은 진짜 앞에서 부끄러워졌다.


나의 것들을 사지 못하니 나는 아이한테로 눈을 돌렸다. 아이의 옷들은 어른 것보다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았다. 어디에 입고 나갈지, 어떨 때 입을지는 고려하지 않고 그냥 내 눈에 이쁜 것을 사들였다. 어떤 옷들은 아이가 싫어했고, 어떤 옷들은 너무 불편했다. 어떤 옷은 이쁘지도 않은데 좋은 브랜드로 할인을 엄청 한다는 이유로 이득 보는 일이라고 좋아하며 구매하는 어리석은 일도 벌였다. 그런 옷들은 손이 가지 않아 자꾸 뒤로만 밀려났다. 입지도 못하고 계절이 흐른 옷들은 그다음 해의 내 아이의 몸에 맞지 않았다. 그런 옷들을 다른 이들에게 물려주기라고 하면 다행이었다. 대부분의 그렇지 못 한 옷들은 헌 옷 수거 아저씨에게 내맡겨졌다.


그러다 자의 반 타의 반 나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나의 마음을 정리하게 되는 계기를 시작으로 나는 단순한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아이가 어떻게 보일까라는 마음, 솔직히는 그 아이를 통해 내가 어떻게 보일까라는 걱정되는 마음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구매한 적이 많았다. 가지고 있는 돈은 한정적이고 옷은 많이 구입하고 싶기 때문에 저렴한 옷들을 대체품으로 샀으나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한 삶을 추구하게 되면서 보풀 있는 옷들, 어울리지 않는 옷들을 버리고 옷장을 가볍게 만들어갔다. 소재가 좋지 못한 옷들, 아이의 취향이 아닌 옷들을 정리했다. 비싸고 좋은 옷의 브랜드를 남들이 보겠지 하는 마음보다 깔끔하고 정돈된 옷 상태를 만들기 위해 마음을 썼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디자인을 알게 되었고 몇 안 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잘 관리하여 입는 법, 옷에 배인 얼룩이나 색을 제거하는 법에 관심을 가졌다.


옷도 마음도 같았다. 나에게 어울리는 디자인과 색상을 알아나가는 과정, 여러 번 세탁하더라도 변형이 없는 그런 원단으로 만든 단순하고 단단한 그런 옷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마음도 그러하다. 나의 마음 상태를 온전히 알고 거센 인생의 변화들 앞에 단순하고 단단하게 대하는 과정이 나의 인생에도 필요하다. 옷이나 가방을 좋아하는 나는 가끔 스마트폰으로 옷을 구경한다. 어떤 디자인이 있나 구경하다가 충동적으로 사고 싶은 마음이 일렁일 때는 나는 옷장을 본다. 옷장 속 옷들과 어울리지 않거나 비슷한 류의 옷이 있음을 이내 발견한다. 그러고 나서는 여유로운 자금으로 옷을 구매하기 위해 옷적금을 넣는다. 적은 금액을 입금하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지금 나의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옷을 사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재질로 이루어진 옷을 사고 사줄 것이다. 나에게, 나의 가족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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