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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헌삼 May 01. 2025

카지노 게임 횡단여행(30)


30. 머나먼 카지노 게임


「나는 내 목숨이 붙어있는 한 폭포와 새와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나는 돌들의 의미를 탐색할 것이며, 홍수나 비바람 눈사태가 무슨 메시지를 주는지를 알려고 할 것이다. 나는 빙하와 거친 뜰과 친숙할 것이며, 될 수 있으면 이 세상의 핵심 속으로 가까이 가려고 한다.」(*)

- 존 무어(1838-1914)

자연을 아끼고 사랑한 스코틀랜드 사람, 요세미티를 보자 반해 여기에 오래 살기로 하고 방앗간노동자 양치기 호텔프런트직원을 전전한 존 무어(John Muir)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하여 자연은 원형으로 보존되는 것 같다. 카지노 게임은 자연을 보호하고 야생을 야생의 상태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특별하구나 하고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엄격한 규제(park regulations)를 하되 방문객들이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었다.

요세미티의 심장이라 할 요세미티 골짜기(Yosemite Valley)를 찾아가는 길은 험하고도 멀었다. 전날 세쿼이어를 일찍이 내려온 우리는 푸레스노(Fresno)를 지나 가급적 요세미티에 좀 더 접근하여 잠자리를 찾으려다 실패하였다. 푸레스노를 떠나 25마일 이상 달렸는데도 인적 드문 벌판이었고 들판은 산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날도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는데 제대로 된 숙소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고, 막연하게 어두컴컴해지는 숲 속으로 깊숙이 진입하고 있으니 겁이 덜컥 난다. 결국은 푸레스노로 되돌아가서 하룻밤을 묵었던 카지노 게임. 그리고 어제의 그 길을 다시 오는 카지노 게임. 그래서 더욱 지루하고 멀게 느껴졌을 가능성도 크다.

가도 가도 벌판이요, 벌판을 지났는가 하면 초목이 어우러진 구릉지대다. 그다음에는 산간으로서 울창한 숲이 계속되었으나 그것만 지나면 오크허스트(Oakhurst)라는 숙소들이 푸레스노만큼이나 널린 타운이 많다는 것을 몰랐던 카지노 게임. 사전 검토가 부실했던 탓이다. 여기까지 와서 숙박했더라면 시간과 거리를 얼마나 비축할 수 있었을까? 하루만큼 손해 본 기분이다.

오크허스트카지노 게임도 20마일 이상 가니 비로소 입장료 20달러를 받는 남쪽 입구 마리포사 그루브(Mariposa Grove)가 나온다. 여기는 랭킹에 드는 세쿼이어나무들이 있는 곳이지만, 세쿼이어의 진수는 어제 실컷 봤으므로 그대로 지나친다.

아내가 드디어 “여기는 볼 카지노 게임 별로 없네.” 하고 참고 있던 말 한마디 한다. 꽤 많은 시간이 흘러도 어제 신물 나도록 본 숲의 연장이니 그럴 만도 하다. 똑같이 장대한 숲, 똑같은 구불거림이 계속된다. 새로운 세상이 안전에 전개된 것은, 2시간여를 숨 막히게 달려, 와오나 터널(Wawona Tunnel)을 빠져나온 직후였다. 거기는 터널 뷰(Tunnel View)라는 차를 세울만한 주차공간도, 내 차를 얌전하게 들이밀어둘 만한 여분도 있었으며 많은 관광객이 모여 밝은 표정으로 술렁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전면에 보이는 빼어난 경관 때문이었다.

왼편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장대한 폭포, 오른편에는 돔을 반으로 자른 것 같은 모양을 한 웅장한 하프 돔(Half Dome), 중앙에 온전한 북쪽 돔(North Dome)이 포진하고 그 뒤로는 4천 미터에 육박하는, 아직도 흰 눈이 희끗희끗 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연봉들이 병풍같이 둘러있다. 요세미티의 대표 격인 이 경관을 차마 뒤로하지 못하고, 머물러 한없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모습은 높은 산봉우리들, 깎아질렀으나 부드러운 모양을 한 암벽, 우거진 숲과 두런두런 끊임없이 흐르는 냇물, 위로는 푸른 하늘에 한가롭게 떠 있는 흰 구름 등이 종합적으로 조화를 이뤄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이다. 그러나 여기서 백미가 되는 것은 폭포일 것이다. 길이로만 따진다면 2,425피트(727.5미터)로서 세계 5위권이지만 미국 내에 있는 것으로서는 요세미티 폭포가 가장 길게 떨어지는 것이다. 3,212피트로서 가장 크다는 베네수엘라의 에인젤 폭포를 비롯하여 2, 3, 4위의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본 일이 없으니 당연히 모르지만, 주변 경관과 합작으로 빚어내는 미관은 반드시 크기와 비례하는 것은 아닐 터이다.

우리는 머시드강(Merced River)을 가운데 놓고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요세미티 골짜기를 계속하여 따라가기로 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보고 또 보고 인상에 확실하게 남기기 위하여 폭포가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곳에 자리 잡고 요기를 한다. 식후경(食後景)이 아니라 식중경(食中景)이요 또한 경중식(景中食)이다. 언 듯 강한 바람이 지나가는지 폭포가 공중에서 세세한 모습으로 휘날리며 오색 무지개가 피어나는 듯하다. 짜릿한 기운이 몸속에 전류 흐르듯 하며 한순간 숨이 멎는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어렵게 찾아왔으니 글레시어 포인트(Glacier Point)에서의 전망이라든가 요세미티 폭포 위쪽 티오가 길(Tioga Road)을 드라이브해 보던지, 아니면 헤치 헤치이(Hetch Hetchy)를 찾던지 좀 더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하고 서둘러 떠나오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 유감스럽다.

사우스사이드 드라이브(Southside Drive)를 따라 골짜기 끝까지 갔다가 반대편 노스사이드 드라이브(Northside Drive)로 빠져나오는 사이에도 서서 돌아볼 것들이 있었지만, 어이쿠 늦었구나 싶은 우리는 내쳐 달리는 수밖에 없다. 굽이굽이 돌아 빨리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다 써도 마치 더 좀 놀다 가라고 발목을 꼭 잡고 놓지 않는 것처럼 산간 제자리에서 헤매듯 카지노 게임 있었다. 찾아 들어가는데도 만만찮게 오래 걸렸지만 나올 때는 더 멀고 지루한 길이었다.

넓고 넓은 체리나 오렌지 과수원 등 보이는 것이야 구태여 외면할 이유가 없지만 찾아다니며 보는 것은, 이제 막장이어서인지 마음이 바빠져서인지 자꾸 길이 헷갈린다. 평지로 내려와 처음 만난 도시 머세드(Merced)에서 계속 타고 갈 140번 도로가 갑자기 없어져 주춤했고 거스틴(Gustine)과 산타 넬라(Santa Nella)에서도 바꿔 탈 길을 어렵사리 찾아냈다. 결정적 위기를 맞은 것은 처남 집 부근에 다 와서 후리웨이에서 잘못 내려 사막 한복판에 떨어진 것 같았을 때였다. 그 동네에 사는 이태리계 카지노 게임인이 상세한 지도를 갖고 나와 친절하게 가르쳐주어 무사할 수 있었으며 그 지도도 서슴없이 기증받아 며칠 지내는 동안 얼마나 요긴하게 잘 썼는지 모른다.

이와 같이 카지노 게임는 아득하게 먼 피안의 세계를 어렵게 찾아갔다가 가까스로 돌아온 꿈같은 곳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As long as I live, I will ever after hear waterfalls and birds and winds sing. I'll interpret the rocks, learn the language of flood, storm and the avalanche. I'll acquaint myself with the glaciers and wild gardens, and get as near the heart of the world as I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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